728x90
반응형

 



부산지방에서 중앙정부의 모 기관장(A씨)을 역임한 인사를 휴일에 만났다. 이런 저런 이야기 끝에 그가 현직에 있으면서 독거노인을 도와준 비화를 털어놓았다.

수도권소재 기관장으로 근무하면서 한 보육원을 지원한 게 인연이 되어 부산지방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자 불우이웃을 돕는 일을 본격적으로 찾게 되었다.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이 소년소녀가장 돕기였다고 한다. 그래서 관할구청장을 찾아가 지원할 수 있는 소년소녀가장의 명단을 달라고 했다. 구청장은 소년소녀가장은 대부분 지원자가 정해져 있으므로 꼭 도와주고 싶으면 독거노인을 지원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가족 없이 홀로 사는 노인이 독거노인이다. 이들은 경제적 궁핍, 우울증과 불면증 같은 각종 질병, 긴급간호 문제, 정신적 고립감 등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A씨는 사무실 간부들을 모아놓고 재원마련 방안을 협의한 결과 희망자에 한해 매월 5천원(1구좌)을 월급에서 공제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이 취지에 공감한 직원들도 거의 대부분 동참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모인 기금을 가지고 쌀을 구입해 전달하였는데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고 하였다. 독거노인들은 고마워하면서도 가능하면 쌀 대신 현금을 주기를 원했다는 것이다. 고령인 이들은 받은 쌀을 다 먹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도움은 의료비지원이라고 하였다. 물품으로 지원해주면 이를 다시 현금화하기고 어렵고, 현금화 할 경우 당초 구입가격에서 상당히 할인된 금액 밖에 받지 못하니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의견을 듣고는 물품은 필요한 최소한도로 줄이고 나머지는 모두 현금을 직접 전달한다고 하였다. 물론 이런 금품의 전달은 구청을 통하여 할 수도 있겠지만 A씨는 직원들이 조를 편성하여 매월 직접 전달토록 조치했는데 그 효과는 예상외로 매우 컸었다고 한다.

평소 직장이 있는 사람들의 가족은 그래도 큰 어려움이 없이 살아갈 수가 있지만 독거노인들의 삶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이들의 주거환경과 생활수준 등 비참한 삶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직원들은 우리사회의 어두운 그늘에서 최저생활도 하지 못하는 극빈 노인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이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특히 방문할 때마다 노인들이 손을 붙잡고 고맙다며 놓아주지 않음을 경험하고는 독거노인들은 생계비부족으로 끼니를 때우기도 힘들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의 정을 매우 그리워한다는 사실을 피부로 실감했다고 한다.  

그 결과 자신들의 부모도 앞으로 이렇게 되지 않도록 보모에게 효도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처음에는 독거노인 방문을 꺼려하던 직원들도 이제는 서로 가려고 줄을 선다는 것이었다.

이들 독거노인들도 한때는 단란한 가정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가면서 자녀 등 가족과 헤어지거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홀로 되었을 깃이다. 그러니 얼마나 사람의 정이 그리웠을까. 이런 측면에서 A씨의 선행은 타의 귀감이 된다고 생각한다.  

고령화사회가 진행될수록 독거노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우리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 독거노인들이 보다 인간답게 노후를 보낼 수 있기를 희망한다.

☞ 위 사진은 독거노인초청 잔치를 벌이고 있는 모습(사진제공 : 대한적십자사청명봉사회).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