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계산에서 바라본 도덕봉 능선
수통골은 대전시 유성구 계산동 산28 화산천의 상류로 도덕봉(534m)과 금수봉(532m) 및 빈계산(415m) 사이에 위치한 계곡을 말합니다. 계룡산 천황봉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가 민목재를 지난 백운봉(535.5m)에서 두 갈래로 갈라져 북동쪽에 도덕봉을, 동쪽에 금수봉을 빚어 놓았습니다. 도덕봉에 대해 이 어원을 살펴보면 옛날 이 골짜기에 도둑들이 많아서 도적골이라고 불렸고 도적골에 있는 산이라 해서 도적봉이라 부르던 것이 도덕봉으로 바뀌었다는 설도 있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랍니다. 금수봉은 정상에 올라서서 사방을 내려다보면 주위의 풍경이 비단에 수를 놓은 것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금수봉 서쪽의 빈계산은 산의 모습이 암탉 같아서 붙여진 이름인데 과거에는 암탉산이라고 불렀답니다. 계룡산도 닭과 용이 합쳐진 이름인데 아무튼 이곳에는 닭과 관련된 산 이름이 두 개가 있군요.
산행들머리는 수통골 입구의 버스차고지입니다. 계곡을 따라 조성된 길을 걷습니다. 오른편에 보이는 아파트형 건물은 치매요양시설이군요. 고령화의 추세에 따라 앞으로 이런 시설이 더욱 늘어나야 하겠지만 글쓴이는 등산을 열심히 다녀 체력을 보강해 자식을 포함한 가족에게 큰 괴로움을 주는 치매에 걸리기 전에 세상을 깨끗하게 하직하면 좋겠습니다.
치매요양시설
안으로 들어가니 국립공원계룡산사무소 수통골분소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 지역은 계룡산국립공원에 속한 지역이군요. 이곳을 지나 국립공원 안내도에서 우측으로 접어듭니다. 이 길은 바로 도덕봉 오름길입니다. 한참을 오르니 대전시에서 비치한 산악구급함이 보입니다. 이런 구급함은 산행을 하는 도중 여러 차례 발견해 대전시의 배려를 실감합니다.
능선에 올라 남쪽을 바라보니 가야할 금수봉과 빈계산이 저만치 바라보입니다. 도덕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매우 가파른 바위절벽인데 철제계단이 설치되어 무난하게 오릅니다. 오르면서 바라보는 남쪽의 조망이 매우 좋습니다. 그런데 막상 도덕봉에 도착하니 아무런 조망을 할 수가 없군요. 정상을 알리는 표석대신에 이정표 기둥에 안내문만 보여 실망했습니다. 힘들여 오른 산에 아담한 정상표석이라도 있으면 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이라도 남기련만 나무기둥의 이정표는 왠지 사진 찍을 기분이 나지 않더군요.
가야할 빈계산(좌)과 금수봉(우)
유성구 방면
도덕봉에서 가리울삼거리 방향으로 갑니다. 능선을 따라 가다가 안부로 내려서는 길목에 조망대가 있는데 남쪽의 금수봉과 서쪽으로 계룡산의 능선과 연봉이 잘 보이는 조망의 명소입니다. 향적봉 뒤로 계룡산 정상인 천황봉과 북쪽으로 뻗은 능선상의 장군봉이 허연 바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길은 계룡산 둘레길이기도 합니다. 북한산의 경우 둘레길은 산기슭 자락으로 조성되어 있는데 계룡산 둘레길은 산의 능선을 따라 조성된 기존 길을 중심으로 둘레길을 조성한 듯 보여집니다.
계룡산 능선
숲 속의 나무들은 일부 소나무를 제외하고는 이파리들을 모두 대지 위에 내려놓아 황량한 기운이 감돕니다. 금수봉(532m)에는 전망대 정자가 있는데 정자에 오르면 대전시 유성구와 드넓은 농지가 보여 이런 곳에서는 과밀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이곳에도 역시 정상표석은 보이지 않고 이정표 나무막대에 붙은 금수봉 안내문뿐입니다.
금수봉 정자
넓은 농경지
계룡산 능선
이제 빈계산으로 갈 차례입니다. 직벽의 내리막에 설치된 철제계단을 이용합니다. 이 계단이 없었더라면 매우 어려운 코스였을 것입니다. 여기서 가야할 빈계산을 바라보니 산이 너무 낮게 보여 왜 별도의 산 이름을 붙였는지 의아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아까 도덕봉에서 금수봉으로 연결된 능선은 안부까지 조금 고도를 낮추었을 뿐인데 금수봉에서 빈계산으로 이어지는 성북동삼거리까지는 고도를 많이 낮춘 후 다시 빈계산을 오르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빈계산이 왜 독립된 산 이름을 가지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었고 가파른 경사면에 설치된 계단을 따라 몇 차례 한숨을 내쉬며 빈계산(415m)에 올랐습니다. 금수봉과의 해발고도는 불과 1백여 미터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금수봉에서 볼 때 고도차이를 많이 느낀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빈계산
빈계상 정상에서도 조망을 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수통골로 이어지는 능선길목에 있는 조망대에 서면 지나온 능선과 계룡산의 모습이 잘 보입니다. 지나온 도덕봉은 여기서 보면 엄청 큰 암봉이로군요. 잘 조성된 길을 따라 가다가 삼거리 갈림길에서 수통골주차장(상) 방면으로 하산합니다. 하산지점에는 계룡산수통골사무소 빈계산지킴터가 있군요. 여기서 아침에 왔던 길을 따라 가다가 상베르골프연습장으로 가니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산행에 4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능선에서 불어오는 찬바람에 때로는 초겨울의 추위도 경험했지만 양지쪽은 매우 따뜻하였고, 날씨가 좋아 계룡산의 조망도 잘한 뜻깊은 산행이었습니다.
외관이 멋진 건물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2년 11월 24일 (토)
▲ 등산 코스 : 수통골버스차고지-수통골 분소-도덕봉-계룡산전망대-자티고개(능선삼거리)-금수봉-성북동삼거리
-빈계산-빈계산지킴터-수통골 골프연습장
▲ 산행 거리 : 약 9km
▲ 소요 시간 : 4시간 5분
▲ 등산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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