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같은 태백시 전경
연화산(1,172m)은 태백시 동쪽에 우뚝 솟은 산입니다. 연화산이라는 이름은 태백선 문곡역 부근에서 바라보면 영락없는 연꽃 모양을 하고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제천에서 고속국도 같은 38번 일반국도를 타고 동쪽으로 신나게 달리면 영월을 지납니다. 정선까지는 임시로 개통된 넓은 도로와 좁은 구도로가 동시에 이어지다가 태백에 들어서면 아직도 구절양장입니다.
태백시내를 지나 살짝 외곽으로 빠지면 황지동에 송이재라는 표석이 있는 데, 바로 오늘의 산행들머리입니다(11:10). 볼품 없는 등산안내도가 이방인을 맞이합니다.
볼품없이 엉성한 등산로 안내도
표석 뒤로 난 길을 따라 약50미터 들어가다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립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키 큰 나무들이 울창하게 서 있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지경입니다.
등산로는 거의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숲 길로 이어져 있습니다. 고도를 점점 높임에 따라 태백시가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깔딱 오르막을 땀 흘려 오르니 태백시내가 거의 한눈에 조망됩니다(11:55).
한눈에 보이는 태백시가지
돌양지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는 모습을 보며 쉬엄쉬엄 발걸음을 옮기니 아담한 표석이 반겨주는 연화산 정상인 옥녀봉(해발 1,172m)입니다(12:05). 태백 한마음산악회에서 표석을 세우느라고 고생한 덕분에 우리는 이토록 멋진 증명사진을 확보하게 됩니다.
돌양지꽃
반듯한 정상표석
정상에서 바라본 태백시
지난 며칠 동안은 서울지방에 하루종일 짙은 안개로 인하여 조망이 좋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 등산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파란 하늘이 보여 모처럼 맑은 날씨를 바랬습니다. 그 기대가 헛되지 않아 이곳 태백의 연화산에서도 이토록 선명한 조망을 할 수 있으니 산을 찾은 보람을 느낍니다.
정상에서 땀을 훔치고 계속 남진합니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바라보이는 태백시가지는 꼭 초승달을 보는 듯 하여 새로운 모습으로 조망됩니다.
초승달 같은 태백시 전경
비녀봉에 도착하니 이동통신사 중계탑이 설치되어 있습니다(12:30). 탑 꼭대기에는 감시카메라가 보이는데, 아마도 태백지역의 산불을 감시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원시림 같은 등산로
이동통신사의 통신중계탑
조금 더 가니 투구봉입니다(12:32). 이곳은 태백시가지와 서쪽 및 남쪽의 산세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입니다. 천학비재하여 산 이름을 구분하지는 못하겠지만 저 쪽에 백두대간인 태백산에서 함백산을 거쳐 금대봉으로 이어지는 대간 줄기가 있을 것입니다. 산등성이에 군데군데 훼손된 것은 스키장과 고랭지 채소밭으로 보입니다.
투구봉에서의 환상조망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 엉겅퀴가 피어 있는 무덤을 통과하니 갈림길입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하산합니다.
엉겅퀴
쉬는 벤치가 놓여 있는 곳엔 오름뫼 샘터입니다(13:05). 동요에 있는 것처럼 꼭 달밤에 체조하던 다람쥐와 토끼가 잠시 세수하려 왔다가 마시기에 딱 좋은 샘터입니다. 물맛 하나는 정말 끝내줍니다.
오름뫼 샘터
이곳을 찾은 사람들이 좀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여기저기에 벤치를 설치해 둔 것은 매우 사려 깊은 조치입니다.
숲 속의 벤치
국화과의 큰 꽃인 샤스타데이지가 피어 있는 곳을 지나자 태백여성회관입니다. 오른쪽에 위치한 상장초등학교를 보며 황지천 다리를 건너니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13:27).
산행거리와 시간이 너무 짧아 여유가 많습니다. 산악회를 따라 장거리 산행을 나와 이토록 짧은 산행은 처음입니다. 산악회 측에서는 미안하다고 했지만 날씨가 너무 덥다보니 싫지는 않습니다. 버스가 적당한 계곡을 찾아 떠나니 또 다른 기대에 부풉니다.
루드베키아
상장초등학교
황지천
연화산은 산행들머리와 날머리에 다소 가파른 오르막이 있지만 산책하는 기분으로 오르기 딱 알맞습니다. 또 능선에 서면 초승달 같은 태백시가지와 장쾌한 백두대간 마루금을 조망할 수 있는 멋진 산입니다.
《산행 개요》
△ 등산코스 : 송이재-조망대-연화산 정상-1099봉-투구봉-샘터-상장초교
△ 등산 거리 : 4km
△ 소요시간 : 2시간 17분
△ 등산안내 : 산악랜드산악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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