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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산(877m, 보개산, 지장봉, 환희봉)은 행정구역상 경기도 포천군과 경기도 연천군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북쪽으로는 철원군에 더 가까이 인접해 있는 산입니다. 서쪽의 지장산 능선과 동쪽의 관인봉(710m) 능선사이로 남북으로 흐르는 큰골계곡은 그 길이가 무려 5km에 달하며, 여름이면 맑은 물이 철철 넘쳐 한여름 가족 피서지로 잘 알려진 곳입니다.

지장산의 산행들머리는 87번 국도상의 중리 버스정류소입니다(11:22). 여기서 좌측으로 들어가 중리저수지를 지나면 대형주차장입니다. 철판에 걸려 있는 고추가 시골의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큰골계곡을 따라 계속 북쪽으로 진행합니다. 가을철 큰골의 단풍은 설악산만큼 아름답다고 하지만 금년은 잿빛으로 변한 썰렁한 분위기만 연출합니다.
 

중리버스정류장 등산로입구

중리 저수지

고추 말리기


길섶에는 후삼국 태봉국 궁예와 관련이 있는 보가산성터 안내판이 보입니다. 이곳의 계곡은 입구가 좁은 대신 안이 길고 넓어 지키기에 좋아 궁예도 쫓기다가 왕건의 군대와 접전을 벌였던 곳이라고 전해옵니다.
 

                                  보가산성


절터에는 석축 앞 노천에 몇 개의 불상이 안치되어 있고 천막 밑에는 산신 같은 모습의 상(像)도 보입니다. 이는 현재 무속인들이 맨땅 석축 위에 금불상을 새로 모셔놓고 굿을 하거나 기도를 올리는 장소로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절 터


버스정류장인 중리에서 출발한지 1시간 30분만에 잘루목이고개(510m)에 도착합니다(12:51).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진을 뺍니다. 북쪽으로 유난히 피란 하늘이 돋보이는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좌우로 철원의 고대산(832m, 좌)과 금학산(947m, 우)이 보입니다.

잘루목이 고개

고대산(좌)과 금학산(우)


지장산 정상 1.33km 이정표를 보고 비로소 산 속으로 들어섭니다. 능선에 올라 간단하게 식사를 하고는 발걸음을 재촉하니 드디어 지장산 정상(877m)입니다(14:04). 정상에는 각기 다른 세 개의 정상표석이 세워져 있습니다.

지장산 표석 


정상에 서니 사방팔방으로 그야말로 거침없는 조망이 펼쳐집니다. 북쪽으로는 아까 고갯마루에서 보았던 고대산과 금학산이 바라보이고, 동쪽으로는 관인봉 능선이 내달립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조망의 압권은 남쪽입니다. 가야할 삼형제봉 및 향로봉을 위시하여 그 뒤로 종사산(643m)이 아득한 산그리메를 그리고 있습니다. 능선의 장쾌함이 덕유산 중봉에서 남덕유산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입니다.

북쪽의 고대산(좌)과 금학산(우)

남쪽 능선의 조망 


화인봉을 지나 삼형제봉으로 부지런히 이동합니다. 경사가 급한 곳에는 로프가 걸려 있어 도움이 됩니다. 지나온 지장산을 뒤돌아보니 그 봉우리가 흡사 매의 머리처럼 생겨 매봉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습니다.

뒤돌아본 지나온 지장봉 능선


삼형제봉으로 가는 길목에서 만화가 김성환 화백의 시사만화주인공인 <고바우 영감>을 닮은 바위를 목격하고는 자연의 오묘한 이치에 감탄합니다.

고바우영감바위


헬기장(북대)에 올라 쉼호흡을 한 뒤 삼형제봉을 돌아 내려옵니다(15:57). 삼형제봉 전망바위에 올랐지만 마침 역광으로 인해 이 웅장한 바위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지 못함이 아쉽습니다. 봉우리 주변에 거대한 기둥바위 세 개가 나란히 서 있는 삼형제암에서 산 이름이 붙은 삼형제봉은 오르기 힘든 만큼 일단 오르면 암벽과 기암들의 절경이 피로를 잊게 해줍니다.

삼형제봉

삼형제봉

가야할 노적봉 능선


다시 가파른 내리막을 조심조심 내려오니 문바위고개입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산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깁니다. 위험지역을 알리는 안내문을 지나자 바로 향로봉(617m)입니다(16:55). 향로봉임을 알리는 지도만 있을 뿐 다른 이정표는 없습니다.



동쪽엔 둥근 달이 두둥실 떠 있고 동남쪽에는 가야할 중리저수지가 하얗게 빛납니다. 낙엽이 수북히 쌓인 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서니 사기막고개입니다. 여기서 좌측의 임도를 따라 매우 빠른 걸음으로 하산합니다.

동쪽에 떠 오른 달

하산할 중리저수지



포천시내로 들어가는 시내버스운행시각이 가까워 옴에 따라 거의 반쯤 뛰는 것처럼 속보로 걷습니다. 이번 버스를 놓치면 1시간을 기다려야하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버스가 도착하여 얼른 몸을 버스에 싣습니다(17:50). 거의 6시간 30분 동안 산행을 하고 나니 심신이 피로합니다. 흔들리는 버스에 몸을 내 맡긴 채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지장산 정상에서 보았던 환상적인 조망이 다시금 뇌리에 떠오릅니다.


 《등산 개요》

 △ 등산일자 : 2008년 11월 12일 (수)
 △ 등산코스 : 중리버스정류소-중리저수지-주차장-큰골게곡-잘루목이고개-지장산-화인봉
                   -삼형제봉-문바위고개-향로봉-사기막고개-주차장-중리저수지-중리버스정류소

 △ 등산거리 : 15.55km
 △ 소요시산 : 6시간 30분
 △ 등산안내 : 백두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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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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