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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반의 명산인 사봉∼제비봉 종주


충북 단양은 명산의 고장입니다. 금수산, 도락산, 황정산을 비롯하여 산꾼들이 즐겨 찾는 명산만도 20여 개에 달합니다. 오늘 소개하려는 제비봉(710m)과 사봉(879m)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단양군 단성면 소재 제비봉은 장회나루에서 유람선을 탄 후 구담봉 방면에서 이 산을 바라보면 충주호 쪽으로 부챗살처럼 드리워진 바위 능선이 마치 제비가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나는 모습처럼 올려다 보이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자료 : 한국의 산천) 

사봉은 제비봉의 동남쪽에 솟은 산으로 그동안 제비봉의 유명세에 가려져 있었지만 산행거리가 짧은 제비봉과 연계하여 호젓한 산행을 원하는 산꾼들이 즐겨 찾고 있습니다.

오늘은 사봉을 먼저 답사한 후 제비봉으로 오를 계획입니다. 산행들머리는 충주호반 36번 국도상의 외중방리마을입니다. 안내산악회를 따라 등산을 오면 회원들은 하차하자마자 산악마라톤을 하듯 경쟁적으로 산에 오르는 것이 보통인데, 이 산악회에서는 사람들이 모여 산에 오르기 전 사전에 준비운동을 하는 모습이 마음 든든합니다.

준비운동을 하는 등산객들

외중방리 마을 표석


마을 도로를 따라 가는데 주먹만한 모란(목련)이 활짝 피어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민들레와 애기똥풀도 길손을 반겨줍니다. 좌측으로 이어진 도로를 따라 가노라니 뽕나무도 보입니다. 뒤돌아보니 가야할 제비봉이 충주호반에 버티고 서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란(목련)

애기똥풀

가야할 제비봉(좌측)


다시 우측으로 몸을 돌려세우니 가야할 사봉은 좌측에 그리고 제비봉은 우측에 그 능선을 부드럽게 늘어뜨리고 있습니다. 숲 속으로 들어서니 참으로 고요하고 평화롭습니다. 일반인들이 많이 찾지 않는 길이라서 등산객은 우리 팀이 유일합니다. 최근에 내린 비로 등산로에 먼지는 나지 않지만 봄 가뭄을 해소하려면 좀더 비가 내려야 하는 데 아쉽습니다.

가야할 사봉(좌)과 제비봉(우)

큰구슬봉이


상당히 가파른 오르막을 통과한 후 우측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가노라니 사봉(沙峰, 879m)입니다. 정상에는 삼각점과 조그마한 돌무덤만 있을 뿐 아무런 이정표가 없습니다. 이를 보아도 그동안 홀대를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정상에 올랐지만 해발고도만 높을 뿐 사방으로 전혀 조망을 할 수가 없으니 명산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합니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산행거리를 늘려 새로운 산 한 개를 더 답사했다는 데 의미를 부여해야할 것 같습니다.

사봉 정상

 

여기서 서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가다가 다시 북쪽으로 돌아섭니다. 또 다시 한없이 부드러운 능선이 계속됩니다. 간간이 피어있는 연분홍철쭉과 남색의 각시붓꽃을 보며 쉬엄쉬엄 발걸음을 옮기다 보니 어느 새 제비봉 정상(721m)입니다. 

연분홍철쭉

각시붓꽃   


정상에 오르니 비로소 다른 산악회에서 온 회원들을 만납니다. 정상에는 볼품 없는 통나무형 이정표가 세워져 있어 불만입니다. 제비봉은 사봉과 함께 모두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한 산인데 관계자들이 너무 무심합니다. 그러나 충주호 쪽으로 다가서면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집니다. 약간 가스가 끼어 있어 시계가 깨끗하지는 않지만 맞은편의 말목산, 그 좌측으로 가은산, 그리고 그 뒤로 가장 높은 금수산이 잘 조망됩니다.

제비봉 정상 이정목

지나온 사봉

충주호를 바라보는 등산객들

맞은편의 말목산(중앙), 금수산(좌측 뾰족한 곳), 그리고 가은산(금수산 앞쪽)
 


충주호를 바라보면 전형적인 S라인을 그리는 물줄기가 굽이쳐 흐르는 가운데, 장회나루를 출발한 유람선이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떠나는 모습이 그림엽서 같습니다. 약 6-7년 전 처음으로 제비봉을 찾았을 때의 감동이 되살아나는 듯 합니다.

장회나루와 충주호의 절경

충주호 조망도


이제 하산할 차례입니다. 서쪽으로 조성된 길을 따라 점점 고도를 낮춥니다. 어린이 2명과 함께 온 부부등산객을 추월합니다. 남한강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사내아이가 야호를 외치자 부모가 이를 말리는 대신 "하나, 둘, 셋" 하더니 합동으로 "야호!"를 외칩니다. 아이에게 주의를 주어야할 부모가 이러니 이 아이는 커서 산에 가면 당연히 야호를 외칠 것입니다. 왜 산에 오는 사람들이 이렇게 숲 속을 시끄럽게 하는 지 모를 일입니다.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될 뿐만 아니라 산새 등 야생동물에게도 결코 좋지 않습니다.

476봉을 지나 점점 내려가면서 전망장소에 서면 정상에서 보았던 충주호의 S라인이 더욱 가깝게, 더욱 낮게 보입니다. 길고 가파른 철계단을 내려서니 서남쪽으로는 월악산도 조망됩니다. 지나온 계단을 뒤돌아보니 매우 아찔합니다. 단양팔경에 속하는 구담봉과 옥순봉도 눈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제비봉 능선 길

다시보는 말복산, 금수산, 가은산

충주호의 에스라인, 좌측에 보이는 구담봉과 옥순봉  

전망대인 내리막 철계단에서 본 충주호 


길섶에 "붉은 병꽃"이 화사하게 피어 있어 카메라에 담습니다. 그런데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소나기가 내립니다. 오늘 일기예보에는 비 소식이 없었기에 우산이나 비옷도 미처 준비하지 못해 배낭커버만 씌운 채 비를 맞습니다. 그래도 거의 하산을 완료한 시점에 비가 내리는 것이 천만 다행입니다. 선두그룹으로 하산했기에 망정이지 너무 어슬렁거렸다면 비를 함빡 맞을 뻔했습니다.


붉은 병꽃

뒤돌아본 철계단 구간

그림엽서 같은 조망

뒤돌아본 철계단 하산길


장회나루에 도착하여 산악회가 지정한 식당에서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채우고 밖으로 나오니 어느 듯 비가 개였습니다. 가물어서 농사에 지장이 있는 농심을 생각하면 비가 좀 많이 내렸으면 했는데 그냥 지나가는 소나기에 불과했나 봅니다. 유람선 선착장 주변을 거닐며 버스가 출발할 때를 기다립니다. 제비봉은 충주호의 절경을 잘 감상할 수 있는 멋진 산입니다.

장회나루 휴게소
 
충주호 유람선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5월 5일 (화)
△ 등산 코스 : 외중방리-철탑-사봉-제비봉-철계단-장회나루
△ 산행 거리 : 약 12km
△ 소요 시간 : 4시간 40분
△ 등산 안내 : 뉴가자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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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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