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지난번 졸필 "등산객이 지켜야할 10가지 예절"에 대해 많은 성원을 보내주신 독자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이 글이 나간 후 몇몇 분들이 식물보호, 야호 금지 등 매우 중요한 의견을 제기해 주셨고, 또 글을 작성당시 미처 생각하지는 못했지만 산행을 하면서 항상 느낀 사항이 있어 아래에 추가로 의견을 제시합니다. 

지난번에 지적한 10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버스탑승시간 지키기.
(2) 의자 뒤로 젖히지 않기.
(3) 휴게소 시간 지키기.
(4) 지정된 등산로 이용하기.
(5) 쓰레기 버리지 않기.
(6) 담배를 피우지 않기.
(7) 산행 중 불을 피우지 않기.
(8) 등산에 대한 기본능력 익히기.
(9) 버스 내에서 떠들지 않기.
(10) 차내에서 음주 안 하기.


그러면 반드시 지켜야할 예절(에티켓)을 추가로 살펴보겠습니다. 이번에도 나열하다 보니 10가지나 됩니다. 다만 등산객뿐만 아니라 산악회 측에서 지켜야할 주의사항도 2가지를 포함했습니다. 먼저 리스트를 한번 보지요.


(11) 꽃과 식물 보호하기.
(12) 야호 등 소리 지르지 않기
(13) 정상에서 퍼지지 않기
(14) 차례대로 기념사진 찍기
(15) 이어폰으로 라디오 듣기
(16) 성황당을 방불케 하는 등산리본 자제하기
(17) 등산스틱에 뚜껑 씌우기
(18) 종이로 코스진행방향 표시 안 하기
(19) 등산 안내지 사후관리 잘하기
(20) 수저로 반찬 휘젓지 않기


이제부터는 하나 하나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11) 꽃과 식물 보호하기.

만물이 소생하는 봄부터 여름 및 가을에 이르기까지 산에는 가지가지의 꽃들이 만발합니다. 아름답게 핀 야생화는 정말 탐스럽습니다. 그러나 이런 꽃은 그냥 보기만 하거나 사진으로만 담아두고 다른 사람과 자연을 위해 그대로 남겨두어야 합니다. 그런데 종종 이를 꼭 소유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언젠가 강원도 인제 소재 방태산(1,444m)을 갔을 때입니다. 등산로에는 보기 드물게 "큰앵초"가 우아하게 피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한 여성등산객의 옷깃에 이 꽃이 꽂혀 있는 것입니다. 특히 개체수가 적은 꽃인데도 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벙태산에서 찍은 큰 앵초


생태계보전지역은 그야말로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곳이므로 일반 산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식물들이 많습니다. 이런 식물을 집에서 기르기 위해 뿌리 채 캐 가는 행위는 자연에 대한 배반입니다.  

특히 산나물이 많이 나는 계절엔 산나물 채취를 한다고 공공연히 등산객을 모집하는 산악회도 있습니다. 강원도지방에서는 현지지역주민들의 소득을 위해 외지인들의 출입 및 산나물채취를 금하고 있지만 이를 위반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산행을 하면서 직접 싱싱한 산나물을 채취하면 보람이 있겠지만, 채취하는 행위는 현지 주민에게 맡기고 외지인은 이를 구입하면 좋겠습니다. 다만 등산로 주변에 자생하는 곰취 등을 호기심으로 뜯는 것까지 비난 할 수는 없겠지요. 


(12) 야호 등 소리 지르지 않기

예전에는 산에 오르면 호연지기를 기르고 목청을 가다듬는다고 동그랗게 입을 벌리고 두 손을 말아진 채 "야호"를 크게 외쳤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런 외침소리가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산에 오르며 고함을 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단체로 등산을 온 산악회 측에서는 회원을 부른다고 소리치고, 동료들은 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크게 부릅니다. 숲 속에는 여러 종류의 동물들이 서식합니다. 밤에 활동하는 야행성동물은 낮에는 쉬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산에 온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면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또 이른 새벽 뒷산에 올라 소리를 지르면 인근 주민의 새벽잠을 깨우게 되므로 항상 조심해야합니다.

때로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산에서 노래를 부르면 당사자 본인은 스트레스가 확 풀리겠지만 듣는 사람은 괴롭습니다.  

등산객이 길을 잃었다거나 동물이 출현하는 등 위험에 직면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산에서는 소리를 지르지 말아야겠습니다.    


(13) 정상에서 퍼지지 않기

거의 모든 산의 정상은 조망이 제일 좋습니다. 누구나 전망 좋은 곳에 올라 쉬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입니다. 계방산(1,577m)이나 악휘봉(940m) 또는 월출산(809m)처럼 정상이 넓을 경우 배낭을 내려놓고 식사를 해도 좋습니다. 그러나 백덕산(1,350m)과 백운산(1,218m)처럼 정상이 매우 좁은 곳에서는 먼저 온 사람들이 점령하고 있으면 나중에 오른 사람들은 발을 들여놓기도 어렵습니다.

따라서 정상에 올라 조망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은 후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신속하게 정상을 비워두어야 합니다.

때로는 정상표석에 기대어 쉬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좀 비켜 달라고 하면 대부분 잘 응하지만 간혹 전혀 들은 척도 안 하거나 오히려 귀찮게 한다고 짜증을 내는 경우도 경험합니다. 이럴 땐 우두커니 서서 이 사람이 움직일 때까지 기다립니다. 시간은 급한데 죽을 맛이지요. 결국 사진 찍기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단체로 산에 온 사람들이 정상뿐만 아니라 등산로를 점령하고 식사를 하는 경우도 종종 발견됩니다. 이 경우  다른 사람들은 옆으로 비켜서 가야하므로 매우 불편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등산로는 항상 비워놓기를 바랍니다.        


(14) 차례대로 기념사진 찍기

정상에 오르면 모두들 반듯하게 서 있는 정상표지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를 원합니다. 지리산 천왕봉(1,915m), 설악산 대청봉(1,708m), 태백산(1,567m), 소백산 비로봉(1,440m) 등 사람이 많이 찾는 산의 정상에 오르면 수많은 인파로 인하여 증명사진 한 장 찍는 게 전쟁입니다.

대충 줄을 서서 순서는 정해져 있지만 이 마저도 잘 지켜지지 않고 목소리가 큰 사람이 임자입니다. 제대로 질서를 지켜 다른 사람의 모습이 어지럽게 보이지 않는 오래 간직할 수 있는 기념사진을 찍도록 협조해야겠습니다.


(15) 이어폰으로 라디오 듣기

우리가 산을 찾는 이유는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심신을 단련하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산 속에 있는 몇 시간만이라도 속세의 일을 떨쳐 버리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런데 개중에는 라디오볼륨을 높인 채로 뉴스나 음악을 듣는 사람이 있습니다.

긴급한 뉴스가 있을 때는 물론 산에서도 들어야겠지요. 좋아하는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도록 이어폰을 착용하고 조용히 들을 일입니다. 평소에는 꼭 필요한 라디오 소리도 산에서 들으면 소음처럼 들립니다. 

버스를 타고 이동시에도 TV기능이 있는 휴대폰으로 연속극을 보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에도 반드시 이어폰을 사용하기 바랍니다.  



(16) 성황당을 방불케 하는 등산리본 자제하기

등산을 다니다보면 산행들머리를 찾기 어렵거나 등산 중에도 진행방향을 헷갈릴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이 때 먼저 답사한 이의 리본(표지기)은 훌륭한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호젓한 산길을 가다가도 리본을 발견하면 길을 바르게 간다는 안도감으로 안심을 하게됩니다.

그러나 전혀 리본이 걸려 있을 필요가 없는 곳에 무더기로 걸려 있는 경우를 흔히 목격합니다.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고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 정상을 비롯한 주요갈림길에 흡사 성황당을 방불케 할 만큼 많은 리본을 걸어두는 것은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습니다. 자신은 일생에 한 두 번 산에 오르므로 기념으로 걸어두고 싶겠지만 다수가 그리 생각하게 되니 문제입니다.

몇 년 전 어떤 뜻 있는 카페회원이 산에 오르며 보자기를 준비해 지저분한 리본을 수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이 직업도 한계가 있을 것이므로 등산객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17) 등산스틱에 뚜껑 씌우기

등산스틱은 등산객의 필수품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한때는 등산스틱의 무용론과 유해론이 있었지만 지금도 이러한 논쟁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유해론자들은 등산을 하면서 스틱으로 땅을 짚으면 등산로가 훼손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찬성론자들은 스틱을 짚지 않으면 등산로주변의 나무를 잡게 되므로 이는 오히려 나무의 생장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이런 논쟁을 떠나서 스틱은 소지자의 체중을 분산시켜 무릎을 보호하고 피로를 덜어 줍니다. 일부는 스틱은 노약자만 사용하므로 건강이 팔팔한 젊은이는 사용하지 않으려는 경향도 있지만 이는 스틱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건강은 젊을 때부터 지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글쓴이도 처음에는 스틱 없이 다니다가 나중에 한 개를 사용하였고 현재는 두 개를 사용하는데 익숙해지면 매우 편리합니다. 

스틱의 끝은 뾰족하므로 실제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항상 뚜껑(캡)을 씌워 놓아야 합니다. 그런데 분실 또는 무관심으로 인하여 뾰족한 스틱의 끝을 그대로 드러낸 채 지하철이나 등산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이는 안전상 매우 위험합니다. 그리고 스틱을 배낭에 바로 착용하지 않고 대각선으로 비스듬히 매어서도 안될 것입니다.

한번은 젊은 남성이 두 개의 스틱을 펼친 채 지하철을 타서는 뾰쪽한 끝으로 객차의 바닥을 찍고 있었습니다. 몰상식의 극치이지요. 산행이 아닌 이동시에는 항상 스틱을 접어 배낭에 넣어 두어야 하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등산스틱과 뚜껑(캡)
   
         

(18) 종이로 코스진행방향 표시 안 하기

이는 등산객이 아니라 안내산악회에서 지켜야 할 예절입니다. 산악회 측에서는 등산객을 사전에 약속한 지정된 코스로 안내할 의무가 있습니다. 선두와 중간 그리고 후미에 가이드(등산대장)가 있지만 이들 몇 사람이 일일이 많은 회원을 안내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산악회 측에서는 등산로의 진행방향을 알리는 리본을 제작하여 갈림길에 걸어둡니다.

그런데 이와는 다르게 등산로 진행방향을 표시한 종이를 땅바닥에 깔아두는 산악회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등산객 입장에서는 가야할 방향이 잘 보이니 알기 쉽고, 산악회 측으로서도 리본을 거는 것보다는 땅에 종이를 놓고 그 위에 작은 돌멩이만 얹어 놓으면 되므로 매우 편리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게 모두 쓰레기가 된다는 것입니다. 바람이 불면 주변으로 날아가 매우 지저분해 지며, 비가 오면 그 자리에 젖은 후 말라서 매우 더러워집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산악회의 등산방향 표시(2008. 4. 13 마이산에서)

일부 산악회에서는 화살표로 방향을 표시한 종이에 코팅을 하여 선두대장이 깔아두면 후미대장이 이를 거두어 가므로 전혀 흔적을 남기지 않는 사려 깊은 곳도 있지만 이는 극소수입니다. 일반종이의 경우도 수거하는 산악회가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는 종이를 땅에 갈아두는 대신 리본을 사용해 주기 바랍니다.
    
 

(19) 등산 안내지 사후관리 잘하기 

요즈음 등산객의 수도 엄청나게 증가했지만 그에 비례하여 안내산악회의 숫자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등산객을 유치하는 게 매우 주요한 과제로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식사를 제공하거나 1년에 한번 시산제라는 이름의 행사를 통해 기념품을 나누어 주기도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산악회가 자체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고 주요 등산안내사이트에 산행일정을  게재하며, 개별적으로 회원들에게 이메일 또는 우편을 통해 산행계획을 알려줍니다.

평소 등산객이 많이 몰리는 장소에 안내지(전단지)를 걸어두는 방법도 흔히 사용하는 홍보수단입니다. 서울 사당이나 양재 등 전철역이나 주요등산로 입구에는 산악회 측에서 걸어둔 홍보안내지가 항상 줄줄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도시근교의 산 속 등산로 곳곳에 안내지가 걸려 있는데, 사후관리가 제대로 안되어 주변이 매우 어수선하고 지저분합니다. 비바람에 찢어진 것도 있고 또 때로는 누군가 예리한 칼로 안내지를 훼손해 바닥에 널려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쟁산악회에서 상대방을 골탕먹이려는 얄팍한 수법이라는 말도 전해집니다. 선의의 경쟁을 할 생각은 하지 않고 다른 산악회의 안내지를 통째로 잘라버리는 일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일로 대판 싸움이 벌어진다고 하네요. 따라서 등산로 입구는 어쩔 수 없지만 산 속에는 안내지를 걸어두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20) 수저로 반찬 휘젓지 않기

요즈음은 대부분의 산악회가 식사를 대접합니다. 심지어 하산 후 식사를 제공하는 이외에 아침까지 두 끼를 제공하는 산악회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부 산악회는 하산 후 현지 식당을 예약하여 음식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떤 경우에도 반찬은 공동으로 먹습니다. 대부분이 식사예절을 잘 지키지만 일부는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었다가 다시 내려놓기를 반복합니다. 마음에 드는 반찬을 집어먹기 위함입니다. 가족끼리 식사를 할 때면 그래도 참거나 잔소리를 하면 되지만, 산에서 만난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이를 지적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일부 음식점의 경우 찌개나 매운탕을 냄비에 끊어 놓고는 개별접시와 국자도 주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먹던 숟가락으로 찌개를 휘저은 후 한 숟갈씩 떠먹습니다. 참으로 비위생적입니다.

의사는 사람의 혓바닥에는 엄청난 바이러스가 번식하고 있으므로 양치질을 할 때 반드시 혓바닥도 깨끗이 닦을 것을 권유합니다. 하물며 등산을 나온 후에는 거의 이를 닦지 못하기 때문에 입안은 매우 불결합니다. 따라서 일단 젓가락으로 한번 집은 반찬은 무조건 자신이 먹어야하고, 공동으로 먹는 국이나 찌개에 숟가락을 넣어서는 아니 됩니다. 이러한 식사예절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직장의 동료 또는 친구들과 함께 식사를 할 때도 지켜야 합니다. 설마 음식을 집어서 상대방에게 건네주는 분은 없겠지요.

연인과는 키스도 하는데 무슨 소리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이는 다른 차원에서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사랑은 불결함을 극복할 테니까요. 끝. 

☞ 스크랩 안내 : 다음 블로그(http://blog.daum.net/penn1570)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