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장철환 의원 역의 전광렬 


<빛과 그림자>는 요즈음처럼 답답한 세상에 안방에서 스트레스 풀기에 아주 적당한 드라마입니다. 물론 군(軍)출신인 장철환(전광렬 분) 같은 악랄한 정치인이 현직 대통령과 혁명동기라는 점을 이유로 지역구 국회의원을 하면서 정치자금을 제공하지 않는 현지기업인을 파멸시키려는 작태에 분노가 치솟지만 빛과 그림자를 표방하다 보니 "그림자"가 없을 수 없지요. 1960∼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이 극은 이제 겨우 4회 방영되었음에도 사랑과 우정의 갈등, 은혜와 배신, 사기와 협박, 복수와 성공, 정치인의 무개념, 그리고 연예계와 쇼단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복고풍의 드라마로 그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장철환 의원의 지시로 조명국(이종원 분) 실장 주도하에 무령건달들에게 끌려갔던 빛나라 쇼단의 신정구(성지루 분) 단장이 사기꾼 양태성(김희원 분)의 제보로 강기태(안재욱 분)일행이 구출했지요, 신 단장은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세븐스타 쇼단 소속 인기가수 최성원(이세창 분)과 유채영(손담비 분)을 불러오는데 성공합니다. 그런데 세븐스타의 단장 노상택(안길강 분)이 강기태를 보는 순간 "세상 참 좁다"며 다짜고짜로 공연을 그만두고 상경하겠다고 우깁니다. 제일 황당한 사람은 물론 신 단장이지요. 자초지종을 전혀 모르는 신 단장은 노 단장에게 "공연수입을 전부 넘길 테니 체면 한번 봐 달라"고 애원하지만 노 단장은 강기태에게 지난 잘 못에 대해 용서를 빌든지 아니면 양태성을 잡아오라는 조건을 제시합니다.

자존심이 강한 기태는 사과할 마음이 내키지 않습니다. 빛나라 쇼단의 리허설을 본 후 강기태가 양태성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타난 노상택이 무례하게 앙태성을 데리고 나가는 사건을 저질렀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공연을 하지 못하면 호랑이 같은 아버지 강만식(전국환 분) 사장의 눈밖에 나서 곤욕을 치를 것은 뻔합니다. 양동철(류담 분)이 옆에서 머리를 숙이라고 조언해도 말을 듣지 않던 강기태는 결국 양동철에게 양태성을 불러오라고 합니다.

강기태로서는 비록 양태성이 영화를 제작한다고 사기를 쳐서 거금 1천만원을 날렸지만 그 로 인해 신정구 쇼단장으 만났고 또 그의 제보로 납치된 신 단장을 구할 수 있었기에 그를 노상택에게 넘기는 게 약간 미안한 감은 있습니다. 강기태는 양태성에게 "사기친 돈은 갚지 않아도 된다. 이걸로 퉁치자"고 말하며 노상택 일행에게 넘깁니다. 양태성은 노상택을 보자마자 대뜸 무릎부터 꿇고는 용서를 바라는데, 아마도 또 다른 큰 사기를 친 모양이로군요.

 

한편 바람둥이인 최성원은 다방종업원 나후자를 처음 본 순간 "너 같은 애가 시골다방에서 썩기는 너무 아름답다"고 작업을 겁니다. 나후자로서는 인기가수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찬데 이러 말까지 들으니 그만 넘어가지 않을 수 없지요. 최성원은 여관방으로 커피배달을 온 나후자를 건드려 볼 심산입니다. 그런데 밖에서 강기태가 저녁을 초대했으니 가야 된다고 합니다. 최성원이 가지 않겠다고 버티자 노상택이 들어와서는 "내가 가라는데도 안 가겠냐"며 그의 뺨을 찰싹찰싹 때리면서 한마디로 가지고 놉니다. 인간대접해 줄 때 인간답게 굴라면서. 아무리 인기가수라도 소속사에 꼼짝하지 못하는 세태를 패러디 한 듯 하군요.

강기태가 초대한 사람은 신정구 단장, 최성원과 유채영입니다. 그런데 최성원이 기태의 집으로 들어서자 예상치 못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평소 식모 김금례(김미경 분)에게 엄격했던 안주인 박경자(박원숙 분)가 최성원을 본 순간 수줍은 색시처럼 내숭을 뜬 것입니다. 평소 열혈 팬이라는 그녀는 얼른 안방으로 들어가더니 새 옷으로 갈아입고 나와 이제는 아양을 부립니다. 이 모습을 보며 정말 우스워 죽을 뻔했습니다. 강만식도 최성원을 알아보고는 반가워하면서 신 단장에게 "김추자와 하춘화는 내일 온다며"라고 반문합니다. 강기태와 신 단장의 난감한 표정이 압권이로군요.

 

드디어 첫 공연일, 무희가 나와 멋진 춤으로 분위기를 띄우자 이정혜(남상미 분)가 평소 연습한 "커피 한잔"이란 노래를 서투른 솜씨로 부릅니다. 그 다음에 사회자는 스케줄 관계로 오지 못한 하춘화 대신 유채영을 소개합니다. 유채영은 현란한 춤과 감미로운 목소리로 내리 두 곡을 열창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그녀의 무대가 펼쳐졌군요. 유채영은 원래 빛나라 쇼단 소속이었으나 세븐스타에게 스카웃 당한 후 일약 전국적으로 알려진 가수입니다. 다음에는 최성원이 등장할 차례이지만 그는 대기실로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사회를 맡은 쟈니보이(서승만 분)와 앵두보이(김동균 분)가 개그를 하며 시간을 끄는 가운데 술이 덜 깬 최성원이 나타납니다. 그가 무대로 나서자 관중들의 열기가 대단합니다. 그의 노래실력은 사실 별로였지만 대중들은 그의 인기에 홀린 듯 했습니다.

이로서 우여곡절 끝에 1회공연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아버지 강만식은 아들의 어깨를 두드리며 잘했다고 칭찬합니다. 강기태로서는 생후 처음 듣는 아버지의 칭찬이라 기분이 하늘로 나를 듯 합니다. 2회 공연 때 이정혜는 "내 곁에 있어 줘"를 더욱 세련된 목소리로 불렀고 유채영도 노래실력을 마음껏 발휘했습니다. 이로서 하춘화와 김추자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쇼공연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회계종업원들은 산더미 같은 돈을 세느라고 즐거운 비명을 지릅니다. 기태는 텅빈 극장에 앉아 동철에게 "뛰는 가슴을 진정할 수 없다. 앞으로 계속 쇼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포부를 밝힙니다. 한 번의 성공으로 기태는 쇼의 매력과 마력에 그만 빠져 버렸네요.

 

그런데 이런 기쁨도 잠시 이틀째 공연이 시작되는 날 아침 동철은 기태에게 빛나라 쇼단이  밤새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청천벽력 같은 일인가요? 어찌 쇼단이 종적을 감출 수 있나요? 이는 바로 어제 밤 비열한 정치인 장철환이 신정구 단장을 불러 당장 떠나라고 협박한 때문입니다. 신 단장은 장 의원이 부른다는 말에 이정혜를 데리고 장 의원이 기다라는 음식점으로 갔는데요. 공연이 성공했다고 반문하는 장 의원에게 신이 난 신 단장은 "관객이 터져 나갔다"고 자랑합니다. 그런데 장 의원은 "공연은 오늘로 끝이다. 오늘밤 순양을 떠나라"고 말하는 그의 강렬한 눈빛이 섬뜩합니다. 

신 단장이 3일간 공연하도록 계약을 맺었다고 말했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무자비한 협박입니다. "강기태가 야당인 신민당에게 초대권을 나누어주어 불법선거운동을 해 법을 위반했으니 당신도 당장 구속이다. 다만 오늘밤 떠나면 없었던 일로 해주겠다"고 협박합니다. 따지고 보면 만약 선거법을 위반했다면 이는 극장주인 강기태 부자이지 쇼를 공연한 단장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쇼만 공연하는 단장이 이런 법을 알 리도 없고 또 서슬이 시퍼런 국회의원의 명령이니 따르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설상가상으로 형사들까지 나타나 강기태를 체포하려 하니 기태는 이 역경을 어찌 극복할까요?


이번 회는 이정혜와 차수혁(이필모 분)의 운명적인 첫 대면을 가졌습니다. 신정구 단장이 이정혜를 데리고 음식점으로 장 의원을 만나러 갔을 때 보좌관인 차수혁이 이들을 맞이한 것입니다. 비록 두 사람은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눈빛은 교환한 상태라 앞으로 자주 부딪치게 되겠지요. 또 강기태는 차수혁에게 "누이인 강명희(신다은 분)가 자네를 좋아한다. 너만 좋다면 부모님은 내가 설득하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차수혁이 장철환의 보좌관이 되었음을 안 강만식 사장은 차수혁에게 "장철환이 어떤 놈인지 알지? 그런 막 돼 먹은 놈에게 붙어 있는 건 덕될 게 없어. 난 너를 아들처럼 생각하며 기태가 모자라는 부분을 채워줄 것으로 믿고 있다. 사업 일부도 너에게 물려주려 한다. 장철환 밑에서 네 인생을 더럽히지 말라"고 충고 겸 당부합니다. 차수혁으로서는 이런 상황에서 강만식-강기태 부자를 배신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네요. 그래도 결국 그는 권력을 탐해 장철환의 충성스런 개가 될 것입니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