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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보면 이런 저런 인연이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인연이 학연과 지연일 것입니다. 학교의 동창생과 고향친구 또는 직장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한 사람들은 가족을 제외하고 인생의 좋은 동반자입니다. 글쓴이도 10년 전 맺은 인연으로 매년 2회 부부동반으로 갖는 1박2일 모임이 있습니다.

이런 모임에서는 볼거리보다는 먹거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들은 강화도로 떠났습니다. 마니산 바로 남쪽 동막해수욕장 인근 아담한 펜션에 여장을 풀고는 모임의 회장이 예약한 횟집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성실하기로 이름난 M회장은 사전답사와 조사를 통해 음식점을 정했다고 합니다. 첫째는 음식의 질이 좋아야 하고, 둘째는 서해낙조를 볼 수 있도록 전망이 좋은 곳을 선정했답니다.

 

 숙소인 별빛바다펜션

강화도 남서쪽 끝에 위치한 용궁횟집이 그랬습니다. 우선 바닷가 언덕 도로변에 지은 집이라 서해바다가 그대로 바라보이고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낙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날 유감스럽게도 희뿌연 연무로 인하여 낙조의 붉은 기운은 전혀 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횟집에서 바라본 일몰

 

이제 실제로 중요한 것은 음식입니다. 바닷가에 왔으니 당연히 생선회이지요. 일반적으로 회는 광어 및 우륵이 친숙합니다. 그런데 M회장은 농어회를 주문했습니다. 음식점 사장이 직접 잡은 자연산 농어 1kg에 15만원이랍니다. 농어 한 마리가 5kg짜리 인데, 45만원으로 흥정을 했답니다. 주인도 금요일 저녁임을 감안하여 할인을 해 주었다고 하네요. 5kg의 무게를 가진 농어가 얼마나 큰지 실물을 보자고 하였더니 이미 회를 떴다면서 여주인은 뼈다귀만 들어 보여주었습니다. 밑반찬은 여느 횟집과 유사합니다.


 


 


 


 

 

 


드디어 오늘의 주인공인 농어회가 식탁에 놓였습니다. 큰 쟁반에 가득합니다. 이거 한 쟁반이 4인분(15만원)입니다. 먹어보니 입에서 살살 녹습니다.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맛이 좋다고 합니다. 사실 회는 즉석에서 먹는 것보다는 일정한 시간동안 숙성시키면 더욱 맛있다고 하지만 보통 그럴 형편이 되지 못하지요. 회맛을 잘 모르는 글쓴이의 입에도 이 농어회는 그 품격이 다른 듯 합니다. 


 


 


 


 


 


 


 


 

회맛도 일품이지만 남은 뼈다귀로 끓인 매운탕(붉은 양념을 넣지 않은 흰색 국물)의 맛도 죽여줍니다. 우러난 뽀얀 국물 맛에 모두들 넋을 잃은 표정입니다. 사실 생선 한 마리에 45만원이면 적은 돈이 아니지만 12명이 먹었으니 1인당 37,000원입니다. 시내에서 먹는 보통의 일식 값과 비교할 때 비싼 게 아닌 것입니다. 맛있는 생선회로 배를 채운 후 숙소로 돌아와 바다냄새를 맡으며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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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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