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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남한지역을 일주하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그리고 휴전선의 DMZ 평화의 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DMZ 평화의 길>은 한반도의 마지막 청정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DMZ 일대를 따라 구축한 총 35개 코스, 510km의 걷기여행길입니다. DMZ 초입인 민간인통제선 인근에 자리한 최전방 마을, 전적지, 평야와 강, 산악 지형을 지나며 한반도 중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길입니다. DMZ 평화의 길은 자유롭게 방문 가능한 횡단노선과 투어 예약 후 방문 가능한 테마노선으로 나뉘며, 일부 민통선지역 코스는 우회로를 두어 용이하게 답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DMZ 평화의 길 연천 14코스는 대광리역에서 출발해 백마고지역에 이르는 12km의 도보길로, 1914년 완공한 경원선 철도를 따라 걷는 코스입니다. 길을 걸으며 경원선 구(舊) 철도중단점이 있는 연천 신탄리역, 바닥에서 고드름이 솟아오르는 연천 역고드름, 6.25전쟁 중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던 고지의 이름을 딴 백마고지역을 만납니다.
연천 14코스의 출발지는 대광리역입니다. 그렇지만 실제 출발지는 대광리역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m거리에 있는 차탄천 옆 대광중앙교회 앞입니다. 이곳에 DMZ 평화의 길 14코스 인증QR코드가 있습니다. 차탄천을 따라 북상하면서 대광2교를 뒤로하고 강변길에 놓인 다리를 건너 차탄천 우측의 둑길을 걷습니다.
강변길 교량을 건너며 바라본 차탄천은 강폭이 제법 넓습니다. 차탄천은 강원도 철원군 독서당리에서 발원하여 연천군 대광리와 연천읍내를 거쳐 전곡읍에서 한탄강에 합류하는 지방하천으로 길이는 36km이며 개천을 따라 경원선철도와 3번 국도가 지나갑니다. 한탄강처럼 차탄천도 용암대지 위를 지나가기 때문에 하류 쪽에서는 개천변에 주상절리가 나타나 한탄강 지질공원의 일부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다리를 건너니 연기우 및 이근배 의병 전투지 안내문이 세워져 있군요.
차탄천을 따라 서북쪽으로 걷다가 새로운 교량공사가 한창인 지점에서 공사 옆 임시가교를 이용해 차탄천을 건넌 후 용천교를 이용해 다시 차탄천 북단으로 갑니다. 곰기천교 안쪽에는 국립연천현충원 조성예정지가 있군요. 현재 국립현충원은 서울과 대전에 있는데 이곳 연천에도 새로 조성할 계획인 듯합니다. 이쪽에는 벌써 모내기를 마쳤네요. 차탄천에 걸린 잠수교를 건너 차탄천 우측으로 갑니다. 도로변의 고랭지 채소밭에는 농부들이 농약을 살포하고 있습니다. 차탄천교 굴다리를 통과해 우측으로 구부러져 민가가 있는 동네로 진입합니다.
신탄햇순교회와 대광2리마을회관을 지나면 우측에 신탄리역이 있습니다.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소재 신탄리역은 경원선의 대광리역과 백마고지역의 중간 역으로 1913년 영업을 시작하였으며, 1945년 8·15 광복과 동시에 북한에 귀속되었다가 1951년 수복된 역입니다. 1971년 철도중단점 표지판을 설치하였고 통근열차가 운행되었으며 남한 측 최북단 종착역이었다가 2012년 백마고지역이 연장 개통되면서 대광리역과 백마고지역의 중간역이 되었습니다. 현재는 철도가 운행되지 않는 이곳은 고대산 산촌마을이로군요.
14코스 길을 따라 동쪽으로 조금 가니 철도건널목이 나오는데 이곳에 신탄리역 안내문이 크게 세워져 있습니다. 여기서 사잇길을 걸어가면서 큰꽃으아리, 금낭화, 불두화를 만났습니다. 조금 더 가니 경원선 철도중단점을 알리는 대형 입간판이 세워져 있는데 만든 지 오래되어서인지 “철도 중단점, 철마는 달리고 싶다”라는 글씨도 없어지고 보기 사나운 몰골만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경원선 철도중단점 안내문은 반듯합니다. 그런데 2012년 백마고지역이 개통되면서 이곳은 구(舊) 철도중단점이 되고 말았습니다.
신탄교 역을 지나 북상합니다. 철길의 굴다리를 통과해 다시 좌측으로 가는데 인부들이 철길에서 선로유지보수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열차는 운행중단상태이지만 선로의 유지보수는 계속 시행 중인 듯합니다. 역고드름 쉼터에는 경기도 끝집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어 역고드름이 가까워졌음을 실감합니다. 경원선 고가철로가 지나가는 인근의 우측에 역고드름이 있습니다. 입구에 대형 입간판이 있어 찾기는 어렵지 않군요.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소재 역고드름(승빙)은 고대산 자락의 폐 터널 속에 열리는데 아래에서부터 위쪽으로 자라는 고드름으로 터널 바닥에는 역고드름 수백 개가 솟아올라 크기가 매우 다양하며, 12월 중순부터 자라기 시작해 이듬해 2월까지 볼 수 있습니다. 고드름이 위아래로 자라난 터널은 마치 입을 벌린 상어를 연상케 하며 특이한 모습으로 그간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5월 중순이라서 터널입구는 그냥 평범한 굴일 뿐입니다.
역고드름을 나와 계속해 북상합니다. 평화누리길 쉼터 옆에는 차탄천 구(舊) 경원선 교량이 남아 있습니다. 경원선은 서울-원산 간 223.7km를 잇는 철도로 러일전쟁으로 군사상의 필요를 느낀 일본이 대한제국으로부터 강압적으로 철도부설권을 이관을 받아 1910-1914년 사이에 완공했습니다. 이 다리는 철근콘크리트 구조이지만 이곳에서 많이 생산되는 현무암을 다듬어 외관을 아름답게 처리한 게 특징입니다. 교량 옆에는 “평화를 꿈꾸다”라는 조각작품(김지언, 김시찬 작/2021)에 세워져 있네요.
여기서 차탄천을 건너면 강원도 철원땅입니다. 이쪽에는 철원관련 각종 관광안내자료가 비치되어 있군요. 언덕을 올라 작은 고개를 넘어가는데 길섶에는 엄청난 규모의 태양광발전패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율이로를 횡단해 저전거길을 가면서 우측을 바라보니 연천의 고대산(832m)과 철원의 금학산(947m)이 아련하게 보입니다. 요리조리 길을 따라 가노라니 목적지인 백마고지역입니다.
철원군 철원읍 대마리 소재 백마고지역은 경원선의 철도역입니다. 경원선 복원 당시 기존 철원역이 민통선 내부에 있어 민통선 밖의 철원읍 대마리에 이 역이 대체·신설되었습니다. 역의 이름은 인근에서 벌어진 백마고지 전투에서 따온 것입니다. 백마고지역 안으로 들어서면 철도중단점(철마는 달리고 싶다)을 알리는 안내문이 있는데 이는 신(新) 철도중단점입니다.
오늘 약 12km를 걷는데 3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초여름 같은 따스한 날씨에 평지여서 걷기에 편했고, 신탄리역의 구(舊) 철도중단점, 연천 역고드름, 철원 백마고지역의 신(新) 철도중단점 등 볼거리가 쏠쏠했습니다. 이로서 인천 및 경기도 소재 DMZ 평화의 길을 완주하게 되었으며 특히 산악회의 배려로 인근의 백마고지 전적지를 찾아 위령비와 기념관을 답사한 것은 이외의 소득입니다.
《DMZ 평화의 길 연천 14코스 개요》
▲ 일자 : 2025년 5월 17일 (토)
▲ 코스 : 대광리역-대광중앙교회-차탄천-신탄리역-역고드름-차탄천 구(舊) 경원선 교량-백마고지역
▲ 거리 : 12.4km
▲ 시간 : 3시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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