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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평대군 역의 이주석                                               김승유 역의 박시후


조선의 왕 중에서 가장 정력이 왕성하였던 분은 누구일까요? 바로 한글을 창제하고 과학기술을 발전시켰던 조선의 제4대왕인 세종대왕입니다. 그는 6명의 부인과의 사이에 22명의 자녀(18남 4녀)를 둔 것입니다. 드라마 <공주의 남자>에 등장하는 아들만 보아도 제5대왕인 문종, 제7대왕인 세조(수양대군), 문필가로 이름을 날렸던 안평대군, 수양에게 반기를 든 금성대군 등이 있습니다. 세종은 우리역사에 길이 빛날 성군이었지만 수양대군 같은 자식을 둔 못난 아비이기도 했습니다.

제11회에서 옥사에 갇힌 김승유(박시후 분)는 아직도 제 정신이 아닙니다. 그는 김종서를 죽이고 금의환향의 자세로 귀가하는 수양(김영철 분) 앞에서 도열해 있는 세령(문채원 분)을 발견한 사실을 도저히 믿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승유는 옥사로 찾아온 세령의 목을 조르며 "네 정체는 무엇이냐? 네가 정녕 수양의 딸이더냐? 너와 네 아비의 숨통을 갈가리 찢어 놓겠다"고 합니다. 세령은 "내 이름은 이세령, 스승님의 손에 죽을 날을 기다리겠다"는 말을 남기고는 옥사를 빠져나갑니다. 김승유는 이 운명의 장난 앞에 절규하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다음날 강화도로 유배를 가는 일입니다.

 

▲ 세령의 배려로 살아난 김승유의 조카 김아강

신죽주(이효정 분)의 아들 신면(송종호 분)은 옥사를 나온 세령의 손을 잡고 그녀를 위로하지만 세령은 신면의 손을 매정하게 뿌리치며 쏘아붙입니다. "벗을 배신한 파렴치한과는 한순간도 같이 있을 수가 없다"고. 그러나 세령이 집 앞에 도착했을 때 수양은 "곧 신 판관(신면)과 혼인일자를 잡겠다"고 합니다. 과연 세령이 신면과 혼인을 할지도 눈여겨보아야 할 대목입니다. 몰론 서슬이 시퍼런 수양의 명을 거역할 수야 없겠지요.

세령이 떠나가자 술을 마신 신면은 옥사로 승유를 찾아옵니다. 신면은 승유에게 "그 여인이 너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면 믿겠느냐"고 하지만, 승유는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일축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뜬금없는 일이 벌어지는데요. 승유가 신면에게 "형수와 조카"를 찾아 보살펴 주도록 요청한 것입니다. 승유가 마지막 순간까지 형수와 가족이 걱정되는 심경은 이해가 갑니다. 그러나 신면은 비록 죽마고우였지만 수양의 편에 선 원수입니다. 그런 원수에게 가족을 부탁한다는 것은 아무리 궁박한 상황이라도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다음날 승유를 비롯한 죄인들이 끌려갈 때 형수와 조카인 김아강(김유빈 분)이 승유를 보러 나왔다가 아강이 몸이 불편해 혼절하자 세령은 아이를 의원에게 데려가려 했지요. 그렇지만 신면은 역적의 가족이기에 안 된다고 합니다. 이에 세령은 "아이가 무슨 죄가 있냐, 정녕 신 판관은 피도 눈물도 없냐"며 신면을 설득했고 결국 신면은 이를 허용한 것입니다. 신면의 이런 자비심은 곧 아내가 될 세령의 부탁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승유의 마지막 간청도 작용했다고 보기에 전혀 헛소리는 아니었던 셈입니다.

 


▲ 역모죄 증거조작으로 안평대군을 사사한 수양대군 

이번 회에는 두 건의 죄인행렬이 있었는데요. 하나는 유배를 가는 안평대군(이주석 분)입니다. 안평의 유배를 바라보는 금성대군과 경혜공주(홍수현 분)의 모습이 안쓰럽네요. 안평대군은 세조의 동생으로 김종서와 함께 함경도 육진(六鎭)으로 가서 변방을 지킨 용사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김종서 편에 선 게 화근이 되어 계유정난으로 반역죄를 뒤집어 쓴 것이지요. 단종(노태엽 분)은 수양에게 증거도 없이 안평을 유배보내는 게 부적절하다고 지적했지만 수양일파는 안평을 살려두어서는 후환이 두렵다고 생각했는지 그를 죽이려고 모의합니다. 동부승지인 신죽주가 들어와 안평이 역모를 꾀한 서찰이 발견되었다고 아뢰자 수양은 기다렸다는 듯 안평의 사사(賜死)를 주장합니다. 이들이 발견했다는 서찰은 사실 위조한 것입니다. 한명회(이희도 분)를 비롯한 수양 추종자들은 당대 최고의 문필가를 불러 안평의 시화(詩畵)를 주면서 글씨체를 모사한 서찰을 쓰도록 조종한 것입니다.

그런 다음 종친인 온녕군(윤승원 분), 신숙주, 권람(이대연 분) 등은 안평의 사사를 계속 주청하는 한편 그를 사사하라는 산더미 같은 상소문을 어린 단종에게 올립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종은 더는 버티지 못하고 사약을 내립니다. 역사의 기록에 의하면 안평은 강화도로 유배되었다가 다른 곳으로 옮겨져 사사되었다고 했는데, 드라마는 첫 유배지로 떠나는 도중에 죽임을 당하네요. 그가 이렇게 불귀의 객이 되지만 않았어도 그는 더욱 귀중한 서화를 많이 남겼을 것인데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계유정난은 정말 권력욕에 정신나간 인간의 이기심이 낳은 우리의 아픈 역사입니다.


 

▲ 구사일생 후 아버지 원수인 왈패를 죽인 김승유의 통쾌한 복수
 
한편, 한성부 옥사에 갇혔던 죄인들은 모두 포구로 가서 배를 타고 강화도로 떠납니다. 정종(이민우 분)과 이개(엄호섭 분) 그리고 세령이 이들의 유배행렬을 바라보지만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습니다. 수양의 권력은 너무 강했고 단종을 지키려는 세력은 점점 약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죄인들을 실은 배가 망망대해로 항해를 시작하는데 죄인중의 한 사람이 이 배는 강화도가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며 다른 배 한 척이 뒤따르고 있음을 눈치채고는 자신들을 수장시키려 함을 알게 됩니다. 이들 죄수들은 모두 몇 명 씩 서로 손이 쇠사슬로 연결되고 다리는 큰 나무에 걸어 놓았습니다. 팔다리가 자유의 몸이라도 무장한 간수들이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이곳을 탈출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더 어려운 일입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언제나 살아남게 되어 있습니다.

이들 죄인들은 수양의 일파에 의해 살생부에 이름이 올라 살해된 희생자의 가족입니다. 이들 가족 중에는 심신이 나약한 유생들도 있었겠지만 일선에서 전쟁을 치르며 무예를 익힌 신체 건강한 장정들도 있습니다. 이들이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도 김승유는 넋을 놓고 삶을 포기한 모습입니다. 세령에게 갈가리 찢어 죽이겠다고 울분을 토하던 어제의 기개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죄수 하나가 배가 아프다는 핑계로 소란을 피우자 달려온 간수를 제압하고는 족쇄의 열쇠를 빼앗아 풀기 시작합니다. 이 때 왈패들이 타고 있는 뒷배의 신호를 받은 앞배의 간수는 배의 측면을 도끼로 내리찍어 배를 침몰시킵니다. 배가 가라앉자 죄수들은 각자 헤엄쳐 무인도로 안착합니다. 그런데 살수들은 작은 배에 나누어 타고 죄수들을 쫓아옵니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죄수는 김승유를 포함한 5명입니다. 이들은 모두 근육질 몸매를 가진 짐승남들입니다. 이른바 독수리 5형제로군요. 승유는 탈출을 주도한 사내와 손이 쇠사슬로 연결된 상태입니다.

이 때까지 정신줄을 놓고 있던 승유는 뒤쫓아온 살수 중에서 아버지 아버지 살해범인 함귀(최무성 분)를 발견하고는 복수심이 다시 불타오릅니다. 5형제는 해변으로 가서 야영하는 살수들에게 접근하여 무기와 열쇠를 빼앗아 오다가 그만 발각되어 다시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살수들과 5형제는 숲에서 치열한 싸움을 벌여 5형제가 살수들을 차례로 제압하는데 가장 압권은 김승유가 함귀를 찔러 죽인 것입니다. 이 장면은 정말 통쾌했습니다. 김승유는 함귀의 칼끝을 맨손으로 받은 뒤 괴력을 발휘하여 원수를 갚은 것입니다. 이제 살아남은 김승유와 수양에 대한 원한에 사무친 5형제의 다음 행보는 무엇일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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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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