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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리 철새 조망지의 재두루미 조형물

 

 

 

 

 

한반도의 남한지역을 일주하는 코리아 둘레길은 동해안의 해파랑길, 남해안의 남파랑길, 서해안의 서해랑길, 그리고 휴전선의 DMZ 평화의 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 <DMZ 평화의 길>은 한반도의 마지막 청정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DMZ 일대를 따라 구축한 총 35개 코스, 510km의 걷기여행길입니다. DMZ 초입인 민간인통제선 인근에 자리한 최전방 마을, 전적지, 평야와 강, 산악 지형을 지나며 한반도 중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길입니다. DMZ 평화의 길은 자유롭게 방문 가능한 횡단노선과 투어 예약 후 방문 가능한 테마노선으로 나뉘며, 일부 민통선지역 코스는 우회로를 두어 용이하게 답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평화의 길 김포 3코스는 애기봉 입구에서 출발해 김포평야를 지나 전류리포구까지 이어지는 16.7km의 도보길로 김포평야의 탁 트인 농로와 한강의 철책 사잇길을 걷는 길입니다. 길을 걸으며 겨울 철새인 재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는 후평리 및 석탄리 철새도래지, 한강 하류의 대표적인 어장인 전류리포구를 만납니다. 그런데 두루누비 홈페이지에는 “3코스 시점(애기봉 입구)에서 후평1리 마을까지는 민간인 통제구역이니 통진성당에서 시작하는 우회로 3-1번 코스를 선택해 이용하라”는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지만 실제 이곳에는 평화누리자전거길이 개설되어 있어 자유롭게 걸을 수 있으며 만약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을 방문할 경우 사전예약은 필수입니다.

 

 

 

 

 

 

3코스 출발지는 김포시 하성면 가금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입구입니다.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은 1978년에 설치되어 노후화된 기존의 애기봉 전망대를 철거하고 평화생태전시관, 조강전망대, 생태탐방로를 조성하여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으로 새롭게 단장한 공원입니다. 이곳은 세계적인 건축가 승효상씨가 설계한 건축물과 주변의 자연경관이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어 평화가 가진 다양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공간입니다.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은 2코스 답사 시 이미 방문했기에 이번에는 바로 출발합니다.

3코스 출발점(원내는 인증QR코드)

 

 

 

 

애기봉 방면으로 약 50m를 가다가 우측 전류리포구 이정표를 따라갑니다. 그런데 이정목에는 지명표기만 있을 뿐 거리표기가 없어 목적지까지의 거리를 가늠할 수 없는 게 아쉬운 점입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좌측에 두 그루의 보호수 느티나무가 있는데 큰 나무는 수령이 무려 490년이 지나 그 모습이 참으로 웅장합니다.

거리표기 없는 이정표

 

 

수령 490년이 지난 보호수 느티나무

 

 

 

 

 

평화의 길 김포시구간 안내문을 지나면 운봉박씨 저헌재를 알리는 이정표(표석)가 보이고 조금 더 가면 저헌재와 향나무가 나옵니다. 저헌재(樗軒齋)는 문인 박신을 기리는 재실인데요. 박신(朴信, 1362-1444)은 고려 말에서 조선초기의 문인으로 호는 설봉(雪峰) 또는 저헌(樗軒), 시호는 혜숙(惠肅)입니다. 그는 고려 말 문과에 급제한 이후 조선 초 사헌부 대사헌, 광주목사, 공조판서, 병조판서, 이조판서 등을 역임한 인물로 좌측에는 그의 묘소가 있고 재실 앞에는 그가 심었다는 수령 500년이 지난 향나무(깨우침을 주는 나무)가 있습니다.

 

 

 

 

향나무

 

 

 

박신 묘역

 

저헌재

 

박신 송덕비와 저헌재

 

 

저헌재 현판

 

 

 

 

 

지나는 길목에는 축사가 있어 가축의 분뇨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애기봉 농장을 지나자 김포평야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런데 분뇨냄새보다 더욱 짜증나는 것은 북한이 우리 쪽으로 토해내는 내남 방송용 소음공해입니다. 우리는 오전 8시 40분부터 이곳을 걷기 시작했는데 10시가 될 때까지 불쾌한 소음방송은 계속되었습니다. 우리는 길을 걸으며 소음공해에 잠깐 시달렸지만 이곳 주민들은 얼마나 일상생활이 고통스러울지 짐작이 갑니다. 뉴스를 보면 접경지역에서는 방음창문을 설치해준다고 하는데 이걸로 해결이 될지 모르겠군요.

축사

 

애기봉 농장

 

김포평야

 

 

 

 

 

 

 

마근포 안내문이 있는 곳에서 1km를 더 가면 마근포리인데 안내문의 글씨가 너무 낡아서 가독성이 떨어지는군요. 마근포는 이 일대의 갯골을 막은 후 “막은 갯골” 또는 “막은 개”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됐다고 하며, “막은 개”를 한자로 마근포(麻近浦)라 쓴 것이라는 말이 전해옵니다. 또한 이웃 마을인 마곡 마조리에서 가까운 포구라서 마근포라고 부른다는 이야기도 있다는군요.(참고자료/ 아시아경제 2024. 12. 23). 길을 가면서 좌측을 바라보니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이 잘 보이는군요.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줌 촬영)

 

마근포리 강변길

 

김포평야

 

 

 

 

 

수로를 따라 걷는 길이 참으로 지루하군요. 시암2리 마을회관 앞에는 “주민안전 위협하는 대북전단살포 반대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어 지금까지는 현지상황을 모른 채 주민들이 매우 이기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대남소음방송을 경험하고 나니 주민들의 주장이 이해가 됩니다. 가자골 버스정류장을 지나가는데 때마침 한 무리의 철새 떼가 하늘을 날아 급하게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실 이곳은 철새도래지인 후평리인데 예상보다 철새를 많이 만나지 못해 아쉽습니다.

 

들판의 철새

 

시암2리 마을회관 앞 대북전단 살포반대 현수막

 

가자골 버스정류장

 

철새 떼의 비상

 

 

 

 

 

 

현판이 없는 생활도자기 공방을 뒤로하고 김포새마을회 생명살림학습장을 지나갑니다. 갈대군락지를 통과하자 한국조류보호협회 김포시지회가 있는 데 이곳에는 후평리를 찾아오는 겨울조류(독수리, 흑두루미, 쇠기러기, 큰기러기,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말똥가리, 황조롱이)와 재두루미 관련 자료가 게시되어 있네요. 다친 새들의 쉼터라니 협회에서 참 좋은 일을 하는 듯합니다.

생활도자기공방

 

 

 

갈대군락지

 

 

 

 

 

 

 

 

여기서 한강변으로 가면 바로 석탄리 철새 조망지입니다. 현재의 위치는 석탄리이지만 철새가 보이는 곳은 후평리이기에 이곳을 흐르는 국은천이 후평리와 석탄리의 경계인 듯하군요. 이곳은 천연기념물(250호)인 재두루미를 관찰할 수 있는 명소로 재두루미 두 마리의 형상을 전시해 놓고 있네요. 사람의 팔뚝 보다 길고 굵은 망원렌즈를 장착한 카메라를 들고 새를 촬영하려는 전문 사진사들이 찰나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석탄리 철새조망지

 

 

 

재두루미 조형물

 

조망대에서 본 철새군락

 

재두루미(자료/서울청마 허총무)

 

 

 

 

 

재두루미는 두루미과에 속하는 한국의 겨울철새로서 몸길이는 120cm, 편 날개의 길이는 180cm의 대형조류로 현생 조류 중에선 큰 편이며, 등은 회색인데 눈 주위에 붉은 피부가 노출된 것이 특징입니다. 한국에는 10월 하순 찾아와 이듬 해 3월 하순에 되돌아갑니다. 최근에는 개체수가 20-30마리도 보기 어려울 정도로 매우 적다고 하는군요.

 

국은천

 

 

 

 

 

이제부터 목적지인 전류포구까지의 4km 구간은 한강하류의 강변 철책선을 따라 거의 직선으로 이어져 길이 무척 단조롭고 지루합니다. 중간에 평화누리자전거길 쉼터가 나오는데 쉼터의 모습이 제각기 다름이 그나마 위안이 되는군요. 한강 너머로 파주 심학산(194m)이 고즈넉해 보입니다.

 

 

 

한강과 철새

 

한강 너머로 보이는 파주 심학산

 

 

 

 

 

 

평화누리길 입간판이 있는 곳에 DMZ 평화의 길 4코스 인증QR코드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목적지인 전류리포구관련 안내문은 여기서 약 150m 전방에 있어 그쪽으로 갑니다. 김포시 하성면 전류리 소재 전류리 포구는 한강하류의 최북단 지역으로서 작고 평화로워 보이는 어촌이지만 한강 너머 북한 개풍군과 마주 보고 있는 군사지역으로 민통선 구역 안에 있어 사전 허가 없이는 아무나 접근할 수 없는 곳입니다. 어업을 허가받은 27척의 어선만이 멀리서도 식별이 가능한 붉은 깃발을 달고 북방한계선 구역에서 조업을 하며 고기를 잡으러 나가려면 매번 군부대 초병에게 출항신고를 해야 합니다.

평화누리길 입간판

 

 

 

DMZ 평화의 길 4코스 인증QR코드

 

 

전류리포구

 

 

 

 

 

이곳은 한강과 바닷물이 만나 물이 뒤집혀 흐른다 하여 전류리(顚流里) 포구라고 부르는데 우리나라 조수 간만의 차가 제일 큰 곳 중 하나입니다. 민물이 바닷물과 하루에 두 번씩 교차하여 뒤섞이는 지역으로 다양한 어종의 보고입니다. 봄에는 숭어와 웅어 및 황복, 여름에는 농어와 장어, 가을에는 새우와 참게, 겨울에는 다시 숭어가 제철입니다.

 

 

 

 

 

 

 

오늘 약 17km를 걷는데 4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코스 중 약 반은 철조망 옆 단조로운 길을 걸었지만 석탄리 철새조망지에서는 재두루미 조형물을 만났고, 전류리포구는 한강하구의 유일한 민통선구역 내의 조업수역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DMZ 평화의 길 김포 3코스 개요》

 

▲ 일자 : 2024년 1월 4일 (토)

▲ 코스 : 애기봉입구-보호수 느티나무-저헌재-마근포리-시암2리 마을회관-후평리철새도래지-한국조류보호협회 김포시지회-석탄리 철새조망지-전류리포구

▲ 거리 : 17.2km

▲ 시간 : 4시간 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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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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