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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천봉 하산 시 바라본 밀양 상동면과 동창천   

 

 

 

 

경남 밀양시 산내면 소재 백암봉(681m)과 용암봉(686m)은 운문지맥이 지나가는 산줄기입니다. 운문지맥은 낙동정맥이 통과하는 영남 알프스의 최고봉인 가지산(1,241m)에서 남서쪽으로 분기하여 운문산(1,195m) 억산(954m) 구만산(785m), 육화산(670m), 용암봉(686m), 중산(649m), 낙화산(627m), 보두산(562m), 비학산(317m)을 거쳐 밀양시 산외면 정문마을의 밀양강변에서 그 맥을 다하는 산줄기입니다. 비록 짧은 지맥이지만 가지산에서 분기하는 산줄기답게 끝까지 수려한 산세가 이어지고 등산로가 잘 형성되어 있으며 곳곳에 전망바위가 산재하여 있어 뛰어난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산길입니다.

                                                                               운문지맥 개요도

 

 

 

백암봉과 용암봉은 중산과 육화산 사이에 있는 운문지맥 상의 봉우리이며, 밀양시 상동면 소재 소천봉(632m)은 용암봉에서 서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에 솟은 산입니다. 오늘은 백암봉에서 출발하여 용암봉을 경유해 소천봉으로 하산할 계획입니다. 산행들머리는 상동면 도곡리 상도곡마을 도곡복지회관입니다. 이곳에 등산에 관한 아무런 이정표가 없어 현지주민에게 물었더니 복지회관 맞은편으로 들어가 큰길을 따라가면 디실재가 나온다고 알려줍니다. 가구수가 매우 적어 보이는 마을의 가옥은 오래되어 보이는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어 전형적인 산촌마을 분위기입니다. 인근 못자리에 모판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어 모내기할 날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네요. 시멘트포장도로 주변은 감나무 밭입니다. 이곳 밀양 및 인접한 청도는 감의 고장으로 유명하지요.

 도곡복지회관

 

 복지회관 맞은편 등산로 입구

 

 정겨운 돌담

 

 모판

 

감나무 단지

 

 뒤돌아본 도곡저수지방면 

 

 

포장도로를 지나 숲 속으로 접어드니 두 갈래의 길이 나옵니다. 직진하는 길은 넓지만 사람이 많이 다니지는 않은 듯 하고, 좌측의 길은 약간 좁지만 사람의 발걸음이 많은 듯 합니다. 우리는 산악회의 등산리본이 걸려 있는 좌측의 길로 들어섭니다. 평탄한 숲길을 한참 걸어가니 능선 삼거리입니다. 그렇지만 현지에는 공식적인 아무런 이정표가 없습니다. 다만 고마운 등산객이 걸어둔 디실재라는 안내문이 이곳의 위치를 알려줍니다. 우리는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왜냐하면 행여나 디실재가 아닌 곳으로 가는 것으로 알고 조마조마 했거든요. 산에서는 선등자들의 등산리본이 많은 곳으로 가야함을 실감했습니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진입

 

 디실재 안내문

 

 

 

 

디실재에서 좌측의 능선으로 몸을 돌려세웁니다. 오르막이 제법 가파르군요. 경사가 급한 곳에서 위로 오르지 아니하고 좌측으로 돌아갔는데 다시 능선에 붙어 우측으로 올라가야 백암봉(681m)입니다. 조금 전 경사면의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돌지 아니하고 바로 위로 올랐더라면 곧장 정상으로 이어졌을 것입니다. 백암봉에는 등산객이 걸어둔 안내문만 있을 뿐 다른 공식 이정표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운문지맥이 통과하는 곳이라고 해서 기대를 많이 했지만 공식적인 이정표는 하산할 때까지 한번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백암봉 안내문

 

 백암봉 괴목

 

 

 

 

백암봉을 뒤로하고 북쪽의 용암봉으로 갑니다. 백암봉 봉우리에서 우측(동쪽)으로 조망이 터졌지만 희뿌연 안개구름으로 인해 먼 곳은 전혀 보이지 아니합니다. 가는 길목에 시루떡처럼 생긴 큰바위가 나타납니다. 이곳을 지날 때는 이 바위이름을 몰랐는데, 조금 더가서 문바위에 도착하니 이곳의 바위는 제2문바위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면 두 개의 큰바위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마치 천장이 없는 문(門)을 연상시킵니다.

 조망터에서 바라본 가야할 용암봉(좌)

 

 제2문바위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니 또다시 큰 바위군이 앞을 가로막습니다. 누군가 걸어둔 현지의 이정표를 보니 이곳이 바로 문바위입니다. 바위의 규모가 엄청 크네요. 683봉을 지난 후 또 큰 바위가 나타나는데 이는 시루바위입니다. 이미 지나온 문바위도 마찬가지이지만 시루바위도 그 생긴 모습이 마치 시루떡을 쌓아둔 듯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진 것 같습니다. 시루바위의 급경사를 내려와 안부에 도착하여 다시 오르면 삼각점이 있는 용암봉(686m)입니다. 현지에 세워진 반듯한 정상표석을 만나자 매우 감격스럽습니다. 지금까지 디실재에서 백암봉을 거쳐 용암봉으로 오는 동안 제대로 된 이정표하나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문바위

 

 문바위 이정표

 

 문바위

 

 683봉

 

 큰꽃으아리

 

 시루바위

 

 시루바위 이정표

 

 용암봉 표석

 
 

이곳 용암봉에서 계속 직진하여 북으로 가면 운문지맥의 육화산으로 이어지겠지만 우리는 운문지맥을 벗어나 동쪽의 소천봉으로 갑니다. 두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린 다음에야 작은 돌탑이 있는 소천봉(632m)에 도착합니다. 소천봉에도 반듯한 정성표석이 있습니다. 표석 뒤에는 이를 세운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지만 정면은 아주 모범적으로 만들어져 있어 매우 흡족합니다. 산악회 홍보에만 급급해 정상표석을 흉물로 만든 충북 옥천지역 산악회의 관계자들이 이를 좀 보고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등산로는 거의 외길이어서 걷기가 무척 편했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 누군가 운문지맥길은 신작로처럼 길이 좋다고 하였지만 그 정도는 아니네요.

 소천봉 돌탑

 

 소천봉 표석

 

 

 


이제 도곡저수지 방면으로 하산할 차례입니다. 분명하게 잘 나 있는 길을 따라 점점 고도를 낮춥니다. 그런데 일행 중 정확한 GPS를 가지고 현 위치를 관측하면서 길을 안내하던 등산객이 고도를 한참 내려선 다음 길을 잘 못 내려왔다며 다시 올라가서 좌측에 보이는 능선을 타야한다고 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오면서 분명한 길을 따라 왔기에 우리가 잘못된 길로 내려왔을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내려온 경사면을 뒤돌아보면서 어찌 다시 올라가느냐고 하면서 그냥 내려간다면 결국은 도곡저수지 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합니다. 결국 우리들은 그냥 내려서고 말았는데 이게 실수였습니다. 분명하게 이어지던 하산로가 좌측으로 들어가 산허리를 돌아 계곡으로 진입하니 그만 길이 희미해지면서 끝내 길의 흔적이 사라져 버린 것입니다. 길 없는 길을 찾아 한참을 헤맨 뒤 비로소 산길을 찾아 도로로 나옵니다. 하산한 지점은 도곡저수지의 서쪽인 법성사인근입니다.

 초록세상의 숲길

 

 

 

 상동면과 동창천(東倉川)

 

 찔레꽃

 

 맞은 편 능선

 

 법성사 입구

 

 

 

 

소천봉에서 하산하다가 능선 삼거리를 제대로 찾은 후 우측이 아니라 좌측의 능선을 타고 하산했더라면 기암괴석을 보며 즐거운 하산길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만 능선 삼거리를 무심코 지나쳐 분명한 길로 하산하는 바람에 엉뚱한 고생을 하게 된 것입니다. 법성사에서 도곡저수지 방향으로 조금 더 걸어가니 저수지 인근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도곡저수지

 

 

 

 

오늘 약 8km 산행에 3시간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여름처럼 무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서인지 이 정도의 산행에도 매우 지칩니다. 오늘 산악회를 따라온 등산객의 약 4분의 3은 13km 정도의 산행을 했는데, 이들의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이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13km 정도의 산길은 가볍게 생각했지만 어느 듯 이제는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몸을 사리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백암봉과 용암봉 및 소천봉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명산은 아니지만 조용한 산길을 걸으며 시루떡 같은 바위를 만날 수 있고, 자연과 하나될 수 있는 명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다만 등산안내이정표가 전무하므로 이들 산을 답사하려면 현지의 사정에 밝은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야 할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5월 14일 (목)
▲ 등산 코스 : 상도곡마을 도곡복지회관-디실재-백암봉-제2문바위-문바위-시루바위-용암봉-소천봉-법성사입구-도곡저수지
▲ 등산 거리 : 8.1km (GPS 측정)
▲ 소요 시간 : 3시간 30분
▲ 등산 안내 : 강송산악회

                                                                청색 동그라미 부문이 알바한 코스

                                                               정상적인 길은 좌측 398봉 경유 하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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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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