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천마산 정상에서 본 지리산 종석대(좌), 반야봉(중), 노고단(우)
 

 

 

 

 

견두산(775m)은 전북 남원시에서 동남쪽으로 11km쯤 떨어진 수지면과 전남 구례군 산동면의 경계선상에 솟은 산으로 남원의 금지평야와 곡성방면에서도 우뚝 솟아 보이는 이 산은 일명 개머리산이라고도 하는데 원래 이름은 호두산(虎頭山) 또는 범머리산이었습니다. 조선시대 견두산에 사는 성질 사나운 수많은 들개들이 한바탕 짖어대면 남원에 호랑이가 나타나 사람을 해치거나 큰 화재와 같은 재앙이 발생했답니다. 이에 전라감사 이서구가 산 이름을 견두산으로 고치고 고정마을에 돌로 호랑이 형상을 만들어 견두산을 향해 놓았더니 재난이 없어졌다고 합니다.

 

천마산(656m)은 전북 남원시 수지면과 구례군 산동면 그리고 곡성군 고달면의 경계에 있는 산입니다. 사실 천마산이라는 이름의 산은 여럿 있습니다. 필자가 이미 다녀온 천마산만 봐도 등산객들 사이에 가장 널리 알려진 남양주 천마산(812m)을 비롯해 양산 천마산(527), 부산 기장 천마산(418m), 창원 천마산(370m), 그리고 계룡 천마산(287m) 등입니다. 오늘 답사하려는 천마산(656m)은 해발고도로 보면 남양주 천마산에 이어 두 번째로 높습니다. 아무튼 견두산과 천마산은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지리산 만복대에서 서쪽으로 뻗어나 전북과 전남의 도계를 이루고 있는 약 20여km 능선 상에 위치한 산으로 지리산 서북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 곳입니다. 사람들은 이 능선으로 견두지맥이 통과한다고 하는데 필자는 지맥에 문외한이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견두산 산행들머리는 19번 국도가 통과하는 밤재터널(구례군 산동면 계천리)입니다. 터널 위쪽에 이정표가 있는데 여기서 견두산까지의 거리가 무려 5.1km로군요. 이정표를 따라 포장도로를 걸어갑니다. 기와집에서 오른쪽 도로로 진입한 후 비포장 도로를 걷다가 잠시 뒤 좌측의 숲 속으로 들어서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5월의 숲 속에서 풍기는 싱그러운 숲 냄새가 이방인의 콧속을 자극하네요.

 

 

 

 

 숲 속길

 

 

 

 
조금 더 걸어가노라니 쉼터인 정자가 있는 밤재입니다. 이곳의 해발이 무려 490m이니 견두산까지는 약 300m만 고도를 높이면 될 것입니다. 지리산 둘레길도 이곳을 경유하는군요. 이정표를 보니 견두산 3.0km, 조금 전 출발지인 밤재터널은 1.1km입니다. 그러면 아까 밤재터널에서 견두산까지의 거리 5.1km는 잘 못 표기된 깃일까요? 아마도 보통길과 지름길의 차이인 듯 보여집니다.

 

 

 

 

 

 

 

 

 

 

목재계단을 지나 깔딱 오르막을 단숨에 오르니 투박한 정자가 있는 쉼터인데 뒤돌아보니 지리산 서북능선의 만복대와 반야봉 그리고 노고단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들 산세는 견두산을 지나 천마산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산꾼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발걸음을 가볍게 해주는 멋진 조망을 선사합니다.

 

     처음 만나는 지리산 서쪽 조망

 

 

 

 

 

이제부터는 능선 길을 따라 갑니다. 길이 정말 평탄합니다. 등산로도 분명하고 오르내림도 거의 없어 산꾼들이 제일 좋아하는 숲길입니다. 이런 길은 견두산을 지나 천마산에 다다를 때까지 계속 이어지는데 중앙무대에 잘 알려지지 않은 오지의 산이라고 생각했던 견두산∼천마산 종주길이 이토록 포근하고 부드러울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능선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은 여름 같은 날씨에 오장육부마저 시원하게 해 줄 정도로 상쾌합니다.    

 

 

 

 

 

 

 

 

자귀나무 쉼터를 지나 견두산을 1.2km 남겨둔 지점이 계척봉입니다. 계척봉을 뒤로하면 가야할 견두산이 빤히 보입니다. 견두산의 봉우리를 전체적으로 볼 수가 없어 산 이름처럼 개의 머리를 닮았는지는 확인할 수가 없네요. 고도를 확 낮춘 다음 다시 오르는 급경사구간에는 가파른 목재계단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계단을 오르며 뒤돌아보면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지리산 조망이 황홀하게 펼쳐집니다. 중앙의 반야봉(1,732m)을 중심으로 좌측으로는 만복대(1,438m), 우측으로는 노고단(1,507m)이 삼각편대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자귀나무 쉼터


 

 계척봉에서 본 가야할 견두산


 

 견두산 오르는 목재계단


 

 뒤돌아본 계척봉 능선


 

 지리산 만복대-반야봉-노고단

 

 

 

 

 

이곳에서 능선을 따라 계속 가다가 다시 오르면 드디어 견두산 정상(775m)입니다. 견두산에는 두 개의 정상표석이 놓여 있군요. 견두산의 유래에 관한 안내문도 보기 좋습니다. 산의 이름이 독특하면 그 유래를 알고 싶은 게 인지상정(人之常情)입니다. 이곳의 조망은 조금 전 본 풍경과 거의 같습니다. 

 가야할 견두산


 

 암벽 뒤로 보이는 반야봉(좌측)


 

 

 

 

 

 

 


 
이제부터 견두산을 뒤로하고 천마산을 향해 발길을 재촉합니다. 현천삼거리와 능선삼거리 그리고 헬기장을 지나 고도를 낮춥니다. 이정표에는 거리표기뿐만 아니라 현 위치를 잘 적어 둬 이정표의 모범을 보이고 있네요. 또 다시 길은 평탄해 집니다. 길섶에는 야생화 둥굴레가 막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둔사재와 망루터를 지나니 상무봉네요.

 

 

 

 

 

 

 

 

 

 

서리내재를 지나면 조망데크가 보이는 천마산 정상(656m)입니다. 통신철탑이 있는 정상에는 돌탑과 오석(烏石)으로 만든 표지석이 반겨주는군요. 이곳 천마산에서는 견두산보다 시야를 더욱 넓혀 지리산 조망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지리산 반야봉과 종석대 및 노고단을 중심으로 그 좌우로 이름을 알 수 없는 봉우리들이 장엄하게 펼쳐집니다. 견두산과 천마산이 지리산 조망대라는 것은 미리 알고 왔지만 이토록 멋질 줄은 미처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조망이 좋아서인지 새해의 "해맞이 터"라는 표석도 세워져 있습니다. 

천마산 조망데크와 통신철탑


 

 

 

 

 조망데크 뒤로 보이는 지리산 조망(좌로부터 종석대-반야봉-노고단)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하산합니다. 하산은 일단 깃대봉 방향으로 가야합니다. 천마산 200m 지점에 헷갈리는 이정표가 나옵니다. 우측의 숲 속으로 등산로입구 0.5km 안내문은 천마산인지 깃대봉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한참을 서성거리다가 그냥 도로를 따라 걸어갑니다. 한 구비를 돌아가니 차량통행금지 차단기가 있는 곳에 깃대봉 2.32km 이정표가 있습니다. 이곳이 바로 고산터널로 내려가는 갈림길인데 이정표에 아무런 안내가 없는 게 옥의 티입니다.

 헷갈리는 이정표


 

 도로 하산 길


 

 차량 통행 차단기


 

 

 

 

 

 

 

숲으로 진입하자마자 다시 도로를 만나 좌측으로 조금 가니 남도 오백리 역사숲길 안내도가 반겨줍니다. 고산터널 앞 도로로 나와 우측으로 조금 가니 등산버스가 기다라는 넓은 주차장입니다. 이곳의 도로는 인근에 순천-완주간 고속도로와 19번 국도가 있어서인지 통행하는 차량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약 12km 산행에 4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평소 걸음이 별로 빠르지 않지만 등산로가 매우 분명하고 부드러워 시간이 단축된 것입니다. 포근한 길을 걸으면서 산행 내내 지리산의 환상적인 조망까지 감상했으니 오랜만에 산에 와서 계를 탄 기분입니다. 견두산과 천마산은 명산의 반열에 올려두어도 손색이 없는 그런 산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5월 18일 (목)
▲ 등산 코스 : 밤재터널-밤재-정자-자귀나무 쉼터-계척봉-견두산-망루터-상무봉-천마산-깃대봉 갈림길-고산터널 앞-주차장
▲ 산행 거리 : 약 12km
▲ 산행 시간 : 4시간
▲ 등산 안내 : 새마포산악회

 

 

 

 

☞ 글이 마음에 들면 아래 공감하트(♥)를 눌러 주세요!
(로그인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