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삼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바라본 조망

 

 

 

 

 

전남 곡성군과 순천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희아산(764m)은 산림청 선정 200대 명산으로 정상에 오르면 멀리 여수와 남해, 순천만의 아름다운 경치와 보성강 및 섬진강 등 지리산 일부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봄이면 산철쭉을 비롯하여 고로쇠나무, 두릅, 고사리, 취나물 등 각종 산나물이 많고 가을이면 각종 야생화의 열매 및 약초가 많이 나는 산입니다. 삼산(765m)은 희아산의 북쪽능선에 자리 잡은 산으로 희아산 보다 더 좋은 조망을 즐길 수 있습니다.

 

희아산 산행들머리는 전남 순천시 승주읍 도정리 소재 노고치입니다. 여기서 희아산 정상까지의 거리가 4km로군요. 이정표에는 유치산과 문유산 등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산까지의 거리가 표기되어 있습니다. 산 속으로 들어섭니다. 그야말로 신록의 계절답게 산 속은 푸른 기운이 온 산에 가득합니다. 급경사를 오른 후 뒤돌아보니 이름 모를 산봉우리들이 길게 펼쳐져 있군요. 아직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이마에는 구슬 같은 땀방울이 맺힙니다.

 

 

 뒤돌아본 조망 

 

 

 

 

 

 


첫 번째 봉우리에 오르니 훈련봉(634m)입니다. 누군가 아크릴 판에 산뜻한 이정표를 달아놓았군요. 이들의 정성은 정말 존경할 만 합니다. 잠시 고도를 낮추었다가 다시 오릅니다. 오름 길이 만만치 않군요. 경사로에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어 발걸음이 조심스럽습니다. 훈련봉에서 약 100여 미터 고도를 더 높이니 닭봉(740m)입니다. 충주의 등산 매니아가 호남정맥임을 알리는 안내문을 붙여 둔 것이 이색적이네요.

 

 

 

 

 

 

 

 

닭봉을 뒤로하고 평탄한 길을 가노라니 희아산(764m) 정상입니다. 넓은 헬기장인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당초 기대했던 것만큼은 아니어서 다소 실망스럽습니다. 능선의 동남쪽으로 조망이 터지는데 아까 등산 초입에 보았던 풍경과 유사하네요. 

 

 

 

 

 


이제 삼산으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지나가는 길목에 붙어 있는 "작은 희아산"(753m) 안내문은 엉뚱하군요. 왜냐하면 별도의 봉우리라고 인정할 만한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강원도 평창·홍천의 계방산(1,577m) 북쪽에 소계방산(1,490m)이 있어서인지 주된 산 옆의 작은 봉우리를 등산객들이 작은 산 또는 접두어 소(小)자를 붙여 산 이름을 짓는 경우가 더러 있지만 이는 그리 바람직하지는 않은 듯 합니다. 월등재에 도착하니 지나온 희야산까지의 거리가 5.0km라고 표기된 이정표가 나옵니다. 희야산을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거리가 5km라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이처럼 잘못 기록된 이정표는 그 후에도 여러 차례 목격했습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희야산까지는 겨우 1km이며 출발지인 노고치까지의 거리가 5km인 것입니다.

                                                                        잘 못 기재된 이정표

 

 

 

 

 

숫개봉 갈림길을 지나자 제대로 된 이정표가 보이네요. 희야산에서 출발해 2.54km걸었음을 알려줍니다. 헬기장에 오니 또 틀린 거리표기가 너옵니다. 조금 전에는 희야산 2.54km이던 것이 7.1km로 변해 있는데 이는 산행들머리인 노고치까지의 거리입니다. 이정표를 만드는 사람이나 이를 감독하는 사람들이 등산객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감안한다면 이런 엉터리 거리표기 이정표는 세우지 않았겠지요. 이곳은 선주산 갈림길인데, 반듯한 이정표만 믿고  실제로 선주산으로 갔던 등산객은 등산로가 희미하고 선주산 하산길에는 등산로 자체가 없어 매우 고생했다고 하므로 선주산 방향으로는 산행을 자제할 것을 권장합니다. 이곳 삼거리 헬기장에서 삼산까지는 400m입니다.

                                                     잘 못 기대된 이정표(희아산 거리표기 오류)

 

 제대로 된 이정표(희아산 거리표기 맞음)

 

 

헬기장 이정표(희아산 거리표기 오류)

 

 

 

헬기장을 내려오니 사거리 갈림길인데 여기 수곡임도(신)이라고 표기된 이정표는 매우 중요합니다. 필자는 선두그룹의 안내에 따라 삼산 정상에서 북쪽능선을 따라 계속 진행했는데 등산로에 잡목이 무성해 이를 헤쳐 가느라고 큰 고생을 했습니다. 나중에 듣기로 "수곡임도(신)"라는 이정표 방향으로 하산한 사람들은 하산길이 매우 편안했다고 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삼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은 일단 삼산에 올랐다가 이곳으로 되돌아와 수곡임도(신) 이정표에 의거 하산하기를 바랍니다.

 능선 안부 이정표

 

 

 

 

 

아무튼 필자는 삼산으로 오릅니다. 정상 직전 바위조망대에 서면 능선 좌측(서쪽)으로 시원한 조망이 터집니다. 바로 앞에 보이는 삼각형 모양의 뾰족한 봉우리가 선주산(572m)일 것입니다. 여기서 몇 걸음만 더가면 삼산(770m) 정상입니다. 정상의 이정목에 작은 글씨체로 적힌 삼산이라는 글자만이 이곳이 정상임을 알려줄 뿐입니다. 당국은 이정표와 긴 의자까지 놓아두는 정성으로 왜 반듯한 정상표석 하나 세우지 못했는지 참으로 서운합니다. 어떤 곳은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두 개의 표석을 설치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반면 이곳 구례군과 곡성군은 서로 양보심이 매우 강해 정상표지석 설치를 상대방에게 미루고 있을까요? 아무튼 동쪽으로 보이는 조망은 정말 빼어납니다. 그렇지만 이토록 많은 산중에서 필자가 그 이름을 분간할 수 있는 산이 하나도 없네요.  

 능선 서쪽의 조망(뾰족봉은 선주산으로 추정)

 

 

 

 삼산 정상 이정표

 

 

 

 

 

 정상의 북쪽 조망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북쪽능선으로 하산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등산로가 장난이 아닙니다. 길바닥에 산길은 보이지만 수목이 워낙 무성해서 이를 헤쳐 나가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아마도 이곳을 이용하는 등산객들이 거의 없는 듯 했습니다. 몇 개의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다가 안부에서 좌측으로 빠집니다. 삼거리 갈림길 같은 곳에도 이정표가 없군요. 조금 가노라니 침엽수림지대인데 길바닥의 길이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산악회 선두의 흔적을 발견하고는 아래로 내려오니 숲 사이로 길이 나타납니다. 드디어 하산길을 제대로 찾은 것입니다. 임도 입구의 희아산 9km 이정표는 희아산이 아니라 노고치까지의 거리입니다.    

 

 

 

 

 

 

 

이제부터는 임도(도로)를 따라갑니다. 임도 좌우로 펼쳐지는 풍광은 매우 좋습니다. 극심한 가뭄에도 고추밭에는 고추가 달리기 시작하는군요. 농부들이 고추를 키우느라 매우 고생한 듯 합니다. 넓은 산비탈을 점유한 전원주택이 부럽군요. 곡성군 목사동면 수곡리의 용바위체험 휴양마을에서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오늘 약 13km 산행에 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노고치에서 시작해 희아산을 거쳐 삼산까지의 등산로는 좋았지만 삼산에서 북쪽 수곡임도까지는 잡목으로 인해 걷기가 매우 힘들었습니다. 또 희아산 정상에서 삼산까지 이정표의 거리표기도 들쭉날쭉해 사람을 헷갈리게 만들었습니다. 삼산 정상에는 그 흔한 표지석 하나 없어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삼산에서의 멋진 조망은 힘은 들지만 산에 오른다는 진리를 일깨워 줄 정도로 멋졌습니다. 관할 행정기관에서 좀더 신경을 쓴다면 희아산-삼산 연계종주는 200대 명산에 걸맞은 등산코스가 될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7년 6월 13일 (화)
▲ 등산 코스 : 노고치-훈련봉-닭봉-희아산-월등재-헬기장 삼거리-삼산-수곡재-수곡임도(신)-용바위 농촌체험마을
▲ 산행 거리 : 12.8km
▲ 산행 시간 : 5시간
▲ 등산 안내 : 갤러리산악회 

 

 

 

 

☞ 글이 마음에 들면 아래 공감하트(♥)를 눌러 주세요!
(로그인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