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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암태면 소재 암태도는 섬 곳곳에 돌이 많이 흩어져 있을 뿐만 아니라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다 하여 지어진 이름이며, 최고봉은 승봉산(356m)입니다. 암태도는 목포에서 서쪽으로 28.5km 지점에 자리잡고 있는데 동쪽으로는 목포시의 유달산을 바라보고 있으며 북으로는 자은도가 있습니다. 그간 암태로로 가려면 목포에서 뱃길로 약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었지만 금년 4월 초순 천사대교의 개통으로 육지화가 된 섬입니다. 1924년 발생한 암태도 소작쟁의는 우리나라 소작쟁의의 효시로 이곳 소작인들은 고율 소작료 인하운동과 불납운동 과정에서 많은 농민이 구속되었다고 하는데 1998년 암태도 소작인 항쟁기념탑을 세워 이곳의 숭고한 소작인 항쟁을 기념하고 있습니다.

 

천사대교는 전남 신안군 소재 국도 제2호선에 있는 다리로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연륙교이며, 국내 최초 사장교와 현수교를 동시에 배치한 교량으로서 길이는 7.22km로 목포와 신안 앞바다의 명물입니다. 천사대교라는 명칭은 신안에 1004개의 섬이 있다는 지역적인 특성을 고려한 이름이라고 하는군요. 천사대교는 국내해상교량 중 인천대교(21.38km), 광안대교(7.42km), 서해대교(7.31km)에 이어 네 번째로 긴 다리로 국도에 세워진 가장 긴 다리입니다. 일부자료를 보면 천사대교의 총연장을 10.8km라고 표기하고 있으나 이는 국내 4번째 긴 다리라는 설명과 부합되지 아니합니다.

                                                                    천사대교 (자료 : 신안군청)

 

 

 

 

암태도 승봉산의 산행들머리는 암태면 단고리 소재 2번 국도변의 암태중학교입니다. 중학교 정문으로 들어가면 산행출발점을 알리는 아취가 있는데 산행들머리를 학교교정을 통과하게 조성한 것은 다소 이외로군요. 교정에서 바라보니 가야할 암태산의 능선이 바로 보입니다.

 암태중학교 정문

 

 

 암태중학교 뒤로 보이는 가야할 승봉산

 

 

승봉산 산행 출발점

 

 

 

 

산속으로 진입하니 상쾌한 공기가 폐부 깊숙이 스며듭니다. 완만한 능선길을 서서히 오르면서 우측으로 바라보면 신안 앞바다가, 좌측으로는 가야할 승봉산의 부드러운 능선이 길손의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듭니다. 중대본부 갈림길을 지나면 넓은 마당바위가 나오고 승봉산 정상을 2.2km 앞둔 시점부터는 등산로는 점점 오르막으로 변합니다.

 승봉산 능선

 

 

 마당바위

 

 

 

 

비록 해발도고는 300m급이지만 바닷가에서 오르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오르면서 뒤돌아보면 점점이 보이는 수많은 섬 사이로 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는데 시간적으로 간조(썰물)때여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바닷물보다는 갯벌이 훨씬 더 많아 보이는군요. 사실 무안을 비롯한 목포와 순천지방은 이런 갯벌로 인해 전국적으로 세발(細足)낙지가 유명합니다.

 

 

 

 

 

 

등산로에 걸려 있는 긴 로프지대를 지나면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기암을 만납니다. 사실 승봉산은 기암괴석의 산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기암이 많습니다. 호남지방에는 “기암괴석의 전시장”으로 불리는 산이 둘 있습니다. 하나는 덩치가 매우 큰 기암봉의 전시장인 영암 월출산이며, 다른 하나는 뾰족한 기암이 촘촘하게 솟은 장흥 천관산입니다. 그런데 이곳의 기암은 마치 정원수처럼 잘 다듬어진 모습을 하고 있어 마치 거대한 정원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처음 만난 기암

 

 

 

 

 

 

 

그간 잘 알려지지 않은 산임에도 등산로는 거의 완벽하게 조성되어 있군요. 앞에 보이는 기암봉을 오르며 뒤돌아보면 초록색의 농경지와 흐린 회색의 갯벌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멋진 풍경을 연출합니다. 능선길의 조망터에는 등산객들이 삼삼오오로 모여 앉자 간식을 먹으며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풍경을 즐기고 있습니다. 한창 피어나고 있는 화사한 철쭉을 보는 기쁨은 보너스입니다.

 

 

 

 

 

 

 

 

 

 

이제는 정상을 향하여 오를 차례입니다. 부드러운 능선길은 등산객의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주네요. 능선 좌우로 펼쳐지는 풍경이 정말 시원합니다. 바다에 점점이 떠 있는 섬들을 보며 무안지역에 1004개의 섬이 있음은 과장이 아님을 실감하면서 걷습니다. 그러다가 소위 만물상 바위라는 곳에 도착했는데 이곳은 기암이 밀집해 있는 장소입니다. 오가는 사람들로 인해 교통지체가 발생하는 중입니다.  저 멀리 동쪽 박달산 뒤로 천사대교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지만 흐린 날씨로 인해 분간이 잘 안됩니다. 

 

 

 

 

 

 

 

 

희미히게 보이는 천사대교

 

 

 

 

 

 

 

만물상 바위군을 뒤로하고 긴 로프가 걸려 있는 바위를 오르면 드디어 승봉산정상(356m)입니다. 사방팔방으로 보이는 것이라고는 섬뿐이로군요. 통신 중계탑이 있는 정상에 섰는데 욕지도가 보인다는 안내문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욕지도는 경남 통영에 있는 섬이거든요. 그런데 같은 이름의 섬이 이곳에도 있으니 순간적으로 착각했던 것입니다. 정상까지 오면서 많은 등산객들을 만났습니다. 신안 암태도는 오지 중의 오지인데 천사대교 개통으로 육지화되면서 찾는 사람이 18배나 증가했다는 보도가 생각납니다. 전국 각지에서 산악회 등산버스는 등산객들을 실어 나르느라고 매우 바쁘게 움직입니다.

 긴 로프구간

 

 

 뒤돌아본 지나온 능선

 

 

 승봉산 정상

 

 

 

 

 정상의 인파

 

 

 

 

이제 노만사 방면으로 하산합니다. 섬과 바다, 갯벌과 농경지가 보이는 풍경은 정말 평화롭습니다. 이런 곳에 서면 인간의 이기심도, 당리당략을 위한 정쟁도 매우 부질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사람은 결국 맨손으로 이 세상으로 왔다가 죽을 때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빈손으로 가야하거늘 좀 더 채우기 위해 아귀다툼을 벌이면서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게 무슨 소용이 있단 말입니까? 필자가 이런 감상에 젖는 것은 지난해 가을 가까운 가족 하나를 하늘나라로 보낸 충격에서 아직 헤어나지 못한 탓입니다.

 

 

 

 

 

 

가파른 바위절벽에는 반듯한 철제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어 안전한 하산을 보장합니다. 저 멀리 보이는 교량은 자은도와 암태도를 이어주는 은암대교 같은데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산할 방향으로 수곡저수지가 보입니다. 편안한 길을 걸으며 고도를 낮추면 수곡임도 갈림길입니다. 여기서 맞은편으로 오르면 큰봉산(223m)으로 이어지지만 시간관계상 좌측의 임도로 내려갑니다.

 

 

 

 

 

 은암대교(?)

 

 

 가야할 방향의 수곡저수지

 

 

 수곡임도(수곡고개)의 등산 안내도

 

 

 

 

 

수곡저수지에서 올려다 본 승봉산은 그저 평범한 산처럼 보지이만 그 속에 들어서면 곳곳에 기암괴석을 숨겨 놓았고 아름다운 바다풍경을 보여줍니다. 수곡마을에는 양파와 마늘재배가 한창이네요. 노만사 입구 수곡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해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노만사는 해남 대흥사의 말사(末寺)로 신안군에서는 가장 오래된 사찰(1873년 창건)이라고 하는데 큰봉산을 경유하지 아니하고 바로 하산하는 바람에 그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수곡저수지 뒤로 보이는 승봉산

 

 

 수곡마을

 

 

 마늘밭

 

 

 노만사 입구

 

 

 수곡리 버스 승강장

 

 

 

 

오늘 약 6km 산행에 2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예상보다 시간이 적게 걸린 것은 길이 매우 편안했기 때문입니다. 천사대교 개통으로 지명도가 점점 더 알려지면 앞으로는 더욱 많은 사람들이 암태도 승봉산을 찾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승봉산은 필자가 그간 사진으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멋진 산입니다.

 

 

《등산 개요》

 

▲ 일자 : 2019년 4월 28일 (일)

▲ 코스 : 암태중학교-승봉산-소곡임도갈림길-수곡저수지-수곡리 버스승강장(노만사 입구)

▲ 거리 : 5.8km

▲ 시간 : 2시간 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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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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