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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의 진산이라 불리는 소백산(1,440m)자락을 한 바퀴 감아 도는 소백산 자락길은 경북 영주시 및 봉화군, 충북 단양군, 강원도 영월군의 3도 4개시·군에 걸쳐져 있는 143km의 도보길(12개 자락)로 2009년-2012기간 중 개통했습니다. 이 길은 2011년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곳이기도 합니다.
소백산 자락길은 국립공원 구역이 많아 원시상태가 잘 보존되어 숲의 터널에서 삶의 허기를 치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돌돌 구르는 시냇물과 동행할 수 있습니다. 또한 소백산은 불교문화 유적의 대표적인 곳 중의 하나에 속해 있어 부석사를 비롯해 성혈사, 초암사, 비로사, 희방사, 구인사 등 불교유적지를 탐방할 수 있습니다.
6자락길은 “온달평강로맨스길”인데, 보발재를 출발해 온달산성과 온달관광지를 거쳐 영춘면사무소에 이르는 13.8km의 도보길입니다. 6자락은 고구려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전해져 오는 길입니다. 온달산성에 서면 굽이쳐 흐르는 남한강의 아름다운 물줄기가 시선을 사로잡으며 온달관광지에서는 드라마세트장과 온달전시관 및 온달동굴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6자락의 출발지는 단양군 가락면과 영춘면의 경계인 보발재(고드너미재)입니다. 보발재 정상 남쪽 100여 미터 지점에 소백산 자락길 6자락 관련 안내문이 잘 설치되어 있지요. 6자락 길은 여기서부터 지루할 만큼 임도로 계속 이어집니다. 이곳의 임도는 총거리가 무려 15.1km에 달하는데 우리는 이 중에서 약 10여 킬로미터를 걸을 예정입니다. 이곳의 해발고도는 거의 470m에 달하지만 양지바른 쪽이어서 그런지 길의 상태는 매우 좋습니다.
우리는 출발지에서부터 약 8km 지점에 있는 방터이정표를 따라 걷습니다. 우측 절개지 위로 보이는 산불감시초소를 지나면 좌측으로 멀리 산의 능선이 희미합니다. 이처럼 모든 풍경이 흡사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보이는 것은 매우 나쁜 미세먼지 때문입니다. 오늘은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상태가 “매우 나쁨” 또는 절대외출금지를 나타내는 “최악”단계입니다. 평소 이처럼 산악지형이 많은 내륙으로 오면 공기가 맑아졌지만 오늘은 예외여서 부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걸어야하니 약간의 오르막에도 숨이 답답합니다. 임도는 구절양장처럼 구부러지면서 점점 겸암산(향로봉 865m) 정상의 좌측인 서쪽으로 멀어집니다. 공중화장실을 지나자 임도의 서쪽 끝자락(해발 697m)인데 이런 곳은 이정표가 필요하지만 아무런 안내가 이 커다란 평상이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입니다.
이제부터 임도는 점점 동쪽으로 향하는데 응달지역이어서 잔설이 많이 남아 있는 눈길입니다. 임도차단시설이 있는 곳에 화장실이 있고 6자락인 온달평강로맨스길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온달지구와 방터 쪽으로 가는 길목에는 소나무 군락지가 많더군요. 하늘을 찌를 듯한 침엽수림이 보이는 곳의 하늘은 푸른색을 띠고 있지만 미세먼지는 여전히 매우 나쁨 수준입니다. 온달지구 노선 안내도를 지나자 임도에 가드레일을 설치해 놓았군요.
가드레일이 끝나는 지점이 바로 방터입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1.4km를 가면 소백산자연휴양림인데 우리는 온달관광지 4km 이정표를 따라 우측으로 갑니다. 대단위산림복합경영단지 종합안내도가 있는 곳에서 임도를 벗어나 온달산성을 향해 좌측의 숲으로 진입합니다. 숲길에는 온달평강로맨스길 정비사업을 한다는 현수막이 걸려 있네요. 편안하게 이어지던 숲길은 온달산성을 앞두고 급경사 오르막으로 변해 오늘 이곳을 찾은 이들을 탈진시킵니다.
그러나 예로부터 고진감래(苦盡甘來)라 하였으니 고생 끝에 낙이 온다는 말은 진리입니다. 온달산성에 올라서니 시야가 확 트여 그간의 피로가 말끔하게 가시는 기분이네요. 북쪽으로는 굽이치는 남한강 뒤로 단양과 영월의 경계에 위치한 태화산(1,027m)이 우뚝합니다. 그리고 동쪽으로는 소백산 줄기의 연봉들이 병풍을 두른 듯 서 있는 모습입니다.
온달산성(溫達山城)은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에 있는 삼국시대의 성곽으로 사적 제264호로 지정된 문화재입니다. 《삼국사기》의 기록에 의하면 고구려 평원왕의 사위 온달 장군이 신라가 침입해 오자 이 성을 쌓고 분전하다가 전사하였다고 합니다. 성의 둘레는 683m, 동쪽 높이는 6m, 남·북쪽 높이는 7∼8m, 서쪽 높이는 10m, 두께는 3∼4m입니다. 산성 아래 남한강 변을 따라 절벽이 있는데, 이곳에 석회암 동굴이 있습니다. 참고로 온달산성은 제2단양팔경으로 선정된 명소입니다.
온달 산성 안에는 둥근 강돌무더기가 있는데, 이는 학술조사과정에서 성벽안쪽에 발견된 석환(돌 폭탄)으로 당시 성을 방어하기 위해 남한강변에서 수거해 투석전(돌을 던지면 다투는 싸움)을 벌인 돌로 추청하고 있답니다. 이곳에는 보수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데, 우측 끝의 성문을 통과해 밖으로 나와 뒤돌아보면 성벽의 규모가 엄청나네요.
이제부터는 온달관광지로 하산할 차례입니다. 거리는 900m인데 돌계단을 지나면 나무테크길로 이어집니다. 중간에 보이는 정자는 사모정(思慕亭)이네요. 현판을 보기 전에는 온달정일 것이라고 짐작했는데 평강공주가 온달장군을 사모했다는 의미를 부여했나 봅니다. 온달관광지의 드라마 세트장 지붕을 보며 내려오면 온달평강 캐릭터가 방문객을 환영합니다.
단양군 영춘면 하리 소재 온달관광지는 고구려의 명장 온달장군과 평강공주의 전설을 테마로 조성한 관광지로 드라마세트장, 온달전시관, 온달동굴 등 명승지를 모아놓은 곳입니다. 관광지 앞에는 단양팔경을 사진으로 보여주는 동굴형식의 조형물이 있고 상가와 향토음식점, 그리고 이곳에서 촬영된 대표적인 드라마를 건축물 벽면에 게시해 놓고 있습니다. 온달관광지 안으로 들어가 드라마세트장, 온달전시관 등을 둘러보고는 밖으로 나옵니다.
온달관광지에서 595번 지방도로로 나와 북쪽으로 갑니다. 도로변에는 지구본 위에 부처님이 앉아 있는 조형물이 있는데 인근에 있는 대한불교천태종의 총본산인 구인사 영향으로 보여집니다. 온달산성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남천에 걸린 남천교를 지나면 온달산성에서 내려다보았던 남한강입니다. 도로 좌측에 있는 정자를 지나자 남한강에 반가운 진객이 보이는데 바로 백조(고니)입니다. 대충 세어보니 약 30마리는 되어 보이는군요. 길을 가면서 좌측으로 돌아보면 아까 지나왔던 온달산성이 아련하게 멀어져 있습니다.
소백산 빌리지 펜션 옆은 영춘교 삼거리인데 원래 목적지인 영춘면사무소로 가려면 직진해야하지만 산악회버스 주차편의를 위해 좌측의 영춘교를 건너갑니다. 영춘교에서 바라본 남한강은 유장하게 흐르네요. 좌측의 영춘생활체육센터 주차장에서 트레킹을 마무리합니다.
오늘 약 15km를 걷는데 4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는 온달관광지 관람시간 45분을 포함한 것입니다. 원래 거리는 약 14km이지만 온달관광지를 관람하느라 1km를 더 걸은 셈이네요. 소백산 6자락은 임도로 긴 거리(10km)를 걸어야했기에 매우 무미건조했지만 온달산성에 올라 시원한 조망을 만끽하였고 온달관광지를 답사하면서 고구려 역사, 바보온달과 평강공주의 사랑이야기를 되새겨 본 뜻 깊은 트레킹이었습니다.
《소백산 6자락 개요》
▲ 일자 : 2022년 2월 12일 (토)
▲ 코스 : 보발재-임도서쪽끝자락-방터-온달산성입구-온달산성-온달관광지-남촌교-영춘교-영춘생활체육센터 주차장
▲ 거리 : 14.7km
▲ 시간 : 4시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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