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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싸움으로 유명한 경북 청도는 감의 집산지이다. 청도는 영동이나 상주처럼 이 감으로 곶감을 만드는 대신 감 말랭이와 감 와인을 만든다.

청도군 소재 선의산(756m)과 용각산(697m) 산행을 마치고 매전면 두곡리 마을회관으로 하산해 등산버스에 오르니 청도 감 말랭이를 소개하는 전단지가 버스좌석마다 놓여 있다. 청도반시 감말랭이는 감 껍질을 깎아 3-4조각으로 자른 후 맑은 공기와 햇빛에 건조, 숙성한 청도의 특산품이다.  

 두곡리 마을회관


사람들은 바로 마을회관에서 이를 판매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나중에 전단지를 보고 마음에 들면 택배주문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실망했다.

마침 현지 농민 한 분이 이토록 한적한 곳에 어찌 왔는지 신기해한다. 이 분은 성격이 매우 쾌활하고 목소리가 상당히 크다. 등산객들이 감 말랭이를 판매하려면 지금 당장 상품을 가지고 와야지 그냥 가버리면 나중에 잊어버린다고 말했다. 이 농민은 생산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10분만 기다리라고 한다.

상품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중에 등산객 한 명이 농담 비슷하게 말했다. 감 말랭이가 빨리 와야 먹어보고 농약이 얼마나 들어 있는 지 알게 아니냐고. 이 말을 들은 농민은 정색을 했다.

『당신네들이 서울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살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식으로 말을 하면 농민들 가슴에 못을 박는 일이다. 세상의 농산물 중 잔류농약 없는 농산물이 어디에 있나. 도시사람들은 농민들이 생산한 제품을 믿고 구입해 주는 것이 농민을 위한 길이다. 촛불집회다 뭐다 해서 떠들어도 농민에게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농민들 가슴에 못을 박는 말이나 행동은 하지 말라.』 

그는 볼일이 있으면 마을 아무 집이나 들어가서 일을 보라고 했다. 왜냐하면 가옥의 대부분이 비어 있기 때문이란다. 젊은이는 모두 도시로 나가고 마을에는 어른들만 있어 집의 대부분이 빈집이라고 한다.


농촌마을 풍경


그래서인지 감나무가 많은 마을 곳곳에는 감이 그대로 달린 채 시커멓게 얼어있다. 흔히 감나무 수확을 하면서 까치 밥으로 몇 개를 남겨두는 게 관습이지만 이곳에는 감나무를 통채로 수확하지 않은 채 방치해 두었다. 이게 모두 일손이 부족해서이다.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감나무


도시에는 실업자가 넘치는데 시골에는 일손이 없어 과일나무를 수확하지도 못하는 농촌의 현실이 너무나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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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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