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계절의 여왕인 5월입니다. 5월은 축제의 달이기도 합니다. 지방자치단체제도시행이후 가장 달라진 점은 선거로 당선된 단체장들이 주민의 복지를 위해 신경을 많이 쓴다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주변의 길을 정비하여 걷기 좋은 고장으로 만드는 붐이 일어나고 있고, 각 지방마다 축제를 준비하느라고 매우 분주합니다. 그런데 이런 축제를 기획하고 준비·운영하는 과정에서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분야가 교통대책 특히 대중교통이용자에 대한 배려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점을 소홀히 하는 경우를 직접 경험하였는데, 이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 축제한다고 노선버스(대중교통)의 출입을 막은 용인시의 사례
제5회 용인봄꽃축제(2011.5.4∼5.8)가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소재 <용인농촌 테마파크>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글쓴이는 5월 8일(일요일) 방문하였는데, 어버이날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날은 무료입장(입장료 3,000원)이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정말 잘 가꾸어진 정원 같은 곳에 여러 가지 행사가 진행 중이었고, 방문객들은 저마다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글쓴이는 승용차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였습니다. 휘발유 값이 비쌀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 휴일 교통체증은 정말 짜증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지하철 강남 역에서 5001번(5001-1은 아님)버스로 용인터미널까지 이동하여 마을버스(16번, 10-4번도 가능)로 갈아타고 테마파크 정문에서 내렸습니다(12:30). 버스기사에게 나중에 용인으로 가는 버스는 어디서 타느냐고 물어보니 그는 무질서한 주차 때문에 버스가 들어올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일단 들어온 마을버스가 나중에 다시 들어올 수 없다면 대중교통이용자는 어쩌란 말입니까? 설마 그럴 리는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는 공원으로 입장하여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후 15:30분 경 정문으로 나와 교통정리하는 분에게 마을버스 탑승위치를 물었는데, 그는 마을버스가 들어오지 않으니 저기 셔틀버스를 타라고 합니다. 약 50m전방에 관광버스 한 대가 사람들을 태우고 있기에 급히 버스에 올라 운전기사에게 용인으로 가느냐고 물으니 이 버스는 용인이 아니라 주차장으로 간다는 것입니다. 난 셔틀버스라기에 당연히 용인까지 운행하는 것으로 생각했거든요.
깜짝 놀란 나는 다시 교통정리원에게 돌아와 저 버스는 용인까지 안 간다고 말하자 그는 저 셔틀버스는 주차장까지 순환하므로 저걸 타고 가다가 "원삼"에서 내리면 용인으로 가는 마을버스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이러는 사이 버스가 떠나고 다음 버스를 기다립니다. 한참을 기다리니 버스가 왔습니다. 무조건 올라타고는 일부러 맨 앞자리에 앉습니다. 버스가 출발하여 조금 가니 마을이 나타나는데, 차창 밖으로 정차중인 마을버스가 보입니다. 그런데 버스운전사는 그냥 달립니다.
글쓴이가 내리겠다고 말하자 운전사는 이 버스는 여기서 정차하지 않는다면서 어디까지 가느냐고 묻습니다. 나는 "원삼"까지 간다고 대답합니다. 솔직히 여기는 초행길이라 이곳이 원삼인지의 여부는 잘 모르겠지만 아까 교통정리원의 말이 생각나서 그리 말했습니다. 운전사는 왜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버스를 탔느냐고 핀잔을 줍니다. 이 버스는 행사장과 승용차주차장 왕복하는 버스라면서 마지못해 버스를 세워줍니다. 나는 급히 버스를 내리며 죄송하다고 사과했지만 사람들의 시선이 뒤통수에 내리 꽂히는 듯 하여 매우 창피했습니다. 교통정리원의 말을 들은 게 무슨 잘못인가요?
이제 당국자의 실수 두 가지를 지적하렵니다. 먼저 아무리 차량이 많이 몰렸더라도 도로의 주차정리를 잘하여 대중교통인 버스의 출입을 막는 사례는 없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 만일 부득이한 사유로 버스의 출입을 막았을 경우 적어도 버스이용자가 불편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귀가할 수 있도록 연계교통편을 잘 알선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록 셔틀버스가 행사장과 주차장간을 기계적으로 왕복할지라도 관계자가 셔틀버스 운전기사에게 마을버스 정차장인 원삼에서도 한번 정차하라고 지시만 하였어도 글쓴이처럼 곤혹스럽고 창피를 당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에너지절약과 교통난 완화를 위한 대중교통의 이용촉진은 구호로만 외쳐서는 아니 됩니다. 일선 현장에서 잘 지켜져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고속도로 진출로에 불법 주차시킨 산청군의 사례
지난 어린이날(5.5) 경남 합천 소재 감암산과 부암산으로 산행을 떠났습니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가 산청IC를 빠져나갔는데 톨게이트를 앞두고 차량들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한적한 시골의 톨게이트라 이토록 막히는 것은 대형사고가 아니면 없는 일입니다. 굼벵이걸음으로 움직이던 버스가 겨우 톨게이트를 빠져 나오자 가로등 주(柱)에 나부끼는 깃발을 보니 <산청한방약초축제>(2011.5.4-5.11)와 또 다른 축제를 개최중입니다. 도로 좌측에 큰 주차장과 행사장이 보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무질서한 도로변 노상주차입니다. 일반적으로 고속도로 진출입로는 편도 2차선, 왕복 4차선입니다. 그런데 밀려드는 차량을 임시주차장에서 모두 수용할 수 없었는지 진출입 도로 양쪽의 차선이 주차장으로 변해 있습니다. 이로 인해 편도 2차선 도로가 1차선 도로로 변한 것입니다. 행사에 온 차량들이 저 앞쪽 사거리에서 좌회전 신호를 받아 기다리고 있으니 직진차량과 우회전 차량까지 움직일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버스운전기사가 주차정리요원에게 "무슨 행사를 이 따위로 하느냐" 큰 소리를 질렀는데, 이런 욕을 들을 만 합니다.
산청한방약초축제 안내서(청색부분이 고속도로 메인 진출입로)
톨게이트 인근에서 축제를 하려면 사전에 충분히 주차장을 마련하던지 아니면 적어도 고속도로 진출입로를 임시주차장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없어야 할 것입니다. 이로 인해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이 구간을 통과하는 모든 자동차들이 피해를 당했습니다. 우리는 관할지차체의 지각없는 행위로 말미암아 여기서 20분 이상 시간이 지체되어 그 이후의 일정을 매우 서둘러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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