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지방자치제 시행이후 전국적으로 올레길, 둘레길이란 이름으로 보행로를 조성해 걷기열풍이 번지고 있습니다. 걷기는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에 이런 열풍은 국민건강을 위해서도 매우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충남의 태안에서도 "솔향기길"이라는 이름의 생태문화탐방로를 조성하여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는데요. 그 캐치 프레이저(catch phrase)를 보면 "태안절경 천삼백리 솔향기길"입니다. 그렇지만 태안의 1천3백리에 전부 길을 조성한 게 아니라 1백리 남짓한 42.5km의 거리에 4개의 코스를 마련했습니다.

솔향기길의 제1코스는 만대항에서 꾸지나무골 해수욕장까지 10.2km 구간입니다. 이 길은 이지역 출신 차윤천 선생의 땀과 노력에 의해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태안해안은 2007년 12월 하베이스피리트 호 유조선과 삼성중공업 크레인 바지선의 충돌로 인해 원유가 누출되어 기름으로 범벅이 되었지요. 이 때 전국에서 연인원 120여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기름제거 작업에 참여해 해안을 원상 복구한 사실은 세계적으로도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쾌거였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접근하기 곤란한 바닷가로 자원봉사자들이 출입하기가 어려워지자 차윤천 선생은 생업을 뿌리치고 이곳으로 달려와 직접 앙뗑이(가파른 곳)에서 해안으로 접근하는 임시 통로를 개설하였고, 그 후 이 산책길을 완성하였다고 합니다. 한 사람의 의지와 열정이 이런 명품코스를 탄생시켰군요. 제1코스에는 삼형제바위, 여섬, 용난굴 같은 명소가 많으며 시종일관 솔 냄새가 솔솔 풍기는 향기로운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제1코스의 시작점은 소박한 만대항입니다. 태안반도의 제일 북쪽 끝에 위치한 만대항은 충남 태안군 이원면 내리에 있는 지방어항이데, 그 이름의 유래가 재미있습니다. 『조선시대 한 스님이 하산해 인가가 없는 곳을 찾아 헤매다보니 파란 물이 넘실대는 바다뿐이었다. 스님은 아까는 분명 땅이었다고 한탄하며 가다가 말아 "가다가 만데"라고 하여 땅끝 만대라고 불렀다.』

포구에는 몇 척의 배가 정박해 있고 벌써 소문을 듣고 탐방객을 실어온 관광버스 두 대도 보입니다. 공중화장실 옆 횟집에서는 주민들이 한창 김장을 담그느라고 매우 분주합니다. 해변에는 고기를 잡는 어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네요. 입구에 세워진 솔향기길 코스 안내도는 북쪽이 아닌 서쪽이 위로 가도록 만들어져 있어 방향을 잡기가 헷갈립니다.

 만대항

 솔향기길 코스안내지도

 


포구에서 트레킹 코스로 오르는 입구는 매우 가파릅니다. 그런데 이토록 가파른 길은 군데군데 이어지고 또 오르내림도 심해 그냥 솔향기 길이라는 이름만 믿고 운동화를 신고 왔다가는 큰 코 다칠 것입니다. 비록 이 주변의 최고봉인 후망산(103m)은 해발고도가 100m 정도에 불과하지만 제1코스는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거닐 수 있는 산책로가 아님을 미리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입구의 오르막




산으로 들어섰다가 해변으로 내려서면 삼형제바위입니다. 이는 바위 3개가 붙어 있어 보는 위치에 따라 1개에서 3개로 보인다고 하여 의좋은 삼형제를 표현하고 있답니다. 그러나 능선을 통과하면서 이 바위를 잘 볼 수 있는 조망처가 없는 것은 무척 아쉽습니다.

 삼형제바위


 



 
바다가 보이는 곳에 빗자루를 든 목각인형의 코와 아랫도리에 새빨간 고추조형물을 달아 놓아 웃음을 자아내는군요. 나무등걸로 만든 통나무의자에 그림을 그려둔 모습도 보기 좋습니다. 입성끝전망대를 지나면 바다 속에 붉은 색상의 수인등표등대가 보입니다. 이 등대는 바다 속 암초로 인해 발생하는 해난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했습니다.

 코와 아랫도리의 고추형상

 그림이 있는 통나무 의자

 수인등표등대



 
제법 가파른 길을 오르면 정자가 있는 당봉전망대입니다. 이곳에서는 북동쪽으로 서산 황금산(130m)의 해안이 바라다 보입니다. 황금산은 바닷가의 코끼리바위가 유명한 명소입니다. 능선과 바닷가 길이 계속 반복됩니다. 헤먹쟁이, 칼바위, 큰노루금, 가마봉을 지나가면 여섬이 보입니다.

 당봉 전망대



 
여섬은 옛날 선인들이 섬 이름을 지을 때 나머지 섬이라고 하여 남을 여(餘)자를 사용하여 여섬이라 이름지었는데, 실제로 오늘날 이원방조제 간척지로 인해 인근의 섬이 모두 없어졌지만 이 여섬만 유일하게 남았다고 합니다. 새삼스럽게 선인들의 예지력에 감탄을 하게됩니다. 밀물 때는 여섬으로 건너 갈 수가 있다고 하지만 지금은 바닷물이 가득하군요. 바닷가의 암석과 여섬의 경치가 일품입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일몰도 장관이라고 합니다. 


 

 여섬


 


 


 


 


 


여섬을 뒤로하고 돌앙뎅이와 지레너머를 지나면 펜션단지입니다. 한 여름 피서객을 위한 숙박시설인 듯 하군요. 중막골해변과 꾀깔섬 이정표를 지나자  "펜션 블루라군"입니다. 여기서 용난굴을 가기 위해 바닷가로 들어갔는데 마지막 위험한 바위를 오르던 사람들이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며 되돌아 내려옵니다. 밀물로 인해 물이 많아 길이 끊겠다는 것입니다.


125
128 길 없는 길(밀물로 인함)


 

 길 없는 길(밀물로 인함)

 펜션 블루라군


 

펜션 블루라군 뒤를 돌아 큰길로 나가자 용난굴로 가는 이정표가 있습니다. 용난굴은 옛날 용이 나와 승천한 굴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굴속으로 약 18m 들어가면 두 개의 굴에 용이 있던 자리가 있고, 곰바위와 거북바위가 같이 있다는 명소이지만 역시 밀물로 인해 접근이 곤란하여 약 20m전방에서 굴의 입구만 확인하고 발길을 돌립니다.

                                                                                      용난굴


 용난굴 가는 길 

 물에 잠긴 용난굴



 
샛별수산에서 깔딱 오르막과 와랑창을 지나면 큰어리골의 자드락펜션입니다. 자그마한 인공호수가 있는 펜션에서 잠시 쉬었다가 도투매기를 지나면 꾸지나무 해수욕장입니다. 이곳은 백사장의 길이가 약 200m에 불과하지만 소나무 숲과 어우러진 멋진 해수욕장입니다. 맞은 편에는 태안화력발전소가 보이는군요. 해수욕장에는 경기대 수련원이 있습니다.


 

 자드락펜션


 

 해수욕장 

 

예로부터 이 지역에는 고유한 사투리가 있는 듯 합니다. 지나온 길의 이정표에는 무슨 말인지 뜻을 도저히 새길 수 없는 헤먹쟁이, 돌앙뎅이, 꾀깔섬, 와랑창, 도투매기 같은 이름을 목격했습니다. 이게 고유명사인 지명이라면 어쩔 수 없지만 그래도 타지역 사람들도 알 수 있는 다른 용어가 있을 경우 괄호로 표기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당봉전망대의 해설판에 "앙떵이(가파른 곳)"를 표기한 것은 좋은 예입니다. 솔향기길 제1코스는 정말 멋진 트레킹 코스입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나머지 2∼4코스도 답사하고 싶습니다.


 

《트레킹 개요》

▲ 일자 : 2011년 11월 22일 (화)
▲ 코스 : 만대항-삼형제바위-당봉전망대-여섬-용난굴-자드락펜션-꾸지나무 해수욕장
▲ 거리 : 10.2km
▲ 소요시간 : 4시간 15분 (널널한 도보)
▲ 안내 : 개미여행사 

                                                                             제1코스 안내지도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