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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월대에서 바라본 조망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취적봉( 吹笛峰, 728m)은 멀리서 보면 마치 동자가 피리를 불고 있는 모습이라고 해 붙여진 이름이지만, 조선시대 연산군의 네 아들이 이곳으로 유배를 와 초근목피로 생활하다가 중종에 의해 사약을 받고 죽기 전까지 이들이 매일 피리를 불고 지나다녔다는 애처로운 전설을 지니고 있는 산입니다.

그런데 이 취적봉이 덕산기계곡과 함께 지금처럼 널리 알려진 것은 KBS 해피선데이에서 1박2일을 방영한 이후라고 하는군요. 덕산기계곡은 취적봉의 북쪽에 위치한 오지의 계곡으로서 청정한 자연을 자랑한다고 합니다.

정선에서 424번 지방도로를 타고 동쪽 화암동굴방향으로 진행하면 오늘의 산행들머리인 석공예단지입니다. 석공예품전시판매장 뒤로 가야할 취적봉이 보입니다. 이곳을 덕우삼거리라고도 부르는 듯 합니다. 어천에 놓인 하돌목교를 건너자 우측으로 취적봉 1.3km 이정표가 나옵니다. 어천을 따라 제방도로를 조금 걸어가면 좌측의 밭으로 등산로가 이어집니다. 고추와 옥수수 등이 잘 자라고 있군요.

 

 석공예단지 뒤로 보이는 취적봉

 하돌목교

 수려한 어천

 이정표

 밭 사이로 난 등산로 



소나무 숲 속으로 들어서니 찜통 같은 더위에도 불구하고 시원함을 느낍니다. 묘지군락지를 지나 점점 고도를 높이면 조망대인데 약간 엉성하기는 하지만 한반도지형 같은 모습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좀더 오르면 사모바위인데 이 암봉은 우측으로 우회합니다. 등산로가 매우 가파르고 또 지반의 바닥도 단단하지 못한 듯하여 상당히 조심해야 하는 구간입니다. 다시 나타난 조망대에서 바라본 한반도지형은 고도가 더 높아져서인지 아까보다는 보기가 좋습니다.

 소나무 숲


 

 한반도지형 모습

 한반도지형

   

능선 삼거리 바로 이웃은 취적봉(728m)입니다. 날씨만 좋으면 환상적인 조망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어 시계가 흐릿한 게 흠입니다. 사실 이 정도의 날씨도 오히려 감사해야 합니다. 서울을 출발해 이곳 정선으로 오는 동안 엄청나게 많은 비가 내렸기 때문입니다. 정선에는 비 예보가 없어 산행에 참여했거든요.

 능선 삼거리 이정표


 


 

 정상에서 바라본 조망

 덕산기계곡 방향 

 

오늘 산악회에서는 취적봉에서 동쪽의 강릉유씨묘로 갔다가 북쪽의 경사면을 타고 하산해 덕산기계곡을 만나 계곡트레킹을 하는 것으로 계획하였습니다. 그런데 등반대장이 계곡트레킹 설명을 하며 계곡에 물이 많아 발목이 빠지는 것은 기본이고 때로는 무릎 또는 가슴까지 물에 빠진다고 했습니다. 솔직히 글쓴이는 등산화를 물에 적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큰 카메라를 메고 다니기 때문에 만약 넘어질 경우 배낭과 카메라가 물에 젖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계곡 트레킹은 취향에 맞지 아니합니다.

마침 일행 중에서 등선삼거리에서 바로 북쪽 덕산기계곡(제월대와 낙모암 방면)으로 하산하는 게 볼거리도 많다는 산객이 있어 함께 이쪽으로 하산합니다. 처음에는 등산로가 희미하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그것은 기우였습니다. 아마도 덕산기계곡 트레킹이 알려지기 전까지는 이 길이 취적봉의 주 등산로였던 것으로 판단됩니다. 반선정이라는 이정표를 따라 내려섭니다. 나중에 기암절벽을 따라 이어진 등산로에는 위험을 알리는 경고문이 보여 마음가짐을 새롭게 합니다.


 

 


조망이 터지는 곳에서 바라본 산과 강의 풍경이 한 폭의 그림입니다.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다가 다행이 그치고 이후로 비는 내리지 않았습니다. 비가 내린 풍경이 약간 애매합니다. 좀더 비가 많이 내렸더라면 환상적인 안개구름을 볼 수 있었을 테니까요. 반면 차라리 비가 내리지 않았더라면 맑은 풍경을 감상했을 것입니다.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제월대의 암벽은 정말 경이롭습니다. 제월대는 달이 암봉 사이로 넘나들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군요. 절벽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오금이 저립니다. 앞으로 이곳을 찾는 등산객이 많을 경우 단순히 낭떠러지 경고안내문만 붙일 게 아니라 안전철책도 설치해야 할 것으로 보여집니다.


 


 

 뒤돌아본 제월대


 

여기서 계곡 맞은 편으로 보이는 암봉은 낙모암인데, 제월대와 함께 덕우8경으로 지정된 명소입니다. 암벽아래에 텐트를 치고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의 모습이 더 없이 행복해 보입니다. 드디어 덕산기계곡으로 내려섰습니다. 여기(덕산1교)서 계곡을 따라 좌측으로 돌아가면 반선정으로 가지만 우리는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여탄마을회관까지 가야 합니다.

 낙모암

 덕산1교 마을




덕산기계곡의 물은 정말 거울처럼 맑고 깨끗합니다. 이쪽으로 하산한 일행(5명)은 계곡에 배낭을 내려놓고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합니다. 깨끗한 물에 땀을 씻고 싶지만 약 1km를 더 걸어야 하기에 날머리에서 씻기로 하고 걸어 겁니다.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 무척 지루합니다. 그런데 여탄리의 물은 위쪽 계곡 정비공사로 인해 물이 뿌옇습니다. 아까 덕산기계곡에서 씻지 않은 게 실수였네요. 그래도 다른 일행에 비해서는 행운아들입니다. 덕산기계곡 트레킹을 하려고 계획했던 사람들은 계곡에 물이 전혀 없어 계곡 트레킹 대신 인근 도로로 5km 정도 걸었다는 것입니다.


 


 

 콩밭

 뒤돌아본 취적봉 능선

 고추밭

 여탄마을회관(경노당)



나중에 알고 보니 덕산기계곡은 전형적인 갈천이라 여름 한철 우기에만 물이 있을 뿐 사계절 말라 있다는 것입니다. 금년 여름 유난히도 중부지방에 비가 많이 내려 누구도 덕산기계곡이 말랐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한 것이지요. 현지 주민에 의하면 지난번 일시적으로 200mm의 비가 내렸지만 그 후로 가뭄이 계속되어 계곡이 말랐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아까 우리가 하산한 낙모암은 덕산기계곡의 입구라서 비교적 물이 많았던 것으로 보여집니다.

큰 기대를 하고 답사했던 취적봉과 덕산기계곡! 비록 덕산기계곡의 트레킹은 하지 못했지만 취적봉 정상을 거쳐 덕우8경인 제월대와 낙모암을 바라보며 매우 뜻 깊은 산행을 했습니다. 산행은 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산꾼들에게는 겨우 땀을 흘리다 말았으니 별 볼일 없는 산행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찜통더위에 장시간 무리한 산행은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번 우리나라 베테랑 산악인들이 일본 알프스에서 당한 안타까운 사고소식(3명 사망)은 모든 산악인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합니다. 앞으로 덕산기계곡을 찾는 등산객들은 계곡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계곡의 특성을 사전에 잘 알고 떠나야 할 것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8월 10일 (토)
▲ 등산 코스 : 석공예단지(덕우삼거리)-하돌목교-사모바위-능선삼거리갈림길(취적봉)-북쪽능선-제월대
                    -낙모암 조망대-덕산1교-여탄마을회관

▲ 산행 시간 : 2시간 50분
▲ 등산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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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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