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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소재 문형산(文衡山, 497m)은 고려말 대제학을 지낸 이가 이곳에 들러 쉬면서 경치가 아름다워 <문형산>이라 부르자 마을이름까지 덩달아 <문형리>가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문형(文衡)이란 고려와 조선시대 대제학(大提學)의 별칭으로 학자들에게 가장 품격 높은 벼슬입니다. 비록 정2품에 해당하는 관직이기는 했으나 정승 부럽지 않은 벼슬이었고 한번 오르면 죽을 때까지 명예가 지켜지는 그런 자리가 바로 대제학이었습니다.

 문형산 정상에서 바라본 북동쪽 조망



대제학의 산이란 멋진 산 이름을 가진 문형산이지만 등산지도도 잘 알려지지 않아 인터넷 서핑을 한 후 고용노동연수원 입구에서 산행을 시작해 광명초교로 하산하기로 작심했습니다. 분당선 서현역 2번 출구에서 17번 버스를 타고 분당시가지를 통과해 광명초교를 지나 고용노동연수원 입구 정류소에서 하차했습니다. 횡단보도를 건너 연수원 이정표(연수원까지 2.3km)를 따라 안으로 들어갑니다. 굴다리를 지나자 도로 양쪽으로 각종 공장이 즐비하군요. 공장 특유의 매캐한 냄새가 코를 자극합니다. 이곳 광주에 이토록 많은 공장이 있으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민가의 뜰에는 고추가 붉게 마르고 있네요. 고추사진을 찍고 돌아서니 주인 아낙이 빙그레 미소짓습니다.

 연수원 입구의 굴다리


 


 


 

 공장의 모습

  

공장지대가 끝나고 숲이 시작되더니 드디어 연수원 정문입니다. 우측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용화선원이 있어 한 바퀴 둘러보고는 등산로로 진입합니다. 여기서부터 문형산까지의 거리가 1.7km로군요. 안으로 들어가는 계곡에는 나무 데크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숲 속으로 접어들어 조금 오르니 약수터가 보이는데, 물이 거의 마른 듯하여 그냥 지나칩니다. 능선에 도착하여 좌측으로 오릅니다. 연수원 측에서 이정표를 잘 조성해 놓았는데 다만 거리표시는 신뢰성이 떨어집니다.

 연수원 정문

용화선원

 등산로 입구


 

 데크길


 


 


 


문형산 정상(497m)에는 바위 앞에 정상표석이 세워져 있네요. 북쪽으로 멋진 조망이 타집니다. 눈 아래 강남300CC 너머 멀리 북한산과 도봉산 그리고 수락산의 암봉과 스카이라인이 보일 정도로 시계(視界)가 맑습니다. 북동쪽으로도 수많은 산들이 펼쳐지는군요. 남쪽으로는 방금 지나온 연수원 입구가 내려다보이지만 사진으로는 희미합니다. 남한산성 남쪽의 여러 산들(검단산, 망덕봉, 두리봉, 영장산, 불곡산 등)을 홀로 답사하면서 한번도 조망을 하지 못했는데 전혀 예상치 않은 문형산에서 북한산과 도봉산을 바라본 것은 무한감동입니다.


 


 

 강남300cc 너머 보이는 서울시내

 아스라이 보이는 북한산과 도봉산의 스카이라인


 


 


이제 광명초교로 하산할 차례입니다. 부엉이바위 700m 이정표를 따라 서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쉼터인 정자를 지나니 돌탑 옆에 일출단이라는 표석이 있는데, 여기서는 동남쪽의 조망이 시원스레 펼쳐집니다. 동쪽으로는 양평의 용문산과 백운봉의 모습이 우뚝하군요.


 


 


일출단을 뒤로하고 헬기장을 지나 부엉이바위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본관가는길 500m, 문형산 정상 550m, 능평리가는 길" 이정표에서 조금 더가니 "연수원가는 길 300m, 문형상 정상 600m, 부엉바위 30m, 문형리가는 길" 이정표가 나옵니다. 여기서 아래쪽 30m 지점이 부엉이 바위입니다. 바위 위에서 아래로 바라보아 부엉이는 찾지 못하였지만 멋진 조망터입니다. 바로 눈 아래 고용노동연수원의 건축물과 넓은 운동장이 보이고 아까 지나온 공장지대로 매우 잘 보입니다.


 

 광명초교로 가기 위해서는 능평리 가는 길로 빠져야 하는데 이를 놓쳤음

 부엉이 바위 직전 이정표(문형리 가는 길로 잘못 빠져 산행시간 단축)

  

조금 전 정상에서 만난 등산객은 부엉이 바위가 좋으냐는 나의 질문에 바위 위 노송이 멋있다고 말했는데, 노송보다는 조망이 일품입니다. 문형산을 찾은 이들은 반드시 부엉이 바위는 답사하기 바랍니다. 그런데 그만 하산길에서 실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아까 등산객은 광명초교를 가려면 부엉이 바위에 도착하기 전에 우측으로 빠져 계속가면 된다고 하였습니다. 위 사람은 분명 "능평리 가는 길"로 가라고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글쓴이는 부엉이 바위 30m 이정표로 되돌아와 "문형리 가는 길"로 가고 만 것입니다. 여기서의 이정표는 우측이 아니라 직진이어서 한참 가다가 잘 못 된 것임을 알았지만 되돌아올 수도 없어 그만 계속 다른 길로 빠진 것입니다.

 부엉이바위에서 바라본 고용노동연수원

 

 

"문형리 가는 길"로 빠져 큰길을 따라 가니 좌측으로 고용노동연수원이 보입니다. 광명초교는 연수원과는 매우 멀리 떨어진 서쪽에 위치하고 있기에 이쪽으로 가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하는 수 없이 지나간 길을 약 200m 정도 되돌아와 능선에서 우측의 좁은 길로 들어서 봉우리를 우회했지만 외길인 산길은 서쪽으로 연결되는 대신 남쪽으로 이어집니다. 송전철탑을 지나 우측을 보니 시안가족추모공원(시안공원묘지)입니다. 묘지로 내려가지 아니하고 등산로를 따라 내려오니 공원묘지입구입니다. 오른쪽으로 조금 걸어가니 문형교차로(지도상의 문형교차로는 오전에 하차한 연수원입구 다음 길림길로 표시되어 있어 오류로 보임) 이정표가 보이고 우측의 버스정류소에서 17번 버스(매우 자주 운행)에 올라 서현역으로 갑니다. 

 여기서 좌측으로 내려갔다 되돌아와 우측으로 감

 시안공원묘지

 공원묘지 입구

 문형교차로 이정표  



오늘 산행에 3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길을 제대로 찾아 광명초교로 하산했으면 좋았을 것을 매우 아쉽습니다. 문제는 이정표인데요. 고용노동연수원을 벗어난 지점에서는 단 하나의 이정표도 만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태재고개와 이웃한 광명초교는 문형산으로 오르는 매우 주요한 들머리이자 날머리인데, 연수원 측이 제작한 이정표에는 이쪽 방향이 표기되지 않아 외지 방문객은 능평리와 문형리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현지의 행정관청과 산악회동호회에서는 외래방문객을 위한 배려를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9월 4일 (수)
▲ 등산 코스 : 고용노동연수원입구-굴다리-연수원정문(용화선원)-약수터-능선 갈림길-문형산-정자-일출단
                    -부엉이바위-시안추모공원-문형교차로 버스정류소 

▲ 소요 시간 :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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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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