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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설희 역의 서하준                                박지영 역의 정주연

오로라(전소민 분)-황마마(오창석 분) 러브라인이 오락가락하던 시기에 오로라의 매니저로 혜성같이 등장한 설설희(서하준 분)는 많은 시청자들(특히 여성)의 절대적인 성원을 받으며 인기를 독차지하였고, 급기야 설설희와 오로라가 맺어지기를 열렬히 바랐습니다. 이를 두고 어떤 이는 중간에 투입된 조연 설설희가 남자주인공 황마마를 제치고 여자주인공인 오로라와 결혼해 드라마 사상 최초로 조연혁명을 이룰지 모른다는 글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한 희망사항일 뿐 드라마구도 상 실현될 수 없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오로라-황마마 커플의 성공은 처음부터 예정된 수순이기 때문입니다.

오로라는 황마마 누나들의 극심한 반대로 마마를 더 이상 사귈 수 없게 되자 설설희에게 "힘들 때 오빠가 옆에 있어 주어서 고맙다"며 곧 결혼할 것처럼 행동했습니다. 그러다가 마마의 누나들이 로라의 집으로 쳐들어와 마마가 핏줄의 인연을 끊고 출가했다며 로라를 설득하자 로라는 진주의 사찰로 내려가 마마를 데려왔고, 이를 계기로 로라는 설희에게 결별을 선언한 후 마마와 초스피드로 결혼식을 올리고 말았습니다. 설희는 결별의 충격으로 스위스로 여행을 다녀온 후 겉으로는 애처 담담한 척 했지만 속으로는 상사병으로 인해 장염에 걸려 입원할 정도로 로라앓이에 빠졌습니다. 이를 두고 설희를 동정하면서 로라를 욕하는 시청자들도 많았지요.

설희는 상심한 채 거의 매일 밤술을 마시면서도 평소의 꿈이었던 연예기획사 <설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여 영화제작부터 추진할 계획입니다. 설희는 방송국에 일보러 갔다가 역시 드라마 출연제의를 받고 방송국에 들린 로라와 마주쳤습니다. 설희는 로라가 결혼한 이후 처음 만나는 자리입니다. 로라를 바라보며 말을 못하는 설희에게 로라는 어쩐 일이냐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설희는 곧 결혼한다며 로라와 함께 강변으로 산책을 나갔습니다.

설희는 "부모가 좋다는 여자와 결혼하겠다. 어떤 사람이든 똑 같다. 남자에게 사랑은 한번으로 족하다"고 말했습니다. 꼭 자포자기한 듯한 말에 로라는 설희에게 얼굴이 안 되 보인다고 묻네요. 설희는 "장염을 앓았다. 로라는 좋아 보여 다행이다. 살아 있으니 이렇게 다시 만난다. 부디 건강해라. 다음에는 예쁜 아기와 함께 있겠지?"라고 말하면서 마음 속으로는 "얼굴이라도 보니 살 것 같다. 한번은 다시 만나고 싶었다"고 합니다. 솔직히 이 장면은 그리 좋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 때 사랑했던 여인이지만 이제는 다른 남자의 부인이 된 여자를 만나 이런 감정을 갖는 것은 궁상을 떠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 보다는 설희가 이제는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고 일과 사랑에서 다시 성공해 떳떳한 남자가 되기를 기대했거든요. 


 

▲ 설설희가 박지영에게 청혼을 하다니!  

이런 와중에 설희는 어머니 안나(김영옥 분)가 소개해준 박지영(정주연 분)을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상대방 여자가 개념 없는 박지영인 줄도 모르고 만났지만 설희는 그리 놀라는 기색이 아닙니다. 조용한 식당으로 자리를 옮긴 설희는 지영에게 "사랑 없는 결혼을 할 수 있나? 우리는 아무런 감정이 없다"고 묻습니다. 사귀면서 하나씩 알아가자는 지영에게 설희는 "우리 결혼하자!"며 돌발청혼을 합니다. 사귀지도 않고 결혼하자는 말에 놀란 지영이 반문하자 설희는 앞으로 사귀면 된다면서 11월말에 약혼하고 내년 1월에 결혼식을 올리자고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합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부모가 소개해 준 아무 여자와 결혼하겠다는 것이로군요.  

다음날 승마를 함께 가기로 약속한 후 설희는 지영을 차에 태워 집으로 바래주는데, 지영은 가볍게 만나려고 나왔다가 청혼을 받으니 마음이 이상하다고 내숭을 떱니다. 지영은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르는군요. 귀가한 설희는 부모에게 청혼했다며 "여자는 다 거기서 거기다. (로라가 아닌 다음에야)"라고 말합니다. 솔직히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설희가 아무리 로라와 실연의 고통이 크다고 할지라도 왕싸가지 지영과 결혼하는 것은 있을 수 없거든요. 설희가 지영이 아닌 다른 여자를 소개받아 결혼하겠다고 나선다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드라마 알타이르 촬영장에서 지영의 인간 됨됨이를 잘 아는 설희가 홧김에 지영과 결혼하려는 것은 정말 이외입니다. 남자중의 상남자로 등장한 설설희가 헤어진 애인 때문에 상사병이 걸려 한동안 궁상을 떨더니 이제는 일생의 대사인 결혼을 아무 여자나 하려고 합니다.

왜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남자들은 하나 같이 모두 결점을 가기고 있을까요? 황마마도 이미 이랬다저랬다 하면서 찌질한 남자가 되었고, 박사공(김정도 분)은 양성애자로, 나타샤(송원근 분)는 동성애자로 결정적인 흠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두 여자로부터 러브 콜을 받은 윤해기(김세민 분) 감독도 한 때는 배우들을 편애하여 바가지로 욕을 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설설희마저도 자포자기해 결혼을 장난으로 생각하니 어이가 없어서 하는 말입니다. 작가는 앞으로 이 드라마를 어찌 끌고 가려는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가 없으니 글쓴이로서는 그저 답답할 따름입니다. 박지영으로서는 고리타분한 작가인 황마마 대신 금융재벌 아들인 설설희로부터 청혼을 받았으니 계를 탄 것처럼 좋아하지만 돈이 인생의 전부가 아닌 이상 후일 사랑 없는 결혼을 뼈저리게 후회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박지영 같은 엉터리가 행복해서는 절대로 안되니까요. 물론 청혼했다고 하여 결혼한다는 보장은 없는 일이기에 그저 앞으로의 전개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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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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