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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는 천등산이라는 이름의 산이 넷 있습니다.  이들은 전남 고홍의 천등산(554m), 충주·제천의 천등산(807m), 전북 완주의 천등산(707m), 그리고 경북 안동의 천등산(574m)입니다.  이 중 이번에 답사하려는 산은 완주군 운주면 금당리 소재 천등산으로 17번 국도를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100대명산인 대둔산과 마주 보고 있으며, 대둔산도립공원에 속한 산입니다. 천등산(天燈山)이라는 이름은 후삼국 시대 견훤이 후백제를 세우기 위해 돌을 쌓고 전주성을 치려는데 연못 속에서 용이 닭 우는 소리를 내고 산신이 환한 빛을 발하여 앞길을 밝혀 승리를 거두었다는데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천등산은 대둔산 못지 않은 기암절벽을 자랑하는 한편, 짙은 숲이 어우러진 돔형의 암릉으로 구성된 산으로 예부터 호남의 금강산으로 불려져온 대둔산의 명성과 그늘에 가려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최근에는 천등산이 산행의 최적지로 등산객들에게 알려지면서, 경향 각지의 산악인들이 찾고 있는 산입니다.

천등산은 온통 큰 덩치의 골산으로 이루어지고 계곡과 계곡에는 절벽과 폭포 그리고 바위사이를 뚫고 나오는 소나무들로 하나의 거대한 산수화를 보는 듯 합니다. 특히 가을엔 암봉과 암벽사이의 단풍으로, 겨울엔 흰눈에 덮인 거대한 은빛 바위와 계곡에 활짝 핀 설화 등으로 길손들의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산행들머리는 17번 국도상의 천등산 휴게소 남쪽의 원장선마을입니다. 좌측의 뫼골로 접어들어 점점 고도를 높입니다. 뒤돌아보면 서쪽의 산들이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응달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네요. 묘지를 지나자 감투봉(620m)인 듯 한데 아무런 이정표가 없으니 잘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 서서 기다리는 곳은 하강 로프가 있는 곳입니다. 로프가 너무 가늘고 약한 것 같아 한번에 한 사람씩 내려오다 보니 시간이 지체되는군요.

 


 

 


 

 


 

 


 

 

 대둔산 능선

 

급경사 구간

 

 뒤돌아본 모습(가는 로프)

   

다시 올라 큰 바위 옆을 지나면 정상이 바라보이는 하강길입니다. 잠시 등산로에서 벗어난 지점이 가장 멋진 조망터네요. 암봉 옆으로 보이는 산세가 정말 절경입니다. 안부에 도착해 다시 오르며 뒤돌아보니 지나온 곳이 매우 가파릅니다. 조금 더 오르다가 사진을 찍으려고 어깨에 맨 카메라 가방을 뒤적이는데 카메라가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조금 전에 사진을 찍었는데 카메라가 없으니 순간 당황스럽더군요. 그런데 마침 조금 뒤에 따라오던 남성 등산객이 눈길 속에 무슨 끈 같은 게 보여 집어 들었더니 카메라였다고 하면서 건네줍니다.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습니다. 눈이 많이 쌓여 있는 등산로에 은색의 작은 카메라를 발견한 것은 정말 행운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등산객은 산악회에게 자주 만난 분인데 어떤 말로 감사를 표해도 부족할 지경입니다. 이후 찍은 3-4장의 사진은 습기가 차서 버렸지만 그 후의 사진은 모두 정상이었습니다.   

 


 

 


 

 


 

 

 가야할 정상

 

 지나온 감투봉



정상으로 접근하는 능선에서 바라보는 사방팔방의 조망은 오늘 산행의 압권입니다. 이토록 거침없는 조망을 볼 수 있으리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으니까요. 돌탑이 있는 정상에 서니 북쪽으로 대둔산의 풍광이 한 폭의 수채화 같습니다. 날씨마저 따스하고 바람이 없어 겨울산행치고는 추위를 느낄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정상에서 바라본 대둔산(좌측)

 


 

이제 하산할 차례입니다. 발목이 푹푹 빠지는 눈길을 가다가 오늘 최고의 난코스를 만났습니다. 위에서 바라볼 때 착지지점이 보이지 않는 급경사 암벽이 등산객의 오금을 저리게 합니다. 일단 등산스틱을 접은 다음 두 손으로 자유롭게 로프를 잡은 후 뒤돌아 서서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내려섭니다. 안부에 착지한 후 올려다보며 사진을 찍었는데 사진으로는 밋밋해 뵈지만 실제로는 엄청난 급경사구간입니다. 

 


 

 

 내려다 본 급경사구간

 

                                                                     하강 후 올려다 본 모습
 

이 구간을 무사히 통과하고 나면 일단 고생은 끝입니다. 앞으로 갈 길은 멀지만 위험구간은 없다는 말입니다. 하산 길에 보는 암벽의 군락은 천등산을 골산이라고 부르는데 부족함이 없을 지경입니다. 드디어 사진으로만 보던 큰 암석에 다다릅니다. 나뭇가지로 비스듬한 바위 아래를 받혀둔 게 인상적이로군요. 이곳을 지나면 전형적인 육산길입니다. 지그재그로 조성된 지루한 길을 하염없이 내려갑니다. 드디어 17번 국도와 함께 흐르는 괴목동천에 도착합니다. 개천을 건너 우측으로 가는 길목에 농부가 큰 감(대봉)을 수확해 박스에 담고 있더군요. 평촌교 천등산 가든 휴게소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산행에 4시간 남짓 소요되었습니다. 천등산 능선에서 바라본 조망은 황홀했지만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목의 급경사 로프지대는 겨울에 통과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것으로 보여지기에 초보자는 유의해야 할 것입니다.

 

 대둔산 조망

 


 

 


 

 

 괴목동천

 

 원두막 가든

 

 주차장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11월 30일 (토)
▲ 등산 코스 : 장선리 원장선마을-뫼골-감투봉-천등산-로프지대-삼거리갈림길(좌측길)-괴목동천 원두막가든
                    -평촌교 천등산가든 휴게소

▲ 소요 시간 : 4시간 5분
▲ 산행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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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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