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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엉산의 부엉바위에서 바라본 금강과 주변풍경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소재 자지산(紫芝山, 467m)은 한글이름으로 부르기는 다소 민망하지만 자지(紫芝)는 흔히 지치라는 자주색 지초(芝草)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자지산은 4대강의 하나인 금강변에 위치하고 있어 조망이 빼어난 곳입니다. 임진왜란 당시 중봉 조헌 선생이 영규대사와 함께 의병과 승병을 데리고 싸웠다고 하여 중봉산이라고도 불리며, 산의 정상부에 산성이 있어 성재산이라고도 부릅니다. 부엉산(부엉이산, 429m)은 자지산의 동남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산행들머리는 자지산 입구인 난들교입니다. 교량을 건너면 자지산 표석과 안내도가 세워져 있는데, 산행 들머리에서 정상의 표석을 보는 일은 매우 드뭅니다. 표석의 좌측으로도 등산로가 보이지만 우리는 표석 뒤로 난 길을 따라 오릅니다. 고도를 조금 높여 만난 임도에서 좌측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임도를 버리고 다시 숲 속으로 들어서 조금 가면 암벽에 로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실 산꾼에게 이 정도의 로프구간을 오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입니다. 이곳을 통과하니 두 번째 로프구간인데, 사람들이 다닌 발자국을 잘 살펴 올라야 합니다. 절벽의 바위구간에 부처손이 많이 서식하고 있네요. 북서쪽으로 천앙봉(480m)이 우뚝 솟아 있습니다.

 등산로 입구 난들교

 자지산 표석

 자지산 안내문

 첫 번째 로프구간

 두 번째 가파른 구간

 북서쪽 천앙봉 

 

깨진 돌무더기가 쌓여 있는 곳에 허물어진 성(城)의 잔해가 남아 있습니다. 바로 자지산성인데, 성을 쌓은 년대는 알 수가 없다고 하네요. 바위조망대에서는 남서쪽 금산의 진산인 진악산(732m)도 보인다고 하지만 평소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에 가스가 많아 시계가 흐릿한 게 옥의 티입니다. 능선 좌측은 가파른 절벽구간입니다. 정상에는 자지산 표석이 세워져 있는데, 동남쪽으로는 가야할 부엉산이 실루엣처럼 보이고 그 뒤로 월영산과 갈기산이 산그리메를 그리고 있으며, 북쪽으로는 신안천계곡의 왼쪽 끝에 서대산(904m)이 머리를 내밀고 있는 모습입니다. 계곡의 오른쪽으로는 천태산(715m)과 대성산(705m) 보입니다.

 허물어진 자지산성

 가야할 자지산 정상

자지산 정상

 가야할 부엉산(좌측 분명한 봉우리)

 신안천계곡을 중심으로 보이는 서대산(좌측 맨 뒤), 천태산(우측 끝), 대성산(우측 맨 뒤) 



이제 부엉산으로 갑니다. 고도를 한 차례 낮춘 다음 부드러운 산길을 따라갑니다. 서쪽으로 흐르는 금강줄기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뒤돌아보면 지나온 자지산의 정상부가 암팡진 암봉이네요. 쉬엄쉬엄 걸어가노라니 어느새 부엉산입니다. 목판에 새긴 반듯한 정상팻말이 반갑네요. 바로 이웃한 큰 바위(부엉바위)는 그냥 지나치지 말고 반드시 올라야 합니다. 암봉에 오르면 금강변에 걸린 수산교와 주변의 산들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암봉은 겨우 몇 명이 쉴 수 있는 좁은 공간인데 먼저 도착한 등산객들이 이곳에 배낭을 내려놓고 간식을 먹고 있습니다. 뒤에 도착한 사람들은 바위에 올라 사진을 찍기도 매우 불편합니다. 비좁은 공간에 제대로 설 수도 없으니까요. 산에 다니는 사람들이 어찌 이다지도 생각이 짧은지 모르겠습니다. 조망이 빼어난 곳에서 좁은 공간을 차지한 것은 다른 사람을 전혀 배려하지 않은 이기심의 발로입니다. 정상의 암봉을 집어넣어 카메라에 담지도 못한 채 급히 사진 2-3장을 찍고는 내려와야 했습니다. 이런 공간은 조망만 즐기고 내려와 넓은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게 기본예의이지요.  

  천태산과 금강

 월영산과 갈기봉 및 금강

 지나온 자지산

 부엉산

 부엉바위 위에 진을 친 사람들

 부엉바위에서 바라본 금강 



암봉을 내려와서 부엉바위를 바라보니 마치 말(馬)의 머리처럼 보이네요. 금년이 청마(靑馬)해라서 그런가 봅니다. 금강 맞은 편에는 월영산(529m)과 갈기산(595m)이 지척에 보입니다. 이제부터는 고도를 낮춥니다. 내려서다가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진행하니 공사구간이 나오고 다음은 조망대입니다. 이곳 조망대에서 기러기공원의 세월교까지 데크가 설치되어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과잉투자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네요. 강기슭에 이토록 튼튼하고 웅장한 데크 산책로가 필요한지 의문입니다.

 말머리 같은 부엉바위


 


 

 월영산과 갈기간 

 데크 산책로


 


 

 데크 산책로와 월영산



잠수교처럼 보이는 세월교를 건너면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원골 기러기공원입니다. 오늘 산행에 2시간 반정도 걸렸습니다. 기러기공원에서 맞은편에 보이는 산은 자지산이 아니라 부엉산입니다. 부엉산 바위벼랑에는 높이가 80m인 인공폭포가 있지만 현재는 운영중단기간이어서 정확한 위치를 잘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양기인 자지산에 대응한 음굴이 있다고 했지만 찾지 못했습니다. 음굴은 인공폭포 왼쪽의 바위홈통인줄 알았지만 실제로 오른쪽에 있다고 합니다.

 금강


 


 

기러기공원내의 음식점은 어죽으로 유명합니다. 오후 1시경 음식점에 들어갔더니 빈자리가 없네요. 인근 음식점에 들러 겨우 자리를 잡았는데 나중에는 손님들이 번호표를 받고 대기중이더군요. 글쓴이는 일행 2명을 유혹해 함께 음식점으로 갔는데, 처음 긴가민가하던 일행도 제공된 어죽의 맛을 보고는 탁월한 선택이라며 매우 흡족해합니다. 어죽의 사진이 엉망이고 또 직접 맛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이곳을 지나가는 기회가 있다면 꼭 시식을 하기를 권장합니다. 오늘은 자지산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산도 답사하고, 생애 두 번째로 이곳 금강변에서 맛있는 어죽을 맛본 매우 기분 좋은 날입니다.

 도리뱅뱅이 안주 

 어죽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4년 1월 4일 (토)
▲ 등산 코스 : 난들교-자지산 표석-임도-로프구간-자지산성-자지산-부엉산-조망대-인공데크-세월교-기러기공원 주차장
▲ 산행 시간 : 2시간 25분
▲ 등산 안내 : 기분좋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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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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