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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술령 정상의 박제상 부인과 딸의 기념비석

 

                                                                치술령 망부석에서 본 동해쪽 조망

 

 

 

 


경북 경주시와 울산광역시의 경계선상에 자리잡은 치술령(767m)은 망부석(望夫石)설화의 현장이 자리하고 있는 전설적인 명산입니다. 남북으로 뻗은 능선의 좌우로 아름다운 산하가 펼쳐지며 특히 정상주변에 서면 손에 잡힐 듯 들어오는 동해바다가 매우 싱그럽습니다. 국수봉(603m)은 치술령의 남쪽 능선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치술령에는 신라 충신 박제상과 그의 부인에 관한 애절한 전설이「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박혁거세의 후손인 박제상은 눌지왕 즉위 후 고구려와 일본에 볼모로 잡혀 있던 두 왕제를 구출코자 먼저 고구려에 가 있는 복호를 구출해 귀국시킨 후, 일본으로 건너가 미사흔을 구출해 냈지만 정작 자신은 일본에 잡혀 심한 고문 끝에 죽고 말았습니다.

 

이때 박제상의 김씨부인은 두 딸을 데리고 치술령에 올라 일본에 간 남편을 기다리다 죽으니 그 몸은 돌로 변하여 망부석이 되고, 그 영혼은 날아가 숨었는데 그 곳을 은을암이라 했습니다. 그 후 왕은 박제상의 딸을 미해공의 부인으로 삼고 박제상에게 대아찬으로 관위를  높혀 주고, 김씨부인은 국대부인에 추봉하였으며, 사당을 짓고 그 뜻을 기리는 제를 봉행토록 했는데 이곳을 치산서원이라 합니다.

 

이번에는 먼저 국수봉에 올랐다가 치술령을 거쳐 하산할 계획입니다. 국수봉 산행들머리는 국수봉 서쪽 1025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은편마을 상리경노회관(상리버스정류소)입니다. 회관 맞은편에 박제상 유적 3km라는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이곳에서 걸어가도 되지만 산행시간 단축을 위해 다시 버스에 올라 한 숨을 쉬는 사이에 버스는 율림마을(숲안)이라는 대형표석 앞에 정차합니다. 여기서 좌측의 큰길로 조금 가다가 율림회관을 만나면 우측으로 꺾어야 합니다. 모내기를 한 논에 물이 있는 것을 보면 물 공급이 원활한 듯 합니다. 전원주택 같은 단지를 지나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숲으로 들어가면 삼거리에 국수봉 1.6km라는 이정표가 길손을 맞이합니다. 율림회관에서 800m 지점이네요. 여기서 좌측 능선을 따라 오릅니다.

 은편마을 상리경노회관 앞 이정표

 

 율림마을(숲안)

 

 율림회관

 

 모내기 논

 

 가야할 치술령 

 

 

지나가는 길에 길섶에 참나무 구별법이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데, 굴참나무와 졸참나무 및 갈참나무는 참나무라는 이름이 들어있으니 이름만 들어도 참나무의 한 종류임을 알겠는데, 신갈나무와 떡갈나무 및 상수리나무도 참나무의 한 종류라고 하는군요. 참나무는 도토리 나무라고 부른답니다. 소나무가 울창한 지역을 지나자 능선 삼거리에 도착했는데 여기서 국수봉 정상은 우측으로 20m 지점입니다. 국수봉(603m)에는 울주군 범서읍 주민들이 세운 반듯한 표석이 반겨주네요. 조망데크에 서니 동쪽으로 시원한 조망이 터지지만 동해바다까지는 거리가 멀어 전혀 보이지 아니합니다.

 

 

 

 

 서쪽 조망

 

 

 

 

 

 

 

 국수봉 동쪽의 조망

 

 

 

 

국수봉에서 치술령까지의 거리는 4.5km입니다. 국수봉에서 치술령 방면으로 100m만 가면 우측으로 은을암 0.5km 이정표가 나오는데, 반드시 이곳으로 가기를 권장합니다. 가는 길은 급경사 내리막이지만 일단 은을암에 도착하면 다시 오르지 않아도 치술령으로 갈 수 있고 또 절벽에 자리 잡은 은을암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은을암까지 내려서면서 국수봉을 거의 하산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했지만 은을암은 박제상의 부인이 죽어 영혼이 깃든 곳이라는 설화가 있어 매우 뜻 깊은 암자입니다. 중창불사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종무소 앞은 쌓아둔 기와와 각종 건설자재로 인해 매우 어수선했지만 바위벼랑에 자리 잡은 전각을 보며 인간의 힘은 어디까지인지 다시금 놀라게 됩니다.

 은을암 갈림길

 

 은을암 조망

 

 은을암

 

 

 

축대를 내려와 도로를 따라 500m를 가니 삼거리갈림길입니다. 아까 국수봉에서 은을암으로 빠지지 아니하고 직진했더라면 이곳에 닿았을 것입니다. 다시 숲 속으로 들어갔다가 개활지로 나오니 사거리인 서낭재입니다. 여기서부터는 새로운 임도를 건설하느라 중장비 소리가 매우 요란합니다. 송전철탑을 지나 조금 오르다가 좌측으로 90도 길이 꺾이는 지점에서 우측으로 들어선 게 실수였습니다. 분명하게 이어지던 길이 점점 희미해지더니 결국 길 없는 길로 변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희미한 길의 위쪽으로 치고 올라 공사중인 임도에 도착해 제자리를 찾았습니다.

 서낭재

 

송전철탑

 

 지나온 국수봉

 

 공사중인 임도

 

 


이토록 길을 헤맨 것은 꺾인 지점에 치술령으로 가는 이정표가 바닥에 놓여 있었는데, 이를 공사하는 인부들이 그냥 뽑아둔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측으로 가지 아니하고 봉우리 위쪽으로 가는 게 정상적인 길 찾기였던 것입니다. 아니면 임도를 따라 그냥 계속 가는 게 매우 쉬운 방법입니다. 숲으로 들어가 다시 나오니 임도입니다. 임도의 공사는 산불발생 시 화재진압을 위한 소방차의 출입과 산림관리를 위한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이토록 산림을 훼손해야 하는지 의문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곳은 산에서 불을 내는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해 귀중한 예산을 낭비하고 산림을 훼손하고 있는 현장입니다.

 

 

 


건설중인 임도를 따라 걸어가노라니 사거리길림길인데 목재이정목에 희미하게 콩두루미재라고 표기해 놓았네요. 관찰력이 뛰어난 어느 등산객이 지적하지 않았더라면 모르고 그냥 지나칠 뻔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치술령까지는 매우 지루한 길이 이어집니다. 먼저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오르자 갈비봉인데 치술령까지의 남은 거리가 1.2km로 표기되어 있어 의아스럽습니다. 은을암까지의 거리가 3.8km이면 구간거리가 5km라는 말입니다. 그런데 아까 국수봉에서 보았던 거리는 4.5km 이였기에 남은 거리 1.2km는 오류인 듯 합니다. 실제로 조금 더 전진한 후 만난 헬기장의 이정표는 치술령까지 0.3km라고 적혀 있었거든요. 나무계단을 오르면 신모사지(神母祠址)가 있는 치술령 정상(767m)입니다. 신모사지는 충신 박제상의 부인과 두 딸을 기념하기 위한 비석입니다.

 가파른 오름길

 

 치술령 정상

 

 치술령 신모사지

 

 

정상 동쪽 바로 밑에는 망부석(望夫石)이 있습니다. 이 망부석은 일본에 간 남편 박제상이 돌아오지 않자 부인은 두 딸을 데리고 이 바위에 올라 왜국쪽을 바라보며 슬피 울다가 죽어서 마침내 돌로 변해 망부석이 되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사람이 돌로 변했다는 것은 전설일 테고 이 바위에 오른 것은 거의 확실해 보입니다. 바위 아래로 돌아가면 망부석이라는 글씨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고 하지만 직접 목격하지는 못했습니다. 이곳에 서면 멀리 동해바다는 물론 남쪽의 국수봉까지 잘 보인다고 하는데, 오늘은 가스로 인해 동해의 흔적만 바라볼 뿐입니다.

 망부석에서 바라본 동쪽 조망

 

 지나온 국수봉(우측)

 

 

 

 

 

치술령은 이곳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데 왜 치술산(또는 치술봉)이라고 하지 않고 치술령이라고 하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치술령에서 법왕사이정표를 따라 서쪽으로 내려섭니다. 300m를 가면 울산에서 정한 제2의 망부석이 있는데, 이는 좀 엉뚱합니다. 이곳 바위에 서면 서쪽만 보이므로 일본에 간 남편을 여기서 기다렸을 리는 만무하거든요. 정상 동쪽의 망부석이 행정구역상으로 경주이기에 울산(울주)에서도 이 바위의 이름을 망부석으로 지은 것일까요? 아무튼 여기서 법왕사로 가려면 좌측으로 내려서야 합니다. 그렇지만 현지에는 호미기맥으로 가는 서북능선 2.0km 이정표만 있어 초행자들은 길을 조심해야 합니다. 내려서는 길이 매우 가파릅니다. 길목에는 군데군데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어 하산을 도와줍니다.

 제2망부석

 

법왕사로 가는 표시가 없는 이정표

 

 

 

 

 

한참을 내려오니 법왕사인데 33관음성지를 지키는 황금색 불상이 매우 특이합니다. 새로운 모습의 석탑도 보이고 범종각이나 대웅전 등 전각도 상당히 웅장합니다. 법왕사가 이토록 규모가 큰 사찰일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이제부터는 도로를 따라 걸어갑니다. 충효사 및 수왕사를 뒤로하고 밖으로 나오니 박제상 유적지입니다. 이곳에는 박제상 부부의 위패를 모신 치산서원 및 박제상 기념관이 있습니다.

 33관음성지

 

 법왕사

 

 

 

 저수지

 

 치산서원

 

 박제상 기념관의 추모비

 

 

 

 

오늘 산행에 4시간 반이 소요되었습니다. 산 속에 있었지만 바람 한 점 없는 날씨에 기온이 높아 무척 더운 하루였습니다. 신라의 충신 박제상과 그 부인의 혼이 깃든 국수봉과 은을암 그리고 치술령을 답사하면서 충신 박제상 가족의 흔적을 되새겼고, 치산서원과 박제상 기념관을 답사하면서 이들 부부의 위대함을 실감했습니다. 국수봉과 치술령은 산행과 동시에 역사공부를 할 수 있는 명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6월 2일 (화)
▲ 등산 코스 : 율림마을(숲안)-율림회관-공부안갈림길-능선삼거리-국수봉(왕복)-은을암 갈림길-은을암-서낭재

                   -공사중인 임도-콩두루미재-갈비봉-헬기장-치술령 정상-제2망부석(울산)-법왕사-충효사-박제상 유적지
▲ 등산 거리 : 11.4km(GPS 측정)
▲ 소요 시간 : 4시간 30분
▲ 산행 안내 : 기분좋은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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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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