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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황산 능선에서 바라본 상노대도(좌) 및 욕지도(중) 

 

 

 

 

경상남도 통영시 욕지면 두미리에 속한 두미도는 통영시청에서 남서쪽으로 약 26㎞ 해상에 있는 섬으로 남해도와 욕지도의 사이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섬의 모양이 꼬리가 있는 동물의 머리와 비슷하여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섬 전체가 최고봉인 천황산(467m)으로부터 투구봉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구릉성 산지를 이루고 있으며, 해안은 대부분 깎아 세운 듯한 절벽으로 선박의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두미도를 소개한 글을 보면 "통영이 감추어둔 미지의 보석 같은 섬"이라고 하는데, 너무 과찬인 듯 싶습니다. 과거 소매물도 등대섬을 답사하면서 느꼈던 감동과 환희 그리고 죽기 전에 꼭 다시 한번 찾아와야겠다는 감흥은 전혀 없었으니까요. 

 

 

 

 

두미도행 배는 통영항에서 하루 2회(06:30 및 14:00) 출발합니다. 따라서 서울에서 당일치기로 산행이 곤란합니다. 그런데 산악회에서는 경남 남해군 창선면 진동리 적량포구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을 전세내었습니다. 적량포구의 늘품유람선과 11시에 출발하는 유람선을 타기로 계약을 한 것입니다. 통영에서 출발하는 정기여객선은 1시간 30분이 소요되지만 이곳(남해 창선도 적량포구)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은 1시간이 소요되니 배를 타는 시간이 30분 단축되어 참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탄 유람선 펭귄호는 정원이 98명인 소규모 유람선이라서 운항 중 선실 내에 갇혀 있어야 했기 때문에 두미도로 전근하면서 이 섬의 전경사진을 찍을 수 없는 게 매우 아쉬웠습니다. 보통 사량도로 가는 배는 규모가 커서 운항 중 갑판에 올라 사방을 조망할 수 있었거든요.

 창선도 적량포구 선착장  

 

 늘품유람선 사무소

 

 두미도 행 1인당 단체 요금은 20,000원

 

 적량포구 선착장 

 

 

 
아무튼 두미도 두미남구 선착장(마을)에 상륙하니 정오가 조금 지났습니다. 두미남구는 지형상으로는 섬의 동쪽에 위치한 자그마한 포구인데 어찌하여 "두미남구"라고 부르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선착장에서 좌측을 바라보면 언덕 위에 하얀집이 매우 이색적인데 이는 두미도리조트 건물입니다. 가옥 옆에 두미도 천황산 등산로 안내도가 세워져 있지만 지도가 너무 간단해 별로 도움이 되지 않네요. 통영해양경비안전처 남구대행신고소 옆 목조계단을 오릅니다. 훼손된 이정표를 보고 좌측으로 들어서면 오래된 동백나무가 이방인을 반겨줍니다. 위로 오르면서 뒤돌아보면 남구포구가 마치 장난감 같습니다.

 두미남구 선착장에 도착한 펭귄호

 

 등산로 입구로 가는 길

 

 등산로 안내도

 

 계단 입구

 

 

 

 동백나무 군락지

 

 남구포구 전경

 

 

  
도로를 따라 조금 걸으면 조망대입니다. 이곳에 서면 상노대도 및 하노대도 우측으로 욕지도가 바라보입니다. 조망대에서 도로 좌측의 계단을 오르면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두 번째 나무계단을 오르면 187봉인데 누군가 인근 동네이름을 따서 청석봉이라고 작명을 했군요. 바위 옆에는 화사하게 핀 진달래가 길손을 즐겁게 합니다. 다시금 깔딱 고개를 오르면 우측으로 "전망 좋은 곳"이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는데 아무리 바빠도 이런 곳은 반드시 빼놓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곳에 서면 지나온 남구포구와 욕지도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조망의 명소이기 때문입니다.

 조망데크에서 본 상노대도(좌) 하노대도(중) 욕지도(우)

 

 조망대에서 정상 가는 길(중앙계단)


 

 가야할 천황산

 

 187봉 오름길

 

 전망 좋은 곳 안내문

 

 방금 지나온 두미남구 선착장

 

 욕지도(맨 뒤) 조망

 

 

 

 
이제부터는 능선길로 이어집니다. 421m봉(작은 천황산)에 오르면 꼬리처럼 생긴 두미도 뒤로 상당히 규모가 커 보이는 욕지도가 잘 조망됩니다. 마당 바위처럼 넓은 바위에서는 쉬어가기에 참 좋은 장소로군요. 과거에 산성이 있었는지 쌓은 돌무덤이 길게 남아 있는 곳을 지나 암봉 좌측으로 갑니다. 좌측으로 암봉의 허리를 돌아 다시 위로 오르며 로프구간을 지나 팔과 다리에 힘을 주면 드디어 천황산(467m)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세 조각으로 깨어진 정성 표석이 놓여 있는데 사진 상으로 누군가 이를 반듯하게 조합해 놓은 것을 본 적이 있었지만 다시금 볼품 없는 처량한 모습입니다. 당초 누가 이를 망가뜨렸는지 모르겠습니다. 통영시 측에서는 방문자들을 배려한다는 마음으로 반듯한 표석을 다시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산 이름 관련 현지 표석은 천황봉이라고 표기하고 있지만 산경표와 대부분의 등산지도에서 천황산이라고 적혀 있어 필자도 천황산으로 기록했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욕지도 방면의 조망이 가장 좋습니다.

 

 

 너럭바위에서 본 욕지도(중앙)

 

산성의 흔적(?)

 

                                                                              정상 가는 길

 

 깨어진 정상표석

 

 

 

 노대도와 욕지도 조망

 

 

 

 

이제 투구봉을 향해 갑니다. 투구봉은 천황산의 북서쪽에 위치한 나지막한 봉우리입니다. 서쪽으로 난 하산로를 따라 천황산 암봉을 내려섭니다. 가느다란 로프를 잡고 급경사 바위사면을 내려서면서 길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큰 오판이었습니다. 일단 우측으로 나가 능선 끝을 따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런데 매우 날카로워 보이는 바위능선에서 그대로 전진하기는 어려울 듯 해서 일단 좌측으로 내려섰는데 이후부터 등산로가 거의 보이지 아니합니다. 하는 수 없이 일행 한 명과 함께 일단 길이 없는 길을 따라 밑으로 내려가다가 암봉구간을 거의 지났다고 판단될 무렵 우측으로 붙어 아까 암봉능선에서 이어지는 방향으로 갔습니다. 한참동안 고생한 끝에 드디어 제법 반듯한 길을 만나 안도의 숨을 내쉽니다. 등산을 하면서 이런 길을 만나면 정말 곤혹스럽습니다.

 정상 내리막길

 

                                                                    손가락 같은 로프구간

 

 능선 암릉길

 

 두미북구 선착장 

 

 
투구봉을 오르면서 뒤돌아보니 방금 하산한 천황산의 바위구간이 보이는데 사진 상으로는 매우 평범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오금이 저려올 정도의 난코스입니다. 손과 발을 모두 사용해야 하는 바위 경사면을 오른 후 조금 더 가면 358봉(순천봉?)입니다. 여기서 능선 좌측으로 철망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가노라면 진짜 투구처럼 생긴 바위가 나타났는데 이게 투구봉(325m)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산행 앱인 트랭글에서는 이 바위를 지난 시점에 투구봉 배지를 주었거든요. 물론 이는 맨 처음 투구봉을 등록하는 이가 잘 못했을 수도 있지요.

 투구봉 오르는 길

 

 뒤돌아본 천황산

 

 

 

 투구바위

 

 

 

 

 

 

 


아무튼 이 바위를 뒤로하고 제법 또렷한 길을 따라갑니다. 동백나무가 많은 산 속에 누군가 떨어진 동백꽃을 모아 하트(♡)를 만들어 놓았군요. 이런 분들의 정성은 한 마디로 감동입니다. 그러고 보면 지금 한창 동백꽃이 피고 있지만 이미 땅 위로 내려놓은 꽃이 더 많은 듯 합니다. 이제는 조망도 볼거리도 없이 그냥 땅만 보고 걷습니다. 도로에 도착해 우측으로 걸어갑니다. 두미북구 선착장도 규모는 두미남구와 비슷해 보이는군요. 이곳에도 민가는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입니다. 지루한 길을 터벅터벅 걸으니 아까 출발했던 두미남구 선착장입니다.

 

 

등산객이 만든 하트 모양의 동백꽃

 

이름 모를 야생화

 

 두미북구 선착장

 

 망망대해

 

 두미남구 선착장

 

 

 

 

 

 


오늘 8.8km 산행에 3시간 반이 소요되었습니다. 황사 예보가 있었지만 다소나마 시계가 트여 주변조망을 할 수 있었음은 다행입니다. 다만 일단 천황산을 올랐으면 투구봉으로 연계산행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볼거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사서 생고생만 하니까요. 보통 산악회에서는 짧은 산행시간을 늘리기 위해 등산로도 제대로 조성되지 않은 길로 코스를 연장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이러다가 안전사고라도 발생하면 낭패입니다. 두미도를 답사하기 위해 왕복 약 9시간 버스를 탔고, 2시간 배를 탔으며, 1시간 지하철을 탔습니다. 새벽 5시 반에 집을 나서 자정이 되어서야 귀가했습니다. 비용도 65,000원이라는 거금(?)이 들었습니다. 노력과 비용에 비해 효용은 그만 못한 것 같은 하루였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6년 3월 20일 (일)
▲ 등산 코스 : 두미남구 선착장-임도-조망대-187봉-전망 좋은 곳-421봉--천황산-358봉-투구봉-임도

                    -두미북구 선착장-도로-두미남구 선착장
▲ 산행 거리 : 8.8km
▲ 산행 시간 : 3시간 30분
▲ 등산 안내 : 서울C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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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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