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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궐산 하늘길 데크로드에서 본 섬진강

 

용궐산 정상능선에서 본 일망무제의 조망

 

 

 

 

 

 

전북 순창군 동계면 소재 용궐산(龍闕山, 647m)은 동쪽을 제외한 삼면이 섬진강으로 에워싸인 산으로, 원래는 용골산(龍骨山)이었으나 용의 해골이라는 이름이 좋지 않다고 해서 2009년 용궐산으로 개명했습니다. 보통 산꾼들은 용궐산의 남남동쪽에 자리 잡은 무량산(587m)과 연계해 산행을 하게 되는데 필자도 이미 6년 전 용궐산-무량산을 이어 답사했지만 이번에는 용궐산에 새로운 하늘길이 생겼다고 하여 찾아 나섰습니다.

 

용궐산 하늘길은 거대한 화강암 통바위로 된 산허리에 형성된 초대형 슬랩지대에 순창군에서 지난해(2020년) 잔도(棧道, 절벽에 만든 아슬아슬한 길)를 조성해 섬진강을 내려다 볼 수 있도록 만든 등산로입니다. 용궐산 하늘길은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인 강천산 및 채계산 출렁다리와 함께 순창의 3대 명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용궐산의 들머리는 정상 남쪽 섬진강변 치유의 숲 주차장인데, 이곳은 소형차만 진입이 가능해 대형버스는 여기서부터 남쪽으로 약 1.5km 정도 떨어진 섬진복지회관 앞까지만 운행이 가능하더군요. 물론 여기도 정식 주차장이 있는 게 아니라 도로변에 임시로 차를 세울 수 있습니다. 주차장문제로 인해 무더위에 왕복 약 3km를 더 걷게 되었지요. 북쪽으로 이어진 좁은 차도를 걷노라니 주차장으로 가는 승용차들이 계속 운행해 보행자도 운전자도 모두 불편한 동거가 계속됩니다.

버스 정차가 가능한 섬진복지회관

 

 

 

 

 

 

당산나무 쉼터를 뒤로하면 도로는 섬진강 옆으로 이어지는데, 강바닥에 놓인 큼직한 돌 하나가 보는 각도에 따라 여러 가지 동물의 형상을 상상하게 만듭니다. 가는 방향에서 볼 때는 바다사자처럼 보였는데 잠시 후 뒤돌아보니 곰 한 마리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앞쪽으로 하늘길이 있는 용궐산의 대슬랩바위가 허연 속살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육노정(六老亭)을 지나면 용궐산 치유의 숲이 있는 큰 건축물이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건축물 앞 소형차 주차장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로로 자동차가 빼곡하게 주차되어 있더군요.

소형자 전용도로

 

 당산나무 쉼터

 

가는 방향의 기암(바다사자?)

 

뒤돌아본 기암(웅크린 곰?)

 

용궐산 하늘길이 있는 대슬랩바위(우측)

 

치유의 숲 건축물

 

 만원사례인 주차장

 

 

 

 

 

 

하늘길 등산로 입구는 건축물 우측에 있는데 돌로 만든 계단이 상당히 길게 이어집니다. 조금 오르면 계단길은 대슬랩아래 쪽에서 비스듬하게 점점 가파르게 고도를 높이게 됩니다. 오늘이 일요일(광복절)이어서 그런지 이미 하늘길을 올랐다가 내려오는 사람들도 제법 보입니다. 고도가 매우 가팔라 돌계단을 오르는 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노약자들은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돌계단을 오르고 또 올라도 끝이 보이지 않더군요. 계단으로 가다가 평지를 조금 가면 다시 오르막인데요. 연이어 통나무계단과 돌계단을 오르면 드디어 데크로드가 시작됩니다. 지나온 돌계단 길이 자그마치 600m라고 하니 하늘길을 탐방하려는 이들은 마음의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입니다.

 등산로 초입의 돌계단

 

 

 내려오는 사람들

 

 

 

 

 

 

 

 

 

그러나 데크로드에 진입했다고 하여 안심할 단계는 아닙니다. 돌계단에 비해 안전하기는 하지만 가파른 길은 다리를 피곤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데크로드를 지나면서 바라본 섬진강과 주변 산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한 폭의 그림입니다. 북서쪽으로는 장군목의 현수교(요강바위)가 있는 곳까지 섬진강의 물길이 보입니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면 대슬랩 상단쪽으로 이어진 하늘길이 있군요.

 

 

 

북서쪽의 섬진강 물길

 

 대슬랩 상단의 하늘길

 

 

 

 

 

 

길목에는 바위사면에 음각형식으로 새긴 한자글씨(서각)가 있는데 이를 두고 산꾼들 사이에 비판이 많다고 합니다. 사실 중국의 5대 명산인 태산을 가보면 정상부의 주변 바위사면에는 소위 방귀깨나 낀다는 선인들과 권세가들이 새긴 글씨(서각)가 지저분할 정도로 많음을 목격했습니다. 그런데 하늘길의 서각을 보고 네티즌들은 천혜의 자연환경에 체제선전을 목적으로 하는 중국이나 북한처럼 서각을 하는 게 어불성설이라고 한다는군요. 현재까지 이곳에서 목격한 글씨는 이 외에도 지자요수 인자요산(知者樂水 仁者樂山), 안중근 의사의 제일강산(第一江山) 등입니다. 순창군에서는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용궐산만의 차별화된 “고사성어 탐방로”사업계획의 일환으로 역사적인 인물의 글씨 또는 유명한 고사성어(故事成語)를 저명한 서예가의 글씨로 새기는 것이라고 해명했답니다.

바위사면의 서각

 

 

 

 

 

 

데크로드는 대슬랩바위 끝부문에서 위쪽으로 방향을 바꿉니다. 데크로드는 U자처럼 구부러져 반대방향으로 나갑니다. 데크로드의 길이가 534m에 달하기에 상당히 긴 편입니다. 다시 오르막 계단을 지나면 안중근 의사의 글씨가 나오고 남쪽으로는 아까 버스가 출입을 하지 못해 걸어왔던 도로가 아련하게 보이며, 아래쪽 주차장도 보입니다. 데크가 끝나는 곳은 용궐산 정상으로 가는 삼거리 갈림길입니다.

 

 

 

 

지나온 데크로드

 

 

 안중근 의사의 제일강산

 

 남쪽으로 보이는 섬진강

 

등산로 이정표

 

 

 

 

 

 

 

이제부터는 용궐산 정상을 향하여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그러나 능선으로 이어진 길은 암릉길이라 상당히 까다로운 등산로이며 또 로프를 잡고 올라야 할 구간도 있습니다. 군데군데 좌측 섬진강 방면으로 멋진 조망이 터지는데 아까 하늘길에서 보았던 동일한 풍경을 더 높은 고도에서 바라본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암릉길을 지나 평탄한 소나무숲길을 걸어가니 느진목(완전히 늘어진 고개)입니다. 이곳은 남남동쪽의 무량산으로 가는 갈림길인데, 여기서 정상까지는 아직도 1km를 더 가야 하네요. 통나무계단을 지나 약 300m를 오르니 이번에는 된목입니다. 좌측 약 300m 지점에 용굴이 있다는 이정표가 보이지만 이곳을 왕복할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기상청 예보에 의하면 이곳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27도라고 했음에도 너무 더워서 땀이 비 오듯 흐릅니다. 보통 이런 능선에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 게 일반적인데 웬일인지 바람 한 점 없어 산꾼들을 힘들게 합니다. 능선 우측 고사목 옆으로 어치마을이 내려다보이네요.

 모처럼 만난 소나무숲길

 

 

 

 

 

 내려다보이는 어치마을(능선우측)

 

 

 

 

 

 

바위에 걸린 로프를 잡고 힘주어 오릅니다. 뒤돌아보이는 풍경이 정말 환상적입니다. 남쪽으로 섬진강 좌측에는 6년 전 올랐던 무량산(無量山 587m)이 포근한 모습으로 서 있습니다. 몇 차례 다리에 힘을 주니 드디어 용궐산 정상(647m)입니다. 정상은 넓은 너럭바위로 되어 있는데 조망데크가 설치되어 있고 아담한 정성표석도 놓여 있습니다.

암릉에 걸린 로프

 

 

뒤돌아본 무량산

 

 

 

 

 

 

 

 

 

화강암으로 이뤄진 용궐산 정상에는 바둑판이 새겨진 너럭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는 옛날 용궐산에서 수도하든 스님이 "바둑이나 한 판 두자"라는 내용이 담긴 서신을 호랑이 입에 물려 이웃한 무량산에 기거하는 스님에게 보내 이곳으로 오게 해서 바둑을 두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6.25때 아군들이 적군을 토벌하기 위해 막사를 설치하면서 쇠말뚝을 박아 바둑판의 형체가 없어졌다고 하는군요.

 

정상에 서니 그야말로 일망무제(一望無際, 한눈에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아득히 멀고 넓어서 끝이 없음)의 조망이 펼쳐집니다. 남서쪽에는 요강바위가 있는 섬진강변의 내룡마을이 내려다보이고, 남동쪽으로 무량산 뒤로 이름 모를 산그리메가 하늘금을 그립니다. 북쪽으로도 산봉이 바다처럼 넘실거림니다.

요강바위가 있는 내룡마을

 

섬진강 좌측의 무량산

 

북쪽 조망

 

 

 

 

 

 

정상에서 내룡고개 방면으로 하산합니다. 능선 끝에 서니 내려 가야할 능선이 매우 편안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가파릅니다. 바위 벼랑 옆으로 조성된 급경사 계단을 내려섭니다. 계단을 내려와 뒤돌아보니 그 기울기가 매우 아찔할 정도입니다. 한참을 가다가 큰 바위를 좌측으로 우회했는데 현지 안내문은 없지만 이 거대한 바위군이 아마도 삼형제바위인듯 보여집니다. 바위가 워낙 커서 사진을 한꺼번에 담을 수 없음이 아쉽습니다.

정상 이정표

 

바위 끝에서 본 하산능선

 

급경사 계단

 

뒤돌아본 계단 

 

삼형제 바위(?)

 

귀룡정 갈림길 

 

 

 

 

 

 

귀룡정 갈림길에서 내룡마을방향으로 직진합니다. 가파른 통나무계단을 내려서니 내룡재(장군목재)인데요. 여기서 요강바위(내룡마을) 이정표를 따라 도로를 걷습니다. 내룡경노당을 지나 섬진강변의 장군목 토종가든에서 우측으로 조금 가면 좌측 강바닥 기암이 널브러진 곳에 문제의 요강바위가 있습니다. 요강바위는 생김새가 요강처럼 생겨 부르는 바위로 높이 2m, 폭 3m, 무게가 자그마치 15톤에 이르는 큰 바위입니다. 장군목이라고 불리는 이곳 강바닥의 암석에 이처럼 진귀한 구멍을 만든 자연의 힘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지요. 6.25 한국전쟁 때 빨치산 다섯 명이 토벌대를 피해 요강바위 속에 몸을 숨겨 목숨을 건졌다는 일화가 있으며 아이를 낳지 못하거나 딸만 낳은 아낙들이 요강바위에 걸터앉아 구멍을 향해 소변을 보면 아들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곳이기도 합니다.

 내룡재 이정표

 

 섬진강변의 장군목 토종가든

 

요강바위 이정표

 

 

 

 

 

 

 

 

요강바위 입구로 되돌아와 옆에 있는 현수교를 건너 섬진강 맞은편으로 갑니다. 이쪽의 강변길은 자전거전용도로로군요. 그래도 이 길은 숲 그늘이 있어 잠시나마 더위를 피할 수 있습니다. 길목의 쉼터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는 발길을 재촉하는 데 좌측으로 눈을 돌리면 초반에 올랐던 용궐산 하늘길의 데크로드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요강바위에서 본 현수교

 

현수교

 

 

 지나온 현수교

 

쉼터 뒤로 보이는 용궐산 정상

 

용궐산 데크로드

 

 

 

 

 

 

길섶 큰 바위기 있는 곳의 안내문을 보니 이 바위에 석문(石門)이라는 큰 글씨가 남아있다고 해서 찾아보았으니 결국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섬진강마실휴양 숙박시설단지에는 개인별로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데크가 있는데 텐트에 머무르고 있는 피서객들을 보니 부럽기까지 합니다.

 석문 안내문

 

 

 

 

 

 

 

휴양시설 앞 섬진강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갑니다. 징검다리가 매우 튼튼하게 놓여 있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간 가물어서인지 섬진강 수량이 부족한 듯 보이네요. 맞은편 하늘길 입구인 치유의 숲 건축물 뒤로 하늘길이 손에 잡힐 듯 보입니다. 징검다리를 건너 우측의 섬진강변 도로를 따라 갑니다. 시간은 오후3시경이라 내리쬐는 태양열을 온몸으로 받으니 정말 무덥습니다. 아침에 출발했던 섬진복지회관 앞에 도착하니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징검다리

 

 징검다리 뒤로 보이는 하늘길

 

 

 

 

 

 

 

오늘 약 12km를 걷는데 거의 5시간이 걸렸습니다. 용궐산의 능선에 서면 섬진강을 비롯한 주변의 산하가 만드는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통사람이 용궐산 능선에 오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테지요. 따라서 용궐산 하늘길은 정상부 능선을 오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비교적 쉽게(?) 아름다운 자연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산악회 회원들은 대형버스를 타고 하늘길 입구로 진입하지 못하는 열악한 도로사정에 대해 불만이 많았습니다. 고속도로 버스전용차선의 경우 대중교통수단인 버스의 통행편의를 제공하고 승용차이용자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제도입니다. 반면 이곳에서는 좁은 도로사정으로 인해 승용차 이용자들은 입구까지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지만 버스 이용자들은 무더위에 딱딱한 도로를 왕복 3km이상 걸어야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필자가 6년 전 이곳에 왔을 때는 요강바위 주차장까지 버스출입이 가능했는데 이젠 불가능하니 안타깝습니다. 왜 버스이용자들을 홀대하는지 원성이 많았기에 관계당국은 조속이 대형버스가 하늘길 입구까지 운행될 수 있도록 도로를 확장정비하기를 건의합니다.

 

 

《등산 개요》

 

▲ 일자 : 2021년 8월 15일 (일)

▲ 코스 : 섬진복지회관-치유의 숲 주차장-하늘길-느진목-된목-용궐산 정상-삼형제바위

              -내룡재(장군목재)-내룡경노당-요강바위-현수교-석문-징검다리-섬진복지회관

▲ 거리 : 11.7km

▲ 시간 : 4시간 5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치유의 숲에서 남쪽으로 편도 1.5km 지점까지 걸어가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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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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