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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가 안 맞는 조선 황제어차 제작 년도 

 


서울지하철 경복궁역 인근에 위치한 국립고궁박물관으로 들어서니 아래층에 멋진 자동차 두 대가 진열되어 있습니다. 내려가서 보니 순종황제와 황후가 탔던 어차(御車)입니다. 이 어차는 현대자동차가 창사40주년을 맞이하여 창덕궁 차고에 있던 것을 국립고궁박물관 개관식 기념하기 위해서 11억을 들여 1992년부터 복원작업을 시작, 연구소기술을 총동원하여 2001년에 복원한 것입니다.    
 




 

(1) 어차의 개요(현장 안내문)

▲ 순종황제어차

미국의 GM사가 제작한 캐딜락 리무진. 7인승, 8기통 엔진, 배기량 5,159cc, 1918년식으로 추정. 차체는 철제가 아닌 목재이고, 외부는 칠로 도장. 차문에는 황실문양인 황금색 오얏꽃 장식을 붙였고, 내부는 오얏꽃 무늬의 황금색 비단으로 꾸밈. 전체적인 형태가 마차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어 초기자동차 모델의 특징을 보여줌. 전 세계적으로 20대만 남아있음.  






▲ 순종황후어차

 

순종의 왕후인 순정황후가 탔던 차로 영국 다임러 사가 제작한 리무진. 7인승, 4기통 엔진, 배기령 3,309cc, 1914년 식으로 추정. 차체는 목재이며, 외부는 칠로 도장. 황실문장인 황금오얏꽃 장식을 차문에 붙였고, 내부는 오얏꽃 무늬의 비단으로 꾸밈. 전 세계적으로 3대만 남아 있음. 국내에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자동차로 순종황제어차와 함께 자동차 발달사는 물론 황실의 생활상 등을 연구하는 중요한 역사자료임. 






 



(2) 의문점

▲ 순종의 재위기간과 자동차 제작 년도

순종의 재위기간은 1907∼1910년까지 불과 3년입니다. 순종은 한일합방이후 이왕(李王)으로 강등되어 창덕궁으로 쫓겨나 한 많은 삶을 살다가 1926년 별세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탄 어차가 1918년 식이라는 것은 모순입니다. 그렇다면 일제가 조선을 합방시키고 순종을 폐위시킨 이후 이 자동차를 구입했다는 이야기인데 당시의 상황으로 보아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순종황후의 어차도 1914년 식이라고 합니다. 물론 정확한 제작연대를 모르기 때문에 추정했겠지만 위와 같은 사유로 적절치 않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어차(御車)라는 이름을 붙이려면 임금이 재위 중에 이용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위 어차는 1907∼1910년 기간 중에 제작되어야 순리에 맞는 것입니다.   


▲ 어차 도입시기와 자금의 출처

실제로 어차를 순종이 재위기간(1907-1910) 중 도입했다고 하더라도 그 당시는 실질적으로 일본이 한국을 통치하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그런 때 누가 어떤 자금으로 값비싼 차를 도입했는지 의문입니다. 우리의 국운이 풍전등화 같은 시기에 왕과 왕후가 탈 명차를 도입했다는 게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그 때 도입한 자동차가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한 명차가 되어 우리의 소중한 재산이 되었지만 오늘날의 잣대를 가지고 보면 쉽지 않은 결정이기 때문입니다. 진열된 어차를 보고 이런 의문이 드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3) 향후 검토할 과제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도입된 자동차는 1903년 고종황제즉위 40주년을 맞이하여 미국공사 알렌이 칭경식(稱慶式)에 사용할 목적으로 들여온 자동차(포드 또는 캐딜락)인데, 이 마저도 역사적으로 분명하지 않다고 합니다.[자료 : 대한민국버스교통사(2009), 전국버스연합회 간, p.20]

그 후 1911년 조선 초대 총독 데라우찌가 고종 환심용으로 들여오기 시작했고, 일본인들과 국가대신들이 자가용으로 몰고 다니기 시작했던 1913년경부터 비로소 일반국민의 자동차 시대가 개막되었다고 합니다.[자료 :다음 전문자료/happycampus.com]

1911년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 확인된 자동차는 황실용 2대, 총독용 1대(총 3대)였다는 설과 황실용 1대, 총독용 1대(총 2대)였다는 설이 있지만, 100여 년이 지난 일이라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위 버스교통사, p.21]

1911년 현재 황실용 자동차가 두 대라는 설은 아마도 순종황제와 황후의 자동차를 두고 한 말 같습니다. 반면 황실용 자동차가 1대라는 설은 미국공사가 들여온 고종황제용 자동차를 지칭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순종황제는 재임 중 어차를 이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순종황제와 황후의 어차를 복원하면서 각각 1918년 식과 1914년 식으로 추정된다는 안내문은 여러 가지로 의문을 가지기에 충분합니다. 복원·전시된 자동차가 순종황제와 황후의 어차인지 아닌지, 실제 어차라면 몇 년 식인지 정확히 고증되어야 합니다. 국립고궁박물관 측을 비롯한 관계당국의 성의 있는 조치를 기대합니다. 

* 레뷰  822755358DFF4142B96AFAF513918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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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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