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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다음뷰(VIEW)의 글을 보니 홍대거리에 10초만에 초상화를 그려주는 화가가 있다고 소개된바 있었지요. 도대체 어떤 초상화를 어떻게 그려주기에 10초만에 완성할 수 있을 까 궁금하여 직접 현장을 찾아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홍대 앞 어린이공원에는 프리마켓이 열리고 있었는데요. 이곳은 사람들이 사용했던 중고물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홍익대생들이 창작한 신제품을 파는 장소입니다.

그런데 건물 담벼락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어 고개를 돌려보니 어떤 젊은 청년이 스케치를 그려주고 있었습니다. 책상 앞에는 <10초 완성, 10원 초상화>라는 구호까지 보입니다. 바로 10초 초상화가입니다. 솔직히 10초만에 그리는 초상화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지요. 이 청년은 의뢰자의 얼굴을 힐끗 힐끗 보면서 그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을 강조하며 전체적인 얼굴윤곽을 그린 후 마지막으로 인증고무도장을 눌러줍니다. 초상화를 받은 연인들은 함박웃음을 지으며 휴대폰으로 그림을 들고 인증 샷을 찍기도 하는군요.    

 사람들이 줄서 있는 모습

 



 
실제로 청년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자 누군가 "하나~ 둘~"하면서 숫자를 세기 시작하지만 청년은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합니다. 이는 당연합니다. 아무리 코미디 같은 초상화이지만 그래도 창작활동인데 이의 몰입을 방해해서는 안되겠지요. 10초만에 초상화를 완성한다는 말은 무척 빨리 그린다는 의미로 해석해야지 꼭 기록경기를 하는 것처럼 그리는 시간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가 의뢰인을 몇 번 쳐다보면서 초상화 스케치를 한 후 고무인을 찍어 건네 주기까지 약 15-20초 정도 소요되는 것 같았어요.

그렇다면 이 청년은 얼마의 돈을 벌까요? 그의 책상에는 <나는 10초 초상화의 신이다>라는 글이 써진 깡통이 놓여져 있는데 바로 돈을 넣은 통입니다. 초상화 값이 10원이라고 실제로 10원을 내는 사람도 있는 지 모르겠지만 대부분 100원을 내는 것 같고 일부에서는 100배인 1,000원을 내는 사람도 보입니다. 1분에 평균 3장을 그린다면 1시간이면 180장이로군요. 10원이면 1,800원, 100원이면 18,000원입니다. 식당 같은 아르바이트를 하면 시급 5,000원도 많은 돈인데 역시 예술활동의 댓가는 그만큼 보상이 따르는군요.

 

 

 

어쨌든 홍대앞 10초 초상화가는 이곳의 유명인사임에 틀림없습니다. 이곳을 찾은 젊은이들은 너도나도 줄을 서서 그의 작품을 손에 넣으려고 묵묵히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앞으로 그가 피카소 같은 세계적인 화가가 되기를 바랍니다. (2011. 6.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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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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