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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백 역의 이현우 

▲ 계백이 의자왕자를 만난 후 벌어진 묘한 일들 

지난 제3부 말 사냥을 나간 교기(서영주 분)가 의자(노영학 분)에게 활을 겨눈 것은 제작진의 속임수였습니다. 교기가 겨눈 것은 의자가 아니라 그 뒤에 있는 노루였던 것입니다. 사실 이런 속임수를 넣어 시청자의 관심을 유발시킨 것은 좀 뜬금 없어 보였습니다.

사냥을 마친 의자와 교기는 입궁하는 대신 계백(이현우 분)이 일하는 주점 취선루로 향합니다. 의자는 여자들을 보자 이들의 이름을 물어보며 그냥 헤벌레해 집니다. 의자는 여자들의 어깨를 끼고는 좋아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바보행세를 하면서 살아야 하는 의자의 처지를 표현한 것이겠지만 국사에서 배운 삼천궁녀와 놀았다는(역사적인 사실은 모르겠지만) 게 떠올라 매우 씁쓸했습니다.

의자는 다음날 궁남원에서 행할 왕후 사택비(오연수 분)의 생일잔치에 참가하여 왕후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 춤을 추겠다고 합니다. 교기는 의자에게 "궁남원은 네 친모와 관련있는 곳인데 어찌 네가 춤을 출 수 있느냐"고 힐난합니다. 이에 대해 의자는 "나를 키운 어머니는 사택비이므로 내가 춤을 추면 기뻐할 것"이라며 일어나 등실등실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한심하게 생각한 교기일행이 모두 떠나고 의자와 내관만 남습니다. 의자는 계속하여 춤을 추다가 술에 취해 쓰러집니다. 계백은 술 취한 의자를 업고는 방으로 옮깁니다.


의자는 다음날도 일어나지 못합니다. 사실 의자는 생모 선화왕후가 기억나는 장소인 궁남원에 가고 싶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거짓춤을 추며 술을 마시고 취한 척 완벽하게 자신을 위장한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내관입니다. 의자가 연회에 불참할 경우 자신에게 떨어질 불호령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그는 계백에게 의자의 옷을 입은 채 연회장에서 잠시동안 서 있으라고 부탁했는데 계백이 이를 받아들인 것입니다.

이런 설정도 사실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아역으로 바뀐 후 계백은 효성이 지극하고 정직을 생명으로 여기며 거짓말을 하지 않는 정의감 넘치는 청소년으로 자랐습니다. 그런데 저자거리의 심부름꾼인 자신이 일국의 왕자 행세를 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캐릭터이거든요. 물론 내관은 계백에게 큰 꽃으로 얼굴을 가리고 하객들이 인사를 하면 아무런 대꾸도 하지말고 고개만 끄떡이라고 했습니다.

이 일로 계백에게는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동시에 벌어집니다. 계백이 얼굴을 가린 채 의자왕 옷을 입고 변장해 있는데 하례품을 들고 온 은고(박은빈 분)를 목격합니다. 계백은 "내가 누군지 아느냐"라고 물은 후 "자객이 있을지 몰라 검문을 해야 하니 어서 손을 내밀어 보라"고 말합니다. 사실 이런 장면도 뜬금없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왕자가 하객을 검문한다는 말은 이치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계백은 은고의 손을 은근슬쩍 얼굴에 갖다 대며 흐뭇해합니다. 계백은 은고를 좋아하지만 까칠한 그녀는 계백에게 뺨을 때리며 홀대했던 것입니다.

은고의 손을 잡은 계백은 "앞으로 이런 고운 손으로 다른 사람의 뺨은 때리지 말라"고 훈계합니다. 계백으로서는 큰 소원을 이룬 셈입니다. 비록 얼굴은 가렸지만 은고의 손도 잡아 보았고 그녀를 훈계까지 했으니 기분이 짱입니다. 이를 두고 "거지와 왕자" 패러디라고 말하자만 여러 정황상 이런 패러디는 위에서 지적한 바와 같은 문제점이 있어 시청률 상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듯 합니다. 

 



▲ 계백과 은고와의 극적인 재회와 상부상조  

사택비는 하례객들의 생일축하 하례품을 일체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후 내신좌평에게 백제의 기상을 올릴 하례를 치르라고 명령합니다. 놀란 당나라 사신은 "신라와 화친하라는 당나라의 주문을 잊었느냐"고 소리치지만 사택비는 반항하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며 사신을 나무랍니다. 살수들이 포로들을 죽이려는 순간 사택비에게 원한을 품고 그녀를 죽이기 위해 절치부심했던 목견이 칼을 들고 반발합니다. 자객을 본 은고는 사택비를 위험에서 구하기 위해 양팔을 들고 앞으로 나서다가 목견의 칼에 부상을 당한 채 쓰러집니다. 이를 본 계백은 자신의 처지도 잊어버리고 달려나와 은고를 부축합니다. 왕자 복장을 한 낯선 사내를 본 군관은 계백을 옥에 가두고 고문을 가는데요.

계백에 대해 조사가 시작되자 그는 자신은 자객이 아니라며 내관으로부터 20냥을 받고 그냥 의자의 옷을 입은 술집의 일꾼 일뿐이라고 항변합니다. 그러나 후환이 두려운 내관은 물론 의자도 계백을 본 적이 없다고 오리발을 내밉니다.

귀가한 은고에게 사택비는 시녀를 보내 고마움의 표시로 비단 100필을 하사했지만 은고는 "상을 받자고 한 일이 아니니 비단은 가져가라"고 거절하는 대신 심신을 진정시키는 향료를 전하고 옥사에 갇힌 계백을 구하고자 간청합니다. 대좌평(김병기 분)이 계백에게 직접 취조를 합니다. 기가 막힌 계백은 1급 비밀을 폭로합니다. "내가 왕자님을 들쳐업고 침실로 가지 않았습니까. 왕자님이 어머님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지 않으셨습니까""라고.

이 때 등장한 은고는 "저 자(者)는 부상을 입고 쓰러진 저를 구했습니다. 만약 저 자가 자객이었다면 황후폐하를 향해 달려들었겠지요. 저 자는 자객과는 무관하다고 생각됩니다"라며 계백의 결백을 주장합니다. 사택비 측도 이번 자객은 목견이 벌인 일임을 알고는 계백을 풀어줍니다. 성문 밖으로 쫓겨난 계백은 은고를 보자마자 정신을 잃고 기절합니다. 나중에 은고는 계백에게 많은 돈을 사례로 주었으나 계백은 이를 뿌리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계백과 은고는 서로 상대방을 도와줘 급격하게 가까워질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한 셈입니다.




▲ 지속되는 사택비의 간교한 행보

한편, 사택비는 술이 취했음을 이유로 자신의 생일축하연에 나타나지 않은 의자를 질책하는 대신 아침 문후를 드리려 온 그를 매우 부드럽게 맞이합니다. 두 사람의 대화를 잠깐 볼까요?
"어머니는 나 하나뿐이라는 말은 진심이더냐?"
"천지신명께 명세코 그렇사옵니다."
"그러면 나를 왕후대신 어머니라고 부르거라. 그런데 죽은 선화왕후가 손에 비수를 꽉 쥐고 놓지 않았을 때 네가 선화의 귀에 대고 속삭인 말은 무엇이더냐?"
"기억이 전혀 나지 않습니다. 제가 어찌 그런 해괴한 짓을 했겠습니까?"
"넌 여전히 거짓말을 하는구나."

그러고 보면 사택비가 의자를 부드럽게 대한 것은 의자의 속내를 파악하기 위한 음흉한 계략이었던 것입니다. 사택비는 단검으로 자진한 선화의 시신을 왕궁으로 옮겼을 때 선화는 무왕이 단검을 빼내려 하였으나 놓지 않다가 의자가 귓속말을 하자 칼을 놓았던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녀는 최근 악몽에 시달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사택비는 선화왕후의 혼을 위로하고 그녀에게 용서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사찰을 찾아 위령제를 올리려합니다. 사택비에게 무슨 꿍꿍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참고로 고문을 받아 만신창이가 된 계백은 똥물을 마셨고, 계백의 아버지 무진(차인표 분)은 살인청부업자 독개(윤다흔 분)로부터 호랑이의 목을 가려오라는 지령을 받았는데, 호랑이는 누구를 지목한 것인지 무척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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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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