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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봉 정상에서 바라본 북쪽 조망


울릉도는 제주도, 거제도, 진도, 강화도, 남해도, 안면도, 완도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8번째로 큰 섬입니다. 동해의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섬 울릉도에는 100대 명산인 성인봉(984m)이 솟아 있어 산을 찾는 사람들은 반드시 들려야 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성인봉(聖人峰)이라는 이름은 산의 모양이 성스럽다하여 붙여진 것으로, 천연기념물 제189호로 지정되어 있는 정상부근의 원시림(해발600m이상)은 섬피나무, 섬고로쇠나무 등 섬자(字)가 들어간 희귀수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연평균 300일 이상 안개에 쌓여있어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경북 울릉군 북면과 서면의 경계에 솟은 성인봉을 오르는 코스는 여럿 되지만 북쪽의 나리분지에서 정상을 거쳐 동남쪽 도동항 인근의 KBS중계소로 하산하기로 합니다. 울릉도를 처음 찾은 이들은 보이는 것이라고는 산지와 바다뿐입니다. 그렇지만 산행들머리인 나리분지는 알봉분지와 함께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볼 수 있는 평야지대입니다. 나리분지는 동서로 1.5km, 남북은 2.0㎞로서 신생대 제3기말에서 제4기의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화산체의 함몰에 의해 형성된 화구원이며, 그 안에서의 재분출로 알봉에서 용암이 흘러내려 알봉분지와 나리분지로 분리되었습니다. 사방이 500m 내외의 산지로 둘러싸여 있어 보기만 해도 장관입니다.     

나리분지의 등산안내도 옆 이정표에는 성인봉까지의 거리가 3.8km라고 씌어져 있군요. 눈개승마가 지천으로 피어 있는 곳을 뒤로하고 안으로 접어듭니다. 오염되지 않은 자연이기에 공기가 상쾌한 것은 당연하지만 특히 이날 동해와 울릉도지역은 기온이 서울보다 10도 이상 낮은 20도 전후여서 그야말로 콧노래가 저절로 나올 정도로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아침에 끼었던 안개도 7시경부터는 말끔히 걷혀 숲 사이로 바라보는 분지를 둘러싼 산봉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입니다.

 눈개승마

 등산로 입구

 청정 숲 속


 


 


길섶에는 국가지정 중요민속자료인 투막집이 있는데,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초가집이지만 일반적인 초가집의 흙벽 대신 우대기로 둘러친 것이 다른 점입니다. 분지가 끝나고 점점 고도를 높이는데 거의 정상에 이를 때까지 계단이 조성되어 있어 정말 걷기가 힘이 듭니다.

 투막집


 


 

 몸서리치는 계단길




드디어 알봉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초원 위로 보이는 산봉우리들을 바라보며 환상적인 조망에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만끽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찍은 기념사진은 그만 깜둥이가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풍경사진은 초점을 배경에 맞추면 사람은 검게 나오고, 사람에 초점을 맞추면 배경은 흐리게 나옵니다. 그래도 그늘 아래서 찍는 이런 사진은 얼굴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데 구도만 보고 사진중앙에 초점을 맞추니 이런 사진이 나오게 됩니다. 사실 다른 사람의 DSRL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찍기란 쉽지 않지요. 따라서 사진을 찍어 준 것만도 고마운데 나무랄 수는 없는 일입니다.  

알봉 조망대


 

 깜둥이로 변한 증명사진(글쓴이)


          

또 다시 계단을 오릅니다. 중간에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도 없고 또 다른 길로 들어가서도 안 됩니다. 수백 년을 지켜온 고목의 등걸에서 나무든 사람이든 살아있는 생물은 언젠가는 자연으로 돌아감을 실감합니다. 길바닥에 노출된 나무뿌리를 보며 강인한 생명력에 고개가 숙여지는군요.


 


 


 


 


샘터에 도착하여 집에서 가져온 물을 버리고 자연의 생수를 채운 다음 마지막 정상을 향한 계단길 정복에 나섭니다. 다리가 뻐근해지려는 순간 드디어 성인봉 정상(984m)입니다. 정상에는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단 표석이 늠름하게 세워져 있는데 사람들이 몰려 제대로 된 사진을 찍기 어렵습니다. 정상에서는 동쪽의 기상시설물은 잘 보이지만 북쪽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서 실망해서는 아니 됩니다. 정상 북쪽 약 20m 지점에 조망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오름길

 성인봉 표석

 성인봉 동쪽 시설물


 

북쪽 조망대에 서면 아까 산을 오르며 중간에 보았던 북쪽을 좀더 높은 곳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지도를 보면 미륵산(901m), 형제봉(695m), 알봉(538m), 나리봉(916m) 등이 있는데, 마치 북한산 인수봉처럼 보이는 산봉이 알봉이라는 것 이외에는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북쪽 조망


 


 

성인봉에서 황홀한 조망을 즐기고는 하산을 시도합니다. 하산은 남동쪽의 도동이정표와 KBS송신소 이정표를 따르면 됩니다. 이쪽은 북쪽 등산길과는 반대로 계단이 거의 없어 걷기가 상당히 편안합니다. 하산로 주변에는 섬고사리가 지천으로 자라고 있군요. 정자에 도착하니 동쪽의 저동항과 촛대바위가 아련하게 보이지만 카메라는 이 모습을 제대로 담아주지 못하네요. 출렁다리와 무지개다리를 지나 한참을 내려가니 드디어 도동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바로 이웃에 KBS중계소코스 출발점을 알리는 등산안내지도가 산객을 맞이하는군요. 여기서 일주도로까지는 730m이지만 산악회에서 차량을 제공해 도동항으로 이동합니다.

 섬고사리

 출렁다리

 무지개 다리


 


 

 도동항

나리분지코스에서 KBS중계소 코스로 하산 
  


오랫동안 뜸 들였던 성인봉을 이제야 답사했습니다. 앞으로 또 울릉도를 찾을 지의 여부는 미지수이지만 아마도 다시 오기 어려울 것입니다. 강릉에서 울릉도까지 배편으로 편도 3시간이 소요되고, 여행비용도 26∼30만원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울릉도는 천혜의 자연자원을 가진 우리나라의 보배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3년 6월 9일 (일)
▲ 등산 코스 : 나리분지-투막집-전망대-약수터-성인봉-정자-출렁다리-KBS중계소
▲ 산행 거리 : 약 7.5km
▲ 소요 시간 : 3시간 20분
▲ 등산 안내 : 안전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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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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