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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설희 역의 서하준

드라마를 시청하다 보면 배역에 따라 호감이 가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빨리 사고라도 당해 얼른 하차했으면 하는 캐릭터도 있습니다. <오로라공주>에서 전자에 속하는 인물은 설설희(서하준 분)와 나타샤(송원근 분) 및 박사공(김정도 분)이고, 후자에 속하는 사람은 황시몽(김보연 분)-자몽(김혜은 분) 자매입니다. 설설희는 배우이던 오로라(전소민 분)의 매니저로 처음 등장한 이후 금융재벌의 후계자라는 사실을 감춘 채 로라를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해 결국 로라의 마음을 움직였고, 설희와 그 부모인 설국(임혁 분)-안나(김영란 분) 부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장래를 약속한 사이로 발전했습니다.

그런데 오로라는 실연을 당한 황마마(오창석 분)의 출가(出家)라는 황당한 쇼에 그만 홀랑 넘어가 설희를 배신한 후 속전속결로 마마와 결혼을 하였고, 이로 인해 설희는 겉으로는 이를 담담히 받아 들였지만 속으로는 실연의 아픔에 몸부림쳤습니다. 그러다가 뜬금없이 설국은 사망한 모친이 "아비야, 미안해!"라고 말하는 꿈을 꾸었고, 이를 두고 설국은 아내 안나가 죽을 것이라고 오해해 건강검진을 받도록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안나의 건강에 아무런 이상이 없자 이번에는 설희가 설국에게 건강진단을 받도록 건의했고 설국도 역시 병증이 없었습니다. 설희는 그전 로라의 매니저 시절 얄밉게 굴어 인상이 좋지 않았던 박지영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묻지마 청혼을 하였는데, 이는 부모가 좋다고 했고 또 로라를 제외한 모든 여자는 모두 같은 급이라는 자포자기한 심정에서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스토리가 진행되며 뚜껑이 열리고 보니 설국이 어머니 귀신을 보고 느꼈던 불안감은 아들 설희가 불치병에 걸려 시한부인생을 살아야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말았습니다. 설희는 오한과 두통 그리고 현기증으로 가까운 의원에 가서 진단을 받은 결과 의사는 좀더 큰 병원으로 가서 정밀진단을 받아보라고 말했습니다. 설희는 부모에게 업무차 광주지방으로 출장을 간다고 속이고는 입원해 검사를 받았습니다. 마취를 한 채 양쪽 허리의 골수를 추출할 때부터 이미 설희가 심상치 않은 중병에 걸렸음을 짐작할 수 있었지요. 드디어 설희는 검사결과를 듣기 위해 의사와 마주 앉았습니다.

의사는 설희에게 1987년 생이면 금년에 몇 살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러고는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냐고 반문하네요. 얼굴이 굳어진 설희에게 의사는 "생각보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 악성림프종(비호지킨 림프종)으로 혈액암 4기다. 간과 골수에 전이되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려 줍니다. 그간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는 설희에게 의사는 "원래 이 병이 그렇다. 수술도 할 수 없는 상태로 오로지 항암치료만 할 수 있다. 그러나 완치률은 50%미만이며, 치료를 안 받으면 6개월도 생존하기 어렵다"는 청천벽력 같은 말을 들려줍니다.

 

밖으로 나온 설희는 "6개월 후 어찌 죽느냐?"고 한탄하는데 이 모습을 지켜보는 시청자도 정말 멘탈이 붕괴될 지경입니다. 그간 설희가 지은 죄라면 배우로서 첫 도전한 오로라가 연기에 전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뒷바라지하였고, 기업체 임원을 설득해 광고를 수주해 로라 아버지가 남긴 빚을 갚도록 해 주면서 일편단심 로라를 사랑한 것뿐입니다. 그리고 이미 유부녀가 된 로라를 아직도 잊지 못해 그녀의 행복을 빌며 그리워하고 있는 죄입니다. 이런 설희에게 어찌하여 제작진은 실연의 아픔에 이어 건강까지 잃게 만들어 시한부 인생을 살게 하려는지 그 잔인함에 몸서리가 쳐집니다.

물론 항암치료를 받으면 비록 생존율이 50%미만이라고 할지라도 살아날 수는 있기에 설희를 죽음으로 몰아 하차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설희가 받을 고통을 생각하면 이는 도리가 아닌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 지경까지 왔으니 앞으로 글쓴이가 바라는 예상 시나리오를 그려보겠습니다. 설희의 병은 수술을 할 수 없는 비호지킨 림프종이라고 했지만 만일 골수이식수술을 해야 할 경우 오로라가 골수를 기증한다면 그녀가 설희로부터 받은 호의를 조금이라도 되돌려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황시몽-자몽 자매가 반대하겠지만 지금 오로라에게 두 얼굴을 보이며 혹독한 시집살이를 시키는 두 시누이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강수만 동원한다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퇴원한 설희는 약혼자 박지영(정주연 분) 및 부모와 함께 레스토랑에서 진수성찬을 앞에 놓았지만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아들의 병을 모르는 설국-안나는 과거 연애할 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티격태격 입씨름을 하면서 즐거운 표정이지만 설희는 거의 말이 없습니다. 지영을 차에 태우고 가던 설희가 갑자기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할 말이 있다는 듯 지영을 빤히 쳐다보며 제115회가 끝났습니다. 아마도 설희는 지영에게 결혼을 미루거나 아니면 파혼을 하자고 요구할 듯 합니다. 설희는 이런 상태에서 결혼을 할 만큼 모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금융재벌의 후계자를 남편으로 두게 되었다고 좋아하던 박지영과 재벌사위를 들인다고 으스대던 왕여옥(임예진 분)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습니다. 여옥이 설희를 사위로 맞이하지 못할 경우 윤해기(김세민 분) 감독도 애교는 있지만 무식한 왕여옥에게 마음을 주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래저래 설희의 시한부 인생은 부모를 비롯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평지풍파를 몰고 올 것입니다. 물론 설희가 자신의 병명을 상당기간 동안 밝히지는 않겠지요.  

 
                                                       [다음 메인에 게재되었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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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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