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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영산 제3봉에서 뒤돌아본 선녀봉과 다도해

 

 

 팔영산 제8봉(적취봉)에서 바라본 7봉(칠성봉) 방면의 조망 

 

 

 

전남 고흥군 점암면과 영남면의 경계에 솟은 팔영산(607m)은 영암 월출산(813m) 및 해남 달마산(495m)과 더불어 암봉이 연이어진 골산(骨山)으로 호남의 3대 명산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산입니다. 팔영산은 다도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산으로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보석 같은 산입니다. 전국의 산을 찾아다니는 글쓴이는 아직까지 팔영산을 답사하지 못해 항상 주눅이 들었습니다. 사실 오래 전부터 가보고 싶었지만 서울에서는 거리가 너무 멀어 엄두가 나질 않아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오늘까지 미답의 산으로 남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직접 팔영산을 답사하고 보니 이산은 전국의 어느 명산보다도 아기자기하면서도 스릴이 넘치는 큰산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숫자가 들어간 산 이름이 제법 있습니다. 그렇지만 팔영산에 비하면 이들은 모두 한 수 아래 입니다. 홍천 팔봉산(327m)은 규모가 너무 적어 마치 소꿉장난하는 것 같고, 서산 팔봉산(362m)은 1봉에서 3봉까지는 그럴듯하지만 4봉에서 8봉까지는 있는 듯 없는 듯 합니다. 영월 구봉대산(870m)은 능선상의 밋밋한 봉우리에 억지로 이름을 지어 꿰어 맞춘 듯 하고, 보은 구병산(876m)도 팔영산과는 비교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산행들머리는 팔영산 주차장입니다. 능가사 입구인 이곳에는 팔영산 탐방지원센터가 있습니다. 능가사 천왕문 앞에서 좌측으로 들어갑니다. 원점회귀 산행이기 때문에 하산하면서 시간이 나면 능가사를 답사해도 되거든요. 다리를 건너니 팔영산의 명칭유래에 대한 설명문이 반듯하게 세워져 있습니다. 능가사 부도와 야영장(오토 캠핑장)을 뒤로하면 갈림길인 팔영산장 앞입니다. 우측의 효자골은 탑재로 가는 길이므로 우리는 좌측 팔영소망탑 옆길로 들어섭니다.

 팔영산 능가사 천왕문

 

 팔영산 봉우리 명칭유래

 

 팔영소망탑  

 

 

 

안내지도가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진입하면 계곡으로 이어지고 곧 이어 등산지도에 나오는 흔들바위입니다. 흔들바위는 아무리 흔들어도 꼼짝을 하지 않는다고 하여 마당바위로도 불립니다. 사실 마당바위는 도봉산의 마당바위처럼 매우 넓은 바위를 말하는데, 이곳의 바위를 마당바위라고 부르는 것은 좀 과장된 듯 합니다. 흔들바위에서 제1봉인 유영봉 쪽으로 갑니다. 오름길에 새빨간 단풍나무가 보여 계절적으로 가을임을 실감합니다.

 흔들바위

 

 

 

 

 

가파른 경사면을 치고 오른 제1봉 유영봉(491m)! 말뚝처럼 생긴 정상석의 각 면에는 "제1봉, 유영봉, 해발491m, 고흥군"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이와 같은 형식은 각 봉우리마다 동일합니다. 선비의 풍체를 닮아 이름지어진 유영봉 정상에서면 동쪽으로 선녀봉(521m, 신선대) 뒤로 여자만이, 남쪽으로는 가야할 2봉에서 시작되는 우람한 봉우리가, 그리고 저 멀리 고흥 앞 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제1봉 유영봉 표석 뒤로 보이는 선녀봉  

 

 가야할 2-3봉

 

 


유영봉을 내려와 제2봉인 성주봉으로 오르며 뒤돌아본 제1봉의 모습에 감탄이 저절로 나옵니다. 2봉이 시작되는 길목에 국립공원 측에서 만든 봉우리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선답자(先踏者)들의 산행후기를 보면서 각 봉우리의 설명문이 표석 바로 옆에 세워져 있어 정상의 모습이 걸레처럼 지저분하게 변해 참으로 한심하게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실제로 답사해 보니 이 설명문은 모두 안부로 이동되어 있어 안도했습니다. 아마도 사람들의 지적을 받은 공단 측이 위치를 옮긴 듯 한데, 이는 매우 잘한 일입니다. 실수를 알았으면 이를 스스로 바로 잡는 것도 용기이거든요. 제2봉인 성주봉(538m)은 팔봉을 지키는 성스런 주인봉을 의미합니다. 어느 봉우리든 정상에서의 조망은 한마디로 일품입니다.

                                                                  제2봉으로 오르며 뒤돌아본 제1봉

 

                                                                            급경사 오르막 계단

 

 

 

 

 1봉 뒤로 보이는 다도해

 

 제2봉 성주봉 표석 

 

 

제3봉은 생황봉(564m)입니다. 생황은 대나무통으로 만든 우리의 전통 관악기라고 합니다. 봉우리의 모습이 이를 닮은 것인지 아니면 바람이 불면 이 바위에서 생황소리가 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생황봉에 서면 가야할 4봉∼6봉이 우뚝하고 뒤돌아보면 지나온 봉우리와 선녀봉이 화려한 바위꽃을 수(繡)놓고 있습니다. 동쪽으로 선녀봉과 팔영산 정상인 깃대봉 사이의 안양동계곡은 골산(바위산)이 아니라 전형적인 육산(肉山)의 모습입니다.

 

 

 제3봉에서 뒤돌아본 모습

 

 제3봉에서 바라본 제6봉(중앙)

 

 안양동 계곡방향 

 

 

제4봉인 사자봉(578m)은 백수의 왕인 사자처럼 군림하는 형상의 봉우리입니다. 사자봉을 오르면서 뒤돌아보면 지나온 제3봉 내리막 철제계단길이 정말 가파르게 느껴집니다. 사자봉에서 바라보는 5봉은 이외로 나무가 제법 보이는군요. 

 

 

 제4봉에서 뒤돌아본 3봉

 

 

 

 

 

 


제5봉인 오로봉(579m)은 다섯 명 늙은 신선이 노닐던 봉우리입니다. 제4봉에서 볼 때는 나무가 보였지만 막상 꼭대기에 오르니 딱딱한 암봉입니다. 5봉에서 바라보는 6봉은 한마디로 놀라움과 두려움이 교차하는 풍경입니다. 8봉 중에서 오르막이 가장 길고 또 가장 가파른 곳(6봉)을 올라야 하기에 이는 놀라움이고, 실제로 저곳을 통과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이 앞섭니다.  다만 사진은 역광으로 인해 흐릿하게 나왔군요. 이는 똑딱이카메라의 한계입니다. 렌즈 앞에 후드가 없기 때문에 들어오는 빛을 차단할수가 없거든요. 

 

 

 

 

 제5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6봉(좌측 급경사면의 안전철책을 잡고 올라야 함)

 

 

 

제6봉 두류봉(596m)은 하늘문이 열려 천국으로 통하는 통천문이 있는 봉우리입니다. 제5봉을 내려와 안부에서 쉼 호흡을 다시 합니다. 철제 안전철책을 바라보면 아찔하지만 일단 오르기 시작하면 이외로 오를 만 합니다. 도봉산 포대능선의 V자 계곡을 답사한 경험이 있다면 두류봉 오름길은 그 형제쯤 되겠지요. 정상에는 "두류봉에서 바라본 다도해 전경"이라는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어느 봉우리에 오르든 선녀봉은 조망의 중심에 솟아 있군요. 

 

 

 제6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암봉

 

 

 

 

 

 

 

 

제6봉을 내려서 제7봉인 칠성봉(598m)으로 갑니다. 칠성봉은 북두칠성의 7개 별자리를 돌고 도는 바위입니다. 능가사 갈림길에서 칠성봉까지의 거리는 170m입니다. 수직절벽의 바위 옆으로 오르면 제6봉에서 보지 못했던 통천문이 반겨줍니다. 칠성봉에 올라 뒤돌아보면 지나온 6봉이 삼각뿔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칠성봉 통천문

 

 칠성봉에서 뒤돌아본 제6봉

 

 

 

 


제7봉에서 마지막 제8봉인 적취봉(591m)으로 가는 길은 제법 길고 또 평이합니다. 적취봉은 초목의 그림자가 봉우리에 겹겹이 쌓여있음을 뜻한답니다. 무식한 글쓴이는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8봉에서 뒤돌아보면 지나온 7봉이 잘 보입니다.

 8봉으로 가면서 뒤돌아본 7봉

 

 

 

 

 

 8봉에서 뒤돌아본 7봉

 

 

 


 
이제 팔영산의 여덟 봉우리 답사는 모두 끝났습니다. 그렇지만 산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팔영산의 정상인 깃대봉(609m)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월간 산(山)에서 2009년 6월 발행한 팔영산 등산지도에는 정상인 깃대봉을 8봉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이는 현실과는 맞지 아니합니다. 능가사 갈림길에서 헬기장을 지나 깃대봉 능선에 오르면 동쪽의 우천저수지와 여자만의 다도해 섬들이 바다에 떠 있는 모습이 시야에 들어옵니다. 능선에서 지나온 8봉의 모습을 전부 볼 수 있음은 덤입니다. 깃대봉에서 증명사진을 남기고는 능가사 갈림길로 되돌아와 좌측으로 내려섭니다.

 능가사 갈림길

 

 동쪽 우천저수지와 여자만

 

 지나온 8봉의 모습

 

 팔영산 정상인 깃대봉 

 

 

 

 

길목에 가끔 나타나는 단풍은 보너스입니다. 편백나무 숲을 지나 탑재를 경유하여 능가사 이정표를 따라 갑니다. 하산로는 상당히 길고 지루하게 이어집니다. 대나무 군락지를 지나면 팔영산 산신제단이 보입니다. 바로 이웃에는 아침에 지나갔던 팔영산장입니다. 야영장을 지나 능가사 경내로 들어갑니다. 대웅전은 건물 자체가 보물(제1307호)이로군요. 무엇보다도 능가사 경내에서면 팔영산의 8봉을 확실하게 볼 수 있습니다. 능가사를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나옵니다. 

 

 

 편백나무 숲

 

 능가사 경내에서 바라본 8봉의 위용 

 

 

 

오늘 산행에 4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팔영산의 8봉을 전부 답사하려면 기본적인 체력은 가져야 합니다. 8봉 모두 오르내림이 심한 계단이나 안전철책구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안전시설이 잘 되어 있어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리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노약자는 조심해야 할 것입니다. 등산을 좋아한다면 팔영산은 반드시 답사하기 바랍니다. 팔영산에 오르면 급경사 구간에 안전시설을 설치한 사람들에게 감사하게 되고, 우리나라에 이토록 아름다운 산이 있다는 사실에 미소지을 것입니다. 팔영산의 봉우리를 넘을 때마나 감탄을 연발했으며 정말 행복했습니다. 팔영산은 죽기 전에 반드시 찾아야할 우리의 소중한 자연유산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4년 11월 6일 (목)
▲ 등산 코스 : 팔영산 주차장-능가사(우회)-능가사 부도-야영장-팔영산 소망탑-흔들바위-1봉(유영봉)

                   -2봉(성주봉)-3봉(생황봉)-4봉(사자봉)-5봉(오로봉)-6봉(두류봉)-7봉(칠성봉)-8봉(취적봉)

                   -능가사 갈림길-깃대봉(왕복)-능가사 갈림길-탑재-팔영산장-능가사-주차장
▲ 산행 거리 : 약 8.5km
▲ 소요 시간 : 4시간 10분(능가사 답사시간 포함)
▲ 등산 안내 : 좋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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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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