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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바위산에서 바라본 산그리메

 

 

 


경북 봉화군 석포면 승부리 소재 비룡산(1,129m)은 용이 승천하는 형상이라고 하여 지어진 산 이름입니다. 비룡산은 백두대간의 골격을 이루는 태백산(1,567m)과 구룡산(1,346m)사이의 깃대배기봉(1,374m)에서 남동쪽으로 뻗은 지능선 상의 마지막 봉우리로, 산 정상에 오르면 백두대간과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배바위산(968m)은 비룡산의 동남쪽(소천면 분천리)에 위치한 미지의 산이지만 산경표에는 버젓이 자리 잡고 있는 오지의 산입니다. 비룡산과 배바위산의 동쪽에는 환상선 눈꽃열차가 운행되는 영동선의 승부역이 있습니다.    

 

산행 들머리는 비룡산의 서남쪽 홍점마을 홍제사 입구입니다. 홍제사를 알리는 목판의 안내문을 뒤로하고 도로로 들어섭니다. 홍제사 직전 구부러진 도로를 버리고 우측 계곡 쪽으로 진입합니다. 선답자의 사진으로 볼 때는 거의 길이 없는 듯 하였지만 실제로 길이 상당히 뚜렷합니다. 다만 길바닥에는 낙엽이 깔려 있어 시기적으로 가장 등산로를 찾기가 어려운 계절이라 항상 등산전문가의 가이드가 필요합니다.

 홍점의 홍제사 입구

 

 홍제사 안내목 

 

 

자그마한 골짜기를 뒤로하고 능선에 붙습니다. 여기서부터 우측으로 능선을 타고 오릅니다. 북동쪽으로 점점 고도를 높이다가 동쪽으로 방향을 틉니다. 해발 1천 미터 고지의 나무들은 여름 내내 몸치장을 했던 나뭇잎들을 전부 대지(大地)위에 내려놓고 앙상한 가지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곳의 분위기는 이미 가을도 다 지나고 벌써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느낌입니다. 가쁜 숨을 들이쉬며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오르면 또 다른 오르막이 버티고 서서 비룡(飛龍)을 만나려는 산꾼을 괴롭힙니다. 드디어 오른 비룡산 정상(1,129m)! 잡목으로 가려져 조망을 할 수 없는 게 아쉽지만 그래도 반듯한 정상표석이 있어 섭섭한 마음을 달랩니다. 

 겨울 분위기의 산 속

 

 

 

 


비룡산에서 남쪽의 다락재를 향해 하산합니다. 능선 좌측 나무사이로 조망이 터지지만 전체를 볼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승부역까지 이어지는 임도가 지나가는 다락재에서 우리는 배바위산으로 가기 위해 좌측의 숲 속으로 들어섭니다. 임도 변에 큰 소나무가 서 있어 이정표 구실을 하는군요. 등걸에 구멍이 뻥 뚫린 나무를 지나자 배바위고개입니다. 낙동정맥 트레일 코스인 이곳은 1968년 11월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침투 시 우리 군경에 쫓겨 월북을 시도하던 무장공비의 이동경로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글쓴이도 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 침투사건 후 신설된 동경사(동해안경비사령부)에서 7개월 간 해안초소근무를 하며 청춘을 불살랐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능선 좌측의 조망

 

 다락재 소나무

 

 겨우살이

 

 구명 뚫린 나무

 

 배바위고개의 아픈 역사

 

 배바의고개 이정표 

 

  

배바위산은 비룡산보다 해발고도가 약 250m 정도 낮아서인지 그리 힘들이지 않고 정상이 오릅니다. 정상(968m)에는 목판 안내문이 걸려 있습니다. 비록 정상표석은 설치하지 못하더라도 이 정도의 안내문은 등산객들에게 기념사진을 찍을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 고마운 증거물입니다. 정상에서는 한 쪽 방향으로만 조망이 터지지만 보이는 곳이 무슨 산인지 전혀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배바위산 정상 안내목판

 

 산그리메 

 

 

이제 승부역 방향으로 하산할 차례입니다. 산악회 대장도 하산 길은 등로가 불분명하다면서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실제로 북쪽의 급경사를 내려서는 길은 정말 조심해야 할 구간입니다. 길도 희미할 뿐만 아니라 안전시설 하나 없어 보통사람이 이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듯 합니다. 이런 급경사 구간이 여러 차례 계속되다가 드디어 계곡에 다다릅니다. 계곡길도 희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까 다락재에서 이어지는 비포장 임도와 만난 이후 비로소 길은 정상입니다. 최근 많은 비가 내렸는지 계곡의 수량이 엄청납니다. 남녀장승을 지나니 낙동강변에 "눈꽃마을 승부"라는 표석이 보입니다.

 

 

 

 

 

 

 

 

 

 

 


다리를 건너면 승부역입니다. 승부역은 그간 역 인근에 작은 마을이 있을 뿐 주변에는 아무것도 없어 사실상 역 이용객은 전무했는데, 1999년 환상선 눈꽃열차가 운행되기 시작하면서 자동차로는 접근할 수 없는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오지역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어 신호장에서 보통역으로 다시 승격된 역입니다. 이곳 승부역에서 양원역에 이르는 낙동강변 6.5km 구간에는 "낙동강 세 평 하늘길"이라는 이름의 비경길이, 양원역에서 분천역까지는 2.2km 구간은 이른바 체르마트길을 조성하여 운영중입니다. 체르마트는 유럽의 알프스에 있는 산인 마테호른(4,478m) 산 기슭마을의 이름입니다.  

 승부역으로 가는 다리

 

 

 

 

 

 

 

 승부역을 통과하는 기차

 

 

 

 

 

 


승부역에서 철교를 건너 맞은 편 도로로 갑니다. 승부리 마을회관으로 가기 위해서는 하늘세평펜션 방향으로 진입해야 합니다. 고랭지 채소밭의 채소농사가 잘 되지 못한 듯 보여지네요. 승부역에서 1.5km 지점에 본마을이라는 이정표가 붙어 있는 승부리마을회관 및 경노당이 있습니다. 사실 이곳까지는 길이 너무 좁아 대형버스가 들어오기는 상당한 무리여서 등산버스 운전기사가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오늘 산행에 5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비룡산과 배바위산은 그야말로 첩첩산중인 봉화지역의 오지 중에서도 오지에 있는 산입니다. 솔직히 배바위산의 등산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배바위산에서 북쪽으로 내려서는 길이 매우 가파르고 미끄럽기 때문입니다. 꼭 오르고 싶다면 배바위재에서 배바위산으로 오른 후 다시 배바위재로 내려서 낙동정맥 트레일 길을 따라 승부역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권장합니다. 시간은 다소 더 걸릴지 모르겠지만 매우 안전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4년 10월 25일 (토)
▲ 등산 코스 : 홍점 홍제사 입구-인근 골짜기-능선-비룡산-다락재-배바위재-배바위산-북쪽경사면-낙동정맥 트레일

                   -승부마을 표석-승부역-승부리 마을회관
▲ 등산 거리 : 10.6km(GPS 측정)
▲ 산행 시간 : 5시간 10분
▲ 등산 안내 : 월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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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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