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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산봉에서 바라본 계룡산의 위용

 

 

 

대전광역시 유성구와 충남 공주시 반포면의 경계에 위치한 갑하산(甲下山, 469m)과 우산봉(574m)은 신선봉(570m)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뻗어 있습니다. 갑하산 동쪽에는 제2의 국립묘지인 국립대전현충원을 품고 있습니다. 신선봉과 우산봉에 서면 남서쪽으로 국립공원 계룡산의 절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으뜸 조망대입니다. 

 

갑하산 산행들머리는 국립대전현충원과 인접한 32번 국도변의 갑동교회입니다. 교회 앞에서는 가야할 갑하산이 나지막하게 보입니다. 그러나 해발 450m가 넘는 산을 오르기란 그리 쉽지 않습니다. 갑하산 1.58km 이정표에는 "대전둘레산길잇기"라는 글이 씌어져 있는데, 이는 소위 말하는 보만식계(보문산-만인산-식장산-계족산) 연결 종주코스를 의미할 것입니다. 등산객에게 산불예방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산불지킴이"에서 경고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 산불지킴이에는 센스를 부착하여 등산객이 접근하면 자동적으로 안내방송이 나오도록 설계되어 있을 것입니다.

갑동교회

 

 

 

 산불지킴이 

 

 

점점 고도를 높이면 남쪽으로 도덕봉(534m)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위로 더 올라 갑하산의 암봉이 보이면 서쪽으로 계룡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아직까지는 안개구름으로 인해 계룡산의 진면목을 볼 수가 없습니다. 서울에서 대전으로 내려올 동안 짙은 안개와 구름으로 인해 조망이 어두워 걱정했지만 이 정도까지 하늘이 맑아진 것만도 천만다행입니다. 능선을 돌아가니 갑하산 정상입니다. 나무로 된 이정목에 산 이름을 적어 놓았군요. 정상 우측은 헬기장인데 동쪽의 대전시내도 흐릿합니다.

 희미한 도덕봉 능선

 

 안개속의 계룡산

 

 갑하산 이정표

 

 갑하산 헬기장 

 

 

 

산악구급함을 뒤로하고 북쪽의 신선봉을 향해 갑니다. 가파른 길을 내려와 능선을 가노라니 마치 계룡산 관음봉에서 자연성릉을 거쳐 삼불봉 방향으로 가는 길을 연상케 합니다. 박정자고개를 지나 다시 오릅니다. 삼각점을 지나 조금 더가니 길 앞에 큰 바위가 가로막습니다. 바로 신선바위입니다. 바위 우측으로 우회하는 길이 있지만 쉼호흡을 하고는 바위를 오릅니다. 바로 신선봉(565m)입니다. 바위를 오르는 게 두렵다면 우측으로 우회하면 편안하게 돌아 오를 수 있습니다.

 가야할 신선봉

 

 신선봉 등산 안내도(우산봉 아래 흔적골산의 이름도 보임)

 

 

 

신선봉에 서니 서쪽으로 계룡산의 모습이 훤히 드러납니다. 아직도 가스가 좀 끼여 있기는 하지만 조망은 정말 좋습니다. 우리가 산에 오를 경우 산 이름만 들어도 그 산의 산세를 짐작합니다. 계룡산은 이름 그대로 닭과 용이 연상됩니다. 소나무가 많으면 솔봉이요, 매(독수리)의 부리를 닮으면 매봉(또는 응봉)입니다. 옥녀봉에 가면 옥녀의 전설이 있지요. 신선봉은 가장 조망이 좋은 곳입니다. 신선(神仙)이 노닐던 선계(仙界)이니까요. 이곳 신선봉도 예외는 아닙니다. 계룡산을 비롯하여 남쪽으로는 지나온 갑하산 뒤로 도덕산-금수봉-빈계산의 능선이 시원스런 산 그리메를 그리고 있습니다. 

 지나온 갑하산(맨 앞쪽) 뒤로 보이는 도덕산 능선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계룡산 

 

 


신선봉을 내려서서 편안한 능선을 걸어갑니다. 공암리로 가는 능선 갈림길에서 우산봉으로 갑니다. 공암리쪽으로 가면 금베봉이 있다고 하지만 글쓴이는 소위 "봉우리 따먹기"를 하지 않기에 욕심을 낼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능선 우측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된 곳이라는 경고안내문이 곳곳에 걸려 있습니다. 우산봉으로 오르는 능선의 사면은 오늘 조망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방금 지나온 신선봉의 조망도 매우 좋았지만 거의 정오가 가까워짐에 따라 그 동안 계룡산 정상부에 드리워졌던 가스가 모두 걷혀 그야말로 환상적인 조망을 선보인 것입니다. 사람들이 얼굴에 환희의 미소가 피어오릅니다.

 신선봉 내림길

 

 금베봉 갈림길 이정표

 

 

 

 계룡산 장군봉 능선(중앙)

 

 지나온 신선봉과 갑하산(좌)

 

 


  
 

드디어 오른 우산봉(574m) 정상! 왜 우산봉을 계룡산의 조망대라고 하는 지를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중앙에 보이는 암봉은 장군봉 능선입니다. 동학사 계곡 뒤로 펼쳐진 장쾌한 산세는 계룡산의 진면목을 감상하는 데 부족함이 없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겨울산행을 즐기는 것은 이런 일망무제의 조망에 호연지기(浩然之氣)를 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상에는 대전 둘레길잇기 안내도가 비스듬하게 세워져 있지만 눈과 서리가 얼어붙어 전혀 볼 수가 없습니다. 간혹 산의 정상에 이런 모양의 안내도가 있지만 겨울에는 무용지물이니 그냥 평범하게 수직으로 그림판을 세워 두는 게 훨씬 좋습니다.

 우산봉 표지석

 

 

 

 

 계룡산의 위용

 

 볼 수 없는 안내도

 

 산악구급함

 

 

 

이제 동쪽이 흔적골산(436m)을 향해 갑니다. 흔적골산은 원래 연회봉이었는데 최근 지도에 흔적골산으로 표기되고 있습니다. 흔적골산은 그냥 펑퍼짐한 봉우리처럼 보입니다. 우산봉 동쪽 사면을 내려서는 길은 그리 험하지 아니합니다. 또한 대전시 유성구 쪽의 즐비한 고층 아파트단지와 그 뒤로 대전시가지가 끝없이 펼쳐집니다. 흔적골산에는 정자만 세워져 있을 뿐 산 이름에 대해서는 아무런 안내문이 없는 대신 묘지1기만 보일 뿐입니다. 이런 특징도 없는 곳을 왜 연화봉에서 흔적골산으로 산 이름을 변경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흔적골산(좌)과 유성구 아파트 단지  

 

 북동쪽 조망

 

흔적골산 묘지

 

 흔적골산 정자

 

 

 

구암사 갈림길을 지나 반석마을 7단지 쪽으로 하산합니다. 내려서는 길에 안전목책이 설치되어 있어 걷기가 편합니다. 운동기구가 있는 곳을 지납니다. 엉뚱하게도 우산봉에 관한 전설안내문이 서 있습니다. 안내문을 읽어보니 다음과 같습니다. 『옛날 백제시대 갑천변 한 여인이 우산봉 산신령에게 기도를 해 3명의 아들을 낳았다. 성장한 아들들은 신라군과 싸우기 위해 떠났지만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이때 그 여인은 산신령으로부터 세 아들이 우산봉의 시랑(벼슬 이름)이 되었다는 말을 듣자마자 숨을 거두었고 세 아들과 함께 선계에서 행복하게 살았다』고 합니다. 이곳이 물론 우산봉으로 이어지는 길목이기는 하지만 중간에 흔적골산이 있기에 위치가 적절하지 않은 듯 합니다. 우산봉 정상에 이런 안내문이 있었더라면 금상첨화였을 것입니다.

 반석마을 가는 길

 

 

 

 깔끔한 이정표

 

 

 


당진-대전간 고속도로가 시원하게 달리는 현장을 목격하고 아래로 내려서니 산기슭에 한국불교 법륜종 법성암이 나옵니다. 반석마을 7단지 옆은 다목적경기장이 있는 세미래공원이네요. 이곳은 바램길이 통과하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공중화장실 아래 도로로 나오니 710동 옆(노은2동 자율방범대)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산행에 4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산행을 하면서 신선봉과 우산봉에서 바라본 계룡산의 황홀한 조망은 오래도록 뇌리를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대전 당진간 고속도로

 

 세미래공원

 

 반석마을 7단지

 

 바램길 안내도

 

 

 

귀경길에 갑자기 차가 서행해 보니 바로 직전에 우리 앞에서 몇 중의 충돌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다행이 부상자는 없는 듯 한데 경찰이 도착하기도 전에 견인차량이 여러 대가 현장에 왔습니다. 우리는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해 가볍게 현장을 통과했지만 뒤에 오는 차량은 도로정체로 엄청 밀려 고생했을 것입니다. 자동차는 빨리 가는 것보다는 안전하게 가는 게 최선입니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미국 플로리다 주 고속도로변에서 목격한 교통안전 표어가 현재까지 눈에 선합니다. "ARRIVE ALIVE!"(살아서 도착하라!)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1월 11일 (일)
▲ 등산 코스 : 갑동교회-갑하산-신선봉-금베산 갈림길-우산봉-흔적골산(연화봉)-법성암-세미래공원-반석마을 7단지(710동)
▲ 산행 거리 : 8km(GPS 측정)
▲ 소요 시간 : 4시간
▲ 등산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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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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