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노음산 능선에서 바라본 남서쪽 조망 

 

 

 

 

경북 상주시 남장동과 외서면 및 내서면의 경계에 위치한 노음산(露陰山,726m)은 일명 노악산(露嶽山)이라고도 불리며 상주의 서쪽을 호위하는 산입니다. 노음산은 갑장산 및 천봉산과 함께 상주의 3악(三岳)을 이루는 산으로, 상주시에서 보은읍 방향으로 4㎞ 남짓한 거리에 있으며, 산세가 멋진 상주시의 진산입니다. 노음산은 영남 8경의 하나로 신라시대에 창건된 유서 깊은 남장사와 북장사를 품고 있습니다.

 

남장사(南長寺)에는 불교문화의 귀한 보물이 많습니다. 보광전에 안치된 철불좌상(철불 비로자나불 좌상, 보물 990호) 및 철불좌상의 후불탱인 보광전 목각탱(보물 922호), 그리고 지금까지 알려진 한국 최고(最古)의 목각불탱인 관음선원(觀音禪院) 목각탱(보물 923호) 등 3점의 보물은 불교예술의 걸작품들이라고 합니다. 또한 노음산의 서편 북장사(北長寺)에는 중국승려 파랑새가 그렸다는 화법이 절묘한 보물괘불이 있습니다.

 

산행들머리는 남장사 남쪽 제실저수지 왼편 도로변에 위치한 석장승입니다. 그런데 등산버그 기사가 위치를 착각하여 저수지를 지나 우측 남장사 주차장까지 올라가고 말았군요. 하는 수 없이 그냥 걸어 내려옵니다. 장승은 민간신앙의 한 형태로서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며, 사찰이나 지역 간의 경계표·이정표 구실도 합니다. 남장사 석장승(경북 민속자료 제33호)은 고개를 약간 돌린 얼굴의 형태가 매우 해학적입니다. 멀리서 보면 마치 남근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석장승 뒤로 조성된 길을 따라 오릅니다. 이 길은 남장사 방면에서 노음산을 오르는 가장 일반적인 등산로이기에 길이 매우 분명합니다.

남장사 석장승

 

 

 

언제 눈이 내렸는지 모르겠지만 양지바른 쪽은 눈이 거의 보이지 아니합니다. 900m를 오르니 지능선 고개입니다. 고개에서 노음산 정상까지의 거리는 2.2km입니다. 옥녀봉을 향하여 오르는 길목의 능선 좌측으로 가끔 조망이 터지기 시작하는데, 남북으로 이어진 노음산의 주능선 줄기가 보입니다. 소나무 뒤로 보이는 바위는 노음산이 왜 노악산으로 불리는지 말해주는군요. 능선 우측으로도 시원한 조망이 보입니다. 큰 바위를 우회하니 능암리 갈림길입니다. 여기서 노음산까지의 거리는 1.2km입니다. 해발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능선에 눈이 쌓여 있지만 걷기에 전혀 지장은 없습니다. 지나온 가장 높은 봉우리가 지도상의 옥녀봉(620m)일 것 같은데 현지에는 아무런 이정표가 없이 확신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봉우리에 이름표를 즐겨 붙이는 매니아들도 근래 이 산은 오지 않은 듯 하군요. 

 남북으로 이어진 노음산 능선

 

 노음산 바위지대

 

 북동쪽 조망

 

 능선 삼거리 이정표

 

 


드디어 북장사 갈림길입니다. 그렇지만 북장사로 내려서는 길에는 눈만 쌓여 있고 발자국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겨울철에는 이 길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전무(全無)한 듯 보여집니다. 여기서부터 정상까지 500m의 능선길은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우측인 남동쪽으로 남장사 골짜기와 제실저수지가 선명합니다. 그리고 서쪽으로는 이름 모를 산들이 앙상한 골체미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암봉으로 이어진 등로에는 철제 사다리가 놓여 있고 상당히 좁은 칼바위형(사실 칼바위는 아님) 능선을 지나 정상으로 접근하는 길목의 바위에는 로프가 걸려 있어 안전한 이동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 능선에서 바라보는 동쪽과 서쪽 그리고 지나온 남쪽능선의 조망을 보면 정말 십 년 묵은 체증이 싹 가실 정도로 장쾌합니다. 능선의 북서쪽은 속리산 연봉들이 춤을 추고 있을 법하고 서쪽은 구병산이 솟아 있을 테지만 산에 무지한 글쓴이는 그 위치를 가늠할 수 없습니다. 아무튼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겨울산행을 멈추지 않는 것은 이런 절경을 즐기기 위함입니다. 

남서쪽 조망

 

 북서쪽 조망

 

 암봉의 철제계단

 

 지나온 남쪽 능선(좌측 봉우리가 옥녀봉?)

 

 산행 들머리인 제실저수지(우측)

 

 암벽의 로프    

 

 

 

 

드디어 노음산 정상(725m)입니다. 산행을 시작한지 약 1시간 30분이 경과되었습니다. 정상에는 일반적인 수직의 표석대신 넓은 바위에 새긴 네모형의 돌이 놓여 있습니다. 마치 묘지의 상석 같습니다. 상주의 진산이라는 갑장산(806m)에도 이와 유사한 표석이 있었는데, 설치에 많은 비용은 들었겠지만 사실 그리 권장할 만한 표석은 아닙니다. 왜냐하면 기념사진을 찍기가 불편하거든요. 수직의 면(面)에도 노음산을 새긴 게 그나마 다행이로군요. 막상 정상에서는 잡목으로 인해 조망을 할 수 없습니다.

 노음산 정상

 

 이색적인 정상표석

 

 

 

 

 

이제 하산할 차례입니다. 응달엔 많은 눈이 쌓여 있어 아이젠을 착용합니다. 급경사를 내려와 조금 가니 팔각정 전망대입니다. 여기서는 남장사 골짜기와 상주시내가 조망됩니다. 계단을 내려와 남장사 갈림길에서 중궁암 쪽으로 갑니다. 거리가 100m에 불과하므로 반드시 이 길을 따를 것을 권장합니다. 돌탑을 지나면 산비탈에 자리 잡은 중궁암입니다. 암자의 현판글씨가 명필이네요. 이제부터는 내리막 일변도입니다. 그렇지만 가파른 내리막에는 길이 지그재그로 조성되어 있어 발걸음을 옮기기가 상당히 편합니다.

 응달의 눈

 

 팔각정

 

 팔각정에서 본 제실저수지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상주시가지

 

 계단길

 

 돌탑

 

 궁중암

 

 

 

평지로 내려오니 우측에 관음선원이 있습니다. 이 관음선원에는 서두에서 말한 대로 한국 최고의 목각탱(보물 제923호)이 있지만 해탈문을 들어서니 사방에서 개 짖는 소리만 들릴 뿐 사람의 그림자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방문자로서는 참으로 허탈합니다. 비록 사찰의 소유라고는 하지만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를 볼 수 없음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관리자를 두어 필요한 사람에게 보물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지 모르겠습니다.

 관음선원 해탈문

 

 관음선원

 

 


아래로 내려오면 남장사입니다. 남장사는 신라 흥덕왕 7년(832년) 당나라에서 귀국한 진감국사(眞鑑國篩)가 창건하여 장백사라 하였으며, 고려 명종 16년(1186년) 각원화상(覺圓和尙)이 지금의 터에 옮겨짓고 남장사라 했다는 천년고찰입니다. 남장사 보광전에는 2점의 보물이 있는데, 남장사에 대해서는 별도로 소개하겠습니다. 남장사를 둘러보고 일주문을 거쳐 나오니 공중화장실 앞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보광전

 

극락보전

 

 남장사 일주문

 

 화장실 이정표 

 

 

 

오늘 산행에 3시간 반정도 걸렸습니다. 산행을 시작하기 전 들머리인 석장승까지 약 10분간 걸었고 남장사를 둘러보느라 약 20분을 지체했으니 실제 산행은 3시간 남짓 걸림 셈입니다. 노음산은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조망이 좋은 명산이었습니다. 남장사 입구의 남장마을은 곶감으로 이름 난 곳입니다. 상주시를 "3백의 고장"이라고 하는 것은 흰쌀, 은빛 누에고치, 하얀 곶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귀가길에 산악회에서는 곶감협동조합에 들리기도 했습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1월 6일 (화)
▲ 등산 코스 : 석장승-옥녀봉-노음산-팔각정-돌탑-중궁전-관음선원-남장사-일주문-공중화장실
▲ 산행 거리 : 6km(GPS 측정)
▲ 산행 시간 : 3시간 35분(남장사 답사시간 포함)
▲ 산행 안내 : 좋은 사람들   

 

 

 

 

                                                      ☞ 글이 마음에 들면 아래 공감하트(♥)를 눌러 주세요!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