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곡성군 옥과면 옥과리 산1번지 소재 성륜사는
1990년 청화스님이 아산 조방원 선생이 기증한 땅에 세운 사찰입니다.
역사는 일천하지만 사찰의 외관은 매우 고풍스러워
겉으로 보기에 수백 년이 경과한 고찰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성륜사 배치도
청화스님(1924-2003)은 광주사범학교 졸업 후 일본에 유학한 뒤
고향에 사학을 설립해 학생들을 가르쳤으나
해방 후 좌우대립을 보며 심적 갈등을 겪고 출가를 결심했습니다.
40여 년 간 눕지 않고 좌선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 수행과
오랜 동안의 묵언(默言) 수행을 한 당대의 선승으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매우 규모가 크고 화려한 일주문에는
설령산 성륜사라는 현판이 붙어 있습니다.
뒤쪽의 산 이름은 설산인데, 설령산으로 고쳐 붙여군요.
설령산 성륜사 일주문
일주문을 지나면 금강문입니다.
금강문 안에는 사천왕상이 오가는 중생들을 굽어보고 있습니다.
금강문
사천왕상
금강문 천정
금강문 앞에는 청화스님이 대중에게 고하는 법문이 세워져 있는데요.
아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여기에 옮겨 적습니다.
生死事大(생사사대)-삶과 죽음이 가장 큰 일인데
無常迅速(무상신속)-덧없는 세월은 빨리 가버리니
寸陰可惜(촌음가석)-짧은 시간도 한껏 아끼며
愼勿放逸(신물방일)-방심하고 게으르지 말라
청화스님의 법문
금강문 뒤쪽의 우측에는 스님들의 거처인 승방인 육화당이 있는데,
마당 한 가운데 일반사찰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비석이 보입니다.
이를 오지총관도라고 하는데,
물방울(空)·반달(風)·삼각형(火)·원형(水)·네모(地)를 담고 있습니다.
육화당
네모는 일체만유의 근본바탕이 되는 단단한 기운을,
원형은 물기운을, 삼각형은 불기운을, 반달은 움직이는 기운을,
물방울은 장애 없는 기운을 표현하고 있다고 하지만
불교에 문외한인 글쓴이로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오지총관도
오지총관도보다 글쓴이의 관심을 끈 것은
매우 큰 배롱나무(백일홍나무)입니다.
여름에 꽃을 피우면 100일 동안 아름다움을 유지할 것입니다.
배롱나무
범종각 앞에 붙어 있는 사찰안내 이정표가 그 규모를 짐작케 합니다.
범종각과 그 옆의 법성각의 사진을 성륜사의 대표사진으로 선정하였는데
그 모습이 매우 빼어납니다.
이정표
범종각과 법성각
범종각 앞에는 생수가 흘러 방문객들은 갈증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인접한 정운당은 출입금지구역입니다.
정운당
생수
지장전으로 가다가 좌측의 백련당 출입문을 기웃거리니
안에 계신 스님 한 분이 "왜 함부로 들어오려고 하느냐?"며 면박을 줍니다.
벽련당 대문 앞에 스님의 수행공간이라
일반인의 출입을 금한다는 아무런 경고도 없었고
문도 열려 있어 내부를 들여다 본 것뿐인데
싫은 소리를 듣고 보니 기분이 좋지 않더군요.
백련당 출입문
지장전은 염라대왕 등 10왕을 모신 전각으로
주존은 지장보살(地藏菩薩)인데,
명부전(冥府殿) 또는 시왕전(十王殿)이라고도 부릅니다.
지장전 내부에는 윤장대가 보입니다.
윤장대란 불교경전을 넣은 책장에 축을 달아 돌릴 수 있게 만든 것으로
윤장대를 한번 돌리면 경전을 한번 읽은 공덕이 있다고 합니다.
보통 윤장대는 사찰 경내에 설치하는데
이곳은 지장전에 있는 게 매우 특이합니다.
지장전 내 윤장대
대웅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높은 계단을 올라야 합니다.
길목에 서 있는 동백나무에서 활짝 핀 동백꽃을 본 것은 이외의 소득입니다.
대웅전 가는 길
동백꽃
대웅전의 외관도 고색창연합니다.
특히 정문의 문살의 아름다움은 이름난 대찰에 뒤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대웅전 문살
대웅전 내부
대웅전 뒤에는 설령각이 있지만 문이 잠겨 있어 내부를 보지는 못했습니다.
보통 산신각을 여기서는 설령각이라고 부르는 모양입니다.
설령각
청화스님의 체취가 감도는 성륜사는 가람의 배치가 매우 넓어
돌아보는데 다소 시간이 걸립니다.
꽃 피는 계절에 찾으면 매우 좋을 듯 합니다.
인접한 곳에 아산 조방원 선생이 기증한 전라남도 옥과미술관이 있으므로
연계해서 방문하기를 권장합니다.
옥과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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