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백련산을 오르며 동쪽으로 바라본 두복저수지

 

 

 

 

전북 임실군 청웅면과 강진면의 경계를 이루는 백련산(759m)은 옥정호 동남쪽에 자리잡은 잘 알려지지 않은 명산입니다. 정상에 서면 사방팔방으로 거침없는 조망이 펼쳐집니다. 임실군 운암면 소재 모시울산(570m)은 백련산에서 북동쪽으로 뻗은 능선상에 위치하고 있는데, 그 위쪽으로는 나래산(544m)을 지나 옥정호로 이어집니다.

 

모시울산의 산행들머리는 나래산과 모시울산의 중간지점에 있는 냉천치(냉천고개)입니다. 남북으로 달리는 27번 국도상의 운암리에서 북동쪽으로 이어진 좁은 도로를 따라 산골짜기로 들어서면 서서히 고도를 높여 고갯마루인 냉천치에 다다릅니다. 좁은 도로로 진입하는 마을의 이름이 냉천이어서 붙은 이름 같습니다. 이 고개에서 좌측인 북쪽으로 오르면 나래산이고, 모시울산은 우측인 남쪽으로 들어서야 하는데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산행들머리를 찾을 수 없습니다. 하는 수 없이 공사로 깎아낸 법면을 치고 오릅니다. 사진으로 보기엔 다소 완만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직벽에 가깝습니다. 그런데도 등산객들은 용케도 잘 오릅니다. 이곳을 올라 숲 속으로 들어서니 또 다른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바닥이 부드러운 흙이어서 힘을 쓸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어머니 젖을 먹던 힘까지 동원해 겨우 이 험로를 통과합니다. 겨울철에는 눈길이어서 사람이 지나가면 흔적이라도 남아 있겠지만 숲이 무성한 여름에는 겉으로 길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아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냉천고개

 

 길 없는 길(사진보다 실제는 매우 가파름)

 

 

 

이제 급경사지대는 지났지만 산 속에는 길이 없습니다. 선두그룹을 비롯한 앞선 사람들이 잡풀을 헤치고 지나간 발자국을 따라갑니다. 조그만 봉우리를 넘어 가는데 가야할 모시울산이 삼각뿔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벌목지대를 지나니 임도가 나타납니다. 백련산 등산로 20번 지점에는 가야할 모시울산 1.5km, 백련산 6.28km, 그리고 나래산 0.4km 라는 이정표가 서 있습니다. 그렇지만 나래산 방향은 이미 우리가 지나온 것처럼 등산로가 없는데도 이쪽으로 방향표시를 해둔 것이 이상하고, 또 거리도 불과 0.4km 라는 것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이 보다는 훨씬 거리가 멀어 보이기에 하는 말입니다.

 가야할 모시울산

 

 길 없는 길

 

처음 만난 이정표

 

 긴급상황발생 시 현 위치번호

 

 

  
여기서부터 모시울산 및 백련산 방향의 등산로는 매우 뚜렷합니다. 안으로 조금 들어가니 넓은 벌목지대가 나옵니다. 능선 우측 지나온 운암리 마을 뒤로 수위가 낮은 옥정호가 조망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지나온 골짜기를 내려다보니 아까 냉천고개까지 오르지 말고 중간에 우측의 큰길로 진입했더라면 매우 편하게 이곳까지 올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지나 또 다른 봉우리에 오릅니다. 긴급상황발생 시 신고번호 17번 지점에 오르니 나래산 1.9km, 칠백리고지 1.86km, 백련산 4.78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정표에 나타나던 모시울산이 사라지고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는 바로 이곳이 모시울산(570m)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곳에 모시울산이라는 이름을 적어두는 게 상식인데 이게 없으니 17번 지점이 모시울산임을 기억하는 등산객이 과연 몇 명이나 될 것인지 의문입니다. 따라서 이런 이정표하나라도 설치하려면 설치하는 갑(甲)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이용하는 을(乙)의 입장에서 봐야 할 것임을 강조합니다.

 벌목지대

 

 냉천고개까지 오르지 말고 사진의 좌측에서 우측으로 오르는 게 좋음(뒷산은 나래산)

 

 모시울산 정상  

 

 

 

모시울산을 지나면 가야할 칠백리고지가 저 멀리 바라보이며 뒤돌아보면 지나온 모시울산이 뾰쪽하게 서 있습니다. 긴급상황안내지점 15번에 오면 모시울산을 지난 지 이미 0.95km라는 이정표를 보게 될 것입니다. 한참을 내려서다가 다시 오른 칠백리고지는 해발고도가 712m여서 붙은 이름인데, 봉우리는 이외로 매우 두루뭉실합니다. 칠백리고지에 서면 가야할 백련산 능선이 매우 부드러워 보입니다. 모시울산에서 남쪽으로 달리던 능선은 칠백리고지 전후로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칠백리고지 다음 봉우리에서 다시 남쪽을 향해 뻗어 있습니다. 여기서는 동쪽 거둔치 방면의 등산로와 그 뒤로 보이는 고만고만한 산들이 산그리메를 그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가야할 칠백리고지(좌)

 

 

 

 지나온 모시울산(우측 끝)

 

 칠백리고지

 

 가야할 백련산   

 

 동쪽의 조망

 

 

 

 

아까는 밋밋하게 보였던 백련산 방향 등산로가 상당히 굴곡이 있어 보이는데 실제로 몇 차례의 오르내림을 반복한 후에야 백련산 정상에 설 수 있었습니다. 정상 가는 길에 동쪽의 두복제(저수지)도 잘 보였고 뱀이 똬리를 튼 듯한 명품 소나무도 만났습니다. 가파른 철제계단을 힘주어 오르니 드디어 백련산(759m) 정상입니다. 백련산 해발고도는 산행지도에는 754m로 표기되어 있지만 현지의 안내문에 의거 759m로 적습니다. 정상의 조망데크 위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그 옆에는 홍수예보시설이 있습니다. 이번 여름처럼 강수량이 적을 경우 홍수예보가 아니라 가뭄예보를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가야할 백련산

 

 명품 소나무

 

 지나온 능선

 

 가파른 계단

 

                                                                             정상 입구 이정표

 

 백련산 정상

 

 정상 이정목

 

 

 

 홍수예보시설  

 

 

 


정상에는 백련산 등산로 종합안내도가 놓여 있는데 긴급상황 안내지점을 표시한 게 특이합니다. 이를 보면 모시울산은 17번, 칠백리고지는 14번, 백련산은 8번이니 앞으로 이곳을 답사하려는 사람들은 기억하면 좋을 것입니다. 정상에 서면 일망무제의 조망이 펼쳐집니다. 그런데 오늘은 날씨도 흐리고 가스도 많아 시계(視界)가 흐릿한 게 옥의 티입니다. 날씨만 좋으면 동으로는 청웅면 소재지와 임실 방면 성수산 줄기가, 남동으로는 백련암 계곡과 백련리 분지 뒤로 지리산 연봉이 웅장한 자태로 보이며, 남으로는 부흥리 분지, 남서쪽으로는 강진면 소재지와 필봉산 뒤로 회문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고 하지만 오늘은 산의 형체만 보일 뿐이어서 매우 아쉽습니다.

 백련산 등산로 종합안내도

 

 북쪽으로 바라본 지나온 칠백리고지와 모시울산(중앙 맨 뒤쪽)

 

 동쪽 백련암 방면 조망

 

 동남쪽 하산방면(수동골) 조망  

 

 남쪽 조망 

 

 
이제 정상을 내려섭니다. 조망이 좋은 곳에 피크닉 의자가 놓여 있는데 이런 곳에서 주변 경치를 즐기며 푹 쉬었다 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단체산행의 제약 때문에 서둘러 하산합니다. 가파른 나무계단을 지나자 하산로는 매우 미끄럽습니다. 길바닥에 부러진 나뭇가지와 작은 돌멩이가 깔려 있어 잘못 하면 미끄러지기 쉽습니다. 이런 길은 매우 조심스럽고 또 지루합니다. 잡목이 무성한 헬기장을 지나 작은 계곡을 건넙니다. 계곡 우측으로 점점 고도를 높이던 산길은 거의 산 중턱에서 산허리를 돌아 오른쪽으로 내려섭니다. 식재한 소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군요. 마을주민에게 물어보니 수동폭포는 계곡 안쪽으로 다시 들어가야 한다고 해 포기하고 맙니다. 당초 하산은 이 폭포방향으로 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어디서 착오가 생긴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조망처의 피크닉 의자

 

 가파른 내리막 계단

 

 

 

 식재한 소나무

 

 

 

 

 

방현마을회관(학석보건진료소)을 뒤로하고 도로를 따라 나오니 등산버스가 기다리는 27번 국도변의 방현교입니다. 오늘 산행에 4시간 반이 걸렸습니다. 처음 산행을 시작하면서 길 없는 길을 걷느라고 약 25분간 고생했고, 또 예상외로 등산로의 오르내림이 심해 쉽지 않은 산행을 했습니다. 그러나 정상에서 시원한 조망도 일품이었고 방현교 아래 개울에서 땀을 씻은 것도 기분을 상쾌하게 했습니다.  

 방현마을

 

 방현마을회관    

 

 뒤돌아본 하산구간

 

 방현교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15년 9월 5일 (토)
▲ 등산 코스 : 냉천고개-임도-벌목지대-모시울산-칠백리고지-소나무-철계단-백련산-나무계단-방현마을회관-방현교
▲ 등산 거리 : 10.5km
▲ 등산 시간 : 4시간 35분
▲ 산행 안내 : 안전산악회

 

 


                                             ☞ 글이 마음에 들면 아래 공감하트(♥)를 눌러 주세요!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