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비렁길 3코스 매봉전망대에서 바라본 금오도 바다풍경

 

 

비렁길 4코스 온금동 전망대에서 바라본 다도해상의 절경

 

 

비렁길 5코스의 명물인 공룡바위

 

 

 

 

전남 여수시 남면소재 금오도는 우리나라에서 21번째로 큰 섬으로 여수만 남서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금오도 주위에 있는 돌산도·소리도·월호도·두리도·개도 등과 함께 금오열도를 이루는 중심섬이며, 섬의 모양이 자라를 닮았다하여 금오도라 했습니다. 여수에서 돌산도 다음으로 큰 섬입니다.

 

다도해상 국립공원에 속한 금오도 최고봉은 대부산(382m)으로, 숲이 울창하고 기암괴석이 많아 해안선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금오도에는 모두 5개 코스(18.5km)의 비렁길이 조성되어 있는데 비렁은 벼랑의 전라도 여수지방 사투리입니다.

 

◈ 금오도 비렁길 5개 코스 (전체 거리 18.5 km)

 

<1코스> 함구미 → 미역널방 → 송광사 절터 → 신선대 → 두포 (5km, 2시간)

<2코스> 두포 → 굴등전망대 → 촛대바위 → 직포(3.5km, 1시간 30분)

<3코스> 직포 → 갈바람통전망대 → 매봉 전망대 → 학동(3.5km, 2시간)

<4코스> 학동 → 사다리통전망대 → 온금동 전망대 → 심포(3.2km, 1시간 30분)

<5코스> 심포 → 막포전망대 → 숲구지전망대 → 장지(3.3km, 1시간 30분)

 

비렁길을 한꺼번에 전부 답사하려면 18.5km의 거리를 8시간 30분 동안 걸어야 하는군요. 따라서 서울에서 출발할 경우 당일치기로는 어려워 무박으로 떠나야 합니다. 우리는 새벽 4시경 금오도행 여객선이 출발하는 여수 돌산도 신기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아침식사를 마치고 7시 45분 출항하는 여객선에 오릅니다. 대형버스를 여러 대 를 싣고 갈만한 큰 규모의 여객선이네요. 이날 남해서부바다에 파고가 높다고 해 걱정했지만 이곳은 앞바다에 금오열도를 이루는 섬이 많아 방파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웬만한 파고에도 선박이 결항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여객선에서 바라보는 화태대교(돌산도와 화태도를 잇는 다리)의 모습이 멋지군요.

 돌산도 소재 금오도행 신기여객선 터미널

 

 

금오도 행 대형 여객선

 

 

 맨 뒤로 보이는 가야할 금오도

 

 

 줌으로 당겨본 화태대교

 

 

 

 

여객선이 신기항을 출항한지 25분 만에 금오도 여천 선착장에 도착합니다. 다도해상국립공원을 알리는 대형 입간판을 보며 이곳이 남해바다 명소의 하나인 다도해상국립공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등산버스를 타고 비렁길 1구간의 출발점인 함구미 선착장으로 갑니다. 함구미 선착장은 금오도 서쪽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금오도 여천여객선 터미널

 

 

 

 함구미 선착장

 

 

 

 

① <1코스> 함구미-미역널방-송강사 절터-신선대-두포(5km, 2시간)

 

함구미 선착장 옆에 있는 비렁길 이정표와 지도를 뒤로하고 길을 걷기 시작합니다. 입구에서부터 워낙 이정표가 잘 되어 있어 길을 따라가기는 어려움이 전혀 없습니다. 노란 유채꽃이 피어 있는 언덕을 오르면서 뒤돌아보니 방금 떠난 함구미항이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한 구비를 돌아가니 오늘 걷기의 첫 명소인 미역널방입니다. 미역널방은 옛날 미역을 말렸던 곳이라는군요. 위에서 내려다보면 바다와 맞닿은 해안의 거대한 암석이 보이지만 먼 바다는 흐려서 전혀 조망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미역널방의 진수는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아니라 길을 가면서 뒤돌아 바라보는 미역널방의 거대한 직립한 바위로 사진보다 실물을 보면 훨씬 웅장하고 멋집니다.

함구미 이정표

 

 

 뒤돌아본 함구미선착장

 

 

 미역널방

 

 

 미역널방의 직립바위

 

 

 

 

미역널방을 뒤로하고 한 구비를 돌아가면 수달피비령 전망대입니다. 이곳 비렁길은 전망대마다 이름을 붙여둔 게 매우 도움이 됩니다. 조금 더 가면 송광사절터인데 고려 보조국사 지눌이 모후산에 올라가 좋은 절터를 찾기 위해 나무로 조각한 새 세 마리를 날려 보냈는데, 세 마리는 순천송광사, 고흥 송광암 그리고 금오도에 앉았으며 고려 명종 25년(1195) 지눌이 이곳에 절을 세운 기록이 있어 송광사의 옛터로 추정되는 곳이라고 합니다.

 수갈피비령 전망대

 

 

 송광사 절터

 

 

 

 

 

 

다시 산길을 재촉합니다. 금오도의 산과 해안선이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군요. 1코스의 종점은 두포이므로 이제부터는 두포이정표를 따라 걷습니다. 신선대로 가는 길목에 토분이 있는데요. 토분은 시신을 바로 땅에 묻지 않고 돌이나 통나무 위에 관을 얹고 이엉과 용마름 형태로 덮은 초가형태의 임시무덤으로 약 2-3년 후 초분에 모신 시신이 탈육(脫肉)되고 나면 뼈를 수습해 일반 장례와 동일하게 매장하는 토속장례법입니다. 걷는 길 바로 아래에 있는 토분은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금오도의 해안선 풍경

 

 

 

 

 

 

 

대부산(382m) 갈림길을 지나 약 500m를 가면 신선대입니다. 오는 길목에 약수터가 있어 목을 축이기 안성맞춤입니다. 신선대에서 목적지인 두포까지의 거리는 2.1km이지만 부드러운 산길이어서 별로 지루하지 않습니다. 지나가는 길목에 새하얀 장딸기꽃이 많이 피어 있어 또다른 재미를 선사할뿐만 아니라 간혹 대나무 숲을 통과하는 맛도 쏠쏠하더군요. 분무골을 지나면 두포마을입니다. 마을 곳곳에 금오도의 특산품인 방풍나물을 재배하고 있네요. 비렁길을 소개하는 모든 안내서에는 1코스의 거리를 5.0km로 적고 있는데 이곳의 이정표는 6.1km로 표기하고 있어 거리가 차이가 나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현지 이정표가 맞습니다.

 신선대

 

 

장딸기꽃  

 

 

 두포마을 방풍나물

 

 두포마을 이정표

 

 

 

 

② <2코스> 두포-굴등전망대-촛대바위-직포(3.5km, 1시간 30분)

 

두포마을에서 2코스가 시작됩니다. 노란 빛의 건물과 식물이 매우 인상적이네요. 한 구비를 돌아가니 굴등전망대로 바다풍경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지붕이 빨간 민가를 돌아가면 2코스의 명물인 촛대바위인데 부제로 붙은 남근바위가 더 잘 어울리는 이름 같습니다. 주민들이 마을의 안년을 기원했던 촛대바위 전망대에 서면 가야할 직포와 그 뒤로 삼각형 형태의 매봉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굴등전망대의 아름다운 바다풍경

 

 

 

 2코스의 명물 촛대(남근)바위

 

 

 가야할 직포와 매봉

 

 

 

 

잘 조성된 계단을 나려서면 직포입니다. 마을에는 유난히 명품 소나무가 많네요. 보호수로 지정되어도 손색이 없을 소나무도 보입니다. 실제 수령 수 백년은 되어 보이는 소나무는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는데 수령을 알리는 곳을 누군가 훼손해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없어 무척 아쉽습니다. 누거 이런 장난을 쳤을까요?

 직포

 

 

 괴목인 소나무

 

 

 보호수 소나무

 

수령이 훼손된 안내문

 

 

 

 

 

③ <3코스> 직포-갈바람통전망대-매봉 전망대-학동(3.5km, 2시간)

 

이제부터는 3코스입니다. 거리는 불과 3.5km에 불과하지만 2시간이 잡혀 있음은 매봉 전망대를 오르내리는 길이 웬만한 산악형 등산로를 능가하기 때문입니다. 산 속으로 진입해 조금 걸어가면 갈바람통 전망대입니다. 칼바람이 아니라 갈바람이로군요. 그런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보다도 더욱 인상 깊은 것은 바로 옆의 깊은 바위협곡입니다. 마치 예리한 칼로 바위를 내리쳐 생긴 것 같은 두 개의 바위가 협곡을 이루고 있는데, 이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면 소위 말하는 모진 칼바람이 형성될 것 같습니다.

 

 바위협곡

 

 

 

 

조금 더 가노라니 너럭바위 지대라서 쉬어가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해 걱정했지만 다행히도 강우량이 적어 우의를 입지 않아도 견딜만 합니다. 옥빛 바다를 바라보면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는 발길을 재촉합니다. 매봉정상(194m) 쪽으로 오를 것 같았던 길은 산허리를 돌아 대형 암석 옆으로 비켜가더니 드디어 매봉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일품이지만 비가 내려 시계가 흐릿한 게 정말 아쉽습니다.

 너럭바위에서 바라본 풍경

 

 

 매봉 전망대(우측)

 

 

 매봉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금오도 바다풍경

 

 

 전망대 아래 모습

 

 

 

 

해발고도룰 점점 낮추었다가 산허리를 돌아가면 3코스의 명물 출렁다리입니다. 협곡 위를 가로 지르는 출렁다리로 인해 거리가 많이 단축되었군요. 출렁다리를 건너면 가야할 학동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걷는 내내 그림 같은 학동의 포구를 볼 수 있지요. 학동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한 음식점이 성업중입니다.

 

 건너야할 출렁다리

 

 

 뒤돌아본 출렁다리

 

 

 가야할 학동

 

 

학동마을

 

 

 

 

 

④ <4코스> 학동-사다리통전망대-온금동 전망대-심포(3.2km, 1시간 30분)

 

4코스는 학동마을에서 심포까지인데 비렁길 5개 코스 중에서 거리가 3.2km로 가장 짧은 코스입니다. 4코스 길은 아담한 화장실 방면으로 이어집니다. 산속으로 들어서자마자 사다리통전망대가 길손을 맞이해주네요. 이어서 온금동 전망대입니다. 대나무 숲길을 지나 바닷가로 내려서면 심포마을인데 금년들어 처음으로 활짝 핀 영산홍을 만납니다.

사다리통 전망대

 

 

온금동 전망대

 

 

 온금동 전망대에서 본 옥빛바다

 

 

 심포

 

 

심포마을 영산홍

 

 

 

 

⑤ <5코스> 심포-막포전망대-숲구지전망대-장지(3.3km, 1시간 30분)

 

드디어 마지막 코스에 진입합니다. 사실 산길을 오르내리며 약 20km의 거리를 걷는 것은 필자의 체력으로는 무리이지만 이왕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하겠지요. 심포에서 시멘트 포장길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흙길로 변하는 길목의 바다에 명품 거북이바위가 바다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나아가다가 뒤돌아보았을 때 거북이바위는 간 곳 없고 그곳에 거대한 공룡한마리가 웅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현장에 이와 관련된 아무런 안내문이 없는 것을 보면 미처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거북이(자라)바위

 

 

 공룡바위로 변신

 

 

 

 

 

이제부터 길은 망산(343m)의 산허리를 돌아갑니다. 너덜길이 시작되는 곳에는 막포(막개)전망대대입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다도해의 풍경도 황홀합니다.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 양쪽에 더 작은 섬이 붙어 있는 모습이 마치 고관대작의 묘소 같습니다. 이어지는 너덜길에는 마대포대를 깔아 걷기 쉽도록 배려한 점은 칭찬해 주고 싶습니다. 숲구지 전망대에서 본 모습도 막포전망대의 풍경과 유사하군요. 정지해변이 보이는 곳에는 금오도와 안도를 이어주는 안도대교가 두 섬을 하나로 연결합니다. 장지포구에는 수령 240년의 보호수 팽나무가 길손을 환영해주고 있군요.

 파란 망산

 

 

 막포전망대

 

 

 막포전망대에서 본 다도해상

 

 

 고관대작의 묘소 같은 섬

 

 

 

 

 숲구지 전망대 조망

 

안도대교

 

 

장지항

 

 

 보호수 팽나무

 

 

 

 

오늘 비렁길 전체코스를 답사하는데 6시간 남짓 소요되었습니다. 총거리는 여수시의 자료보다 1.5km가 더 많은 20km로 1코스의 거리에서 1.1km 차이가 나는 듯 다소 상이했습니다. 나중에 5코스를 답사할 때 다리가 매우 무거웠지만 막상 완주하고 나니 기분은 매우 상쾌합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이곳 금오도를 다시 찾아 대부산(매봉산)을 답사하고 싶군요. 그렇지만 무박산행은 밤중에 버스를 타고 오면서 거의 잠을 못자는 습관 때문에 앞으로는 자제해야 하겠습니다. 비렁길 답사기를 끝맺으며 1코스 미역널방에 걸린 진명화의 시를 소개합니다. 이 시에는 버렁길의 진면목이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시로 읽는 여수! 이곳은 바로 여수의 비렁길입니다.  

 

 

금오도 비렁길  (진명화 작)

 

새들이 다니던 길이었습니다. 

바람도 숨차던 길이었습니다. 

눈 비비며

안개가 서럽게 타고 넘던 길이었습니다. 

절망처럼  막아서는 차디 찬 바위굴 때리며 

성난 파도가 드나들던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아슬한 그 비렁에도 

사람들이 다니던 길은 있었습니다. 

발 디딜 곳 없는 바위틈에 붙어서서 

가난을 낚아 올리던 길이었습니다.

게처럼 기어다니며 자식들을 먹여살리던 길이었습니다. 

가슴깊이 숨기고 살던 

저 마다의 바다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습니다.  

 

 

 

《비렁길 전체코스 답사개요》

 

▲ 일자 : 2019년 4월 14일

▲ 코스 : 함구미-미역널방-송광사절터-신선대-두포-굴등전망대-촛대바위-직포-갈바람통전망대-매봉전망대

            -출렁다리-학동-사다리통 전망대-온금동 전망대-심포-막포전망대-숲구지 전망대-장지

▲ 거리 : 20km

▲ 소요시간 : 6시간 1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 글이 마음에 들면 아래 공감하트(♥)를 눌러 주세요!

(로그인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