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대신 산속으로만 걷는 영덕 해파랑길 20코스

 

 

 

 

 

 영덕풍력발전단지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북쪽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총 길이 770km에 이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트레일 코스입니다. 모두 10개구간 50개 코스로 구성된 이 길을 걸으며 동해안의 멋진 풍광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해파랑길은 갈맷길․문탠로드(부산구간 4개 코스), 간절곶소망길․솔마루길(울산구간 5개 코스), 감포깍지길․주상절리길(경주구간 3개 코스), 감사나눔길(포항구간 6개 코스), 블루로드(영덕구간 4개 코스), 관동팔경길(울진구간 5개 코스), 수로부인길․해물금길(삼척.동해구간 7개 코스), 바우길․헌화로(강릉구간 6개 코스), 녹색경관길(양양.속초구간 5개 코스), 평화누리길․갈래길(고성구간 5개 코스)과 같은 원래 12개 시․군에서 조성한 좋은 길을 장대한 하나의 길로 이은 것입니다.

 

 

 

해파랑길 20코스는 영덕 강구항을 출발해 시작해 고불봉 및 풍력발전단지를 지나 영덕해맞이공원까지 이어지는 18.8km의 걷기길입니다. 영덕 블루로드 A코스(빛과 바람의 길)이기도 한 이 길은 해파랑길 중에서는 거의 전 코스를 산속으로 걷기 때문에 숲이 주는 안락함과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실 수 있는 산소길이기도 합니다. 다만 고불봉을 지나 풍력발전단지까지 이어지는 임도를 걷는 지루함은 각오해야 합니다. 주요볼거리를 살펴보면 해발 235m의 고불봉, 24기의 풍력발전기가 이채로운 풍경을 자아내는 영덕풍력발전단지, 집게발조형물의 창포말등대, 일출이 장관인 영덕 해맞이공원을 들 수 있습니다.

 

20코스의 들머리는 대게의 본고장인 영덕군 강구면 강구리 소재 강구항입니다. 이 항은 영덕군에서 가장 큰 항구이면서 대게로 이름난 곳으로 이른바 대게 철에는 수많은 대게잡이 어선들이 이곳에 집결해 장사진을 이룹니다. 일명 “대게거리”로 불리는 식당가가 3km에 이를 정도입니다. 등산버스가 정차한 곳은 강구시장 입구인데 횡단보도를 건너 강구교를 건넙니다. 교랑 좌측으로는 강구대교가 우측으로는 강구항이 보입니다.

                                                              강구교 앞 영덕 블루로드 안내문

 

 

 강구교

 

 

 강구대교

 

 

 

 

 

강구교를 건너자 대게모형을 한 대게판매장의 모습이 보여 이곳이 대게의 본고장임을 일깨워줍니다. 우체국을 지나 강구농협에서 우측으로 조금 가면 블루로드는 봉봉대게어판장에서 좌측의 골목길로 이어집니다. 시멘트 포장길을 오르면서 뒤돌아보면 방금 지나온 길은 어촌이 아니라 마치 산촌 같습니다. 좀 더 고도를 높이면 강구항이 살짝 보이지만 도로를 만나 좌측의 데크길로 오르면 강구항과는 완전 작별입니다.

 대게 조형물

 

 

 어촌이 아니라 산촌 같은 강구항 풍경

 

 

 언덕을 오르는 길

 

 

 도로 좌측의 데크길

 

 

 

 

 

이제부터는 목적지인 영덕 해맞이공원에 이르기까지 숲길인데, 금진구름다리와 고불봉 이정표를 따르면 됩니다. 고불봉까지의 거리가 무려 7km로군요. 영덕 블루로드를 알리는 산뜻한 안내문이 이방인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참고로 블루(blue)로드는 그냥 파란 길이 아니라 맑고 푸른 바다와 해변(Beach), 새로운 빛과 전설적인 이야기(Light & Legend), 가보고 싶은 관광목적지(Utopia), 일상탈출과 희망의 에너지 및 흥미진진한 장소(Exit, Energy & Exciting)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좋은 단어는 모두 가져와 합성한듯 보여지네요.

 

 

 

 

 

 

 

아무튼 숲 속 황토길은 매우 아늑하고 포근해 정말 걷기 좋습니다. 운동시설이 있는 곳을 지나자 길은 오르막으로 변하는데 오르막과 내리막에는 통나무계단이 잘 설치되어 있네요. 드디어 고불봉으로 가는 중간기착지인 금진구름다리입니다. 블루로드를 상징하는 푸른색이 칠해져 있는 구름다리를 건넙니다.

 

 

 금진구름다리

 

 

 

 

 

아직도 고불봉까지는 4km를 더 가야하네요. 계속적으로 통나무계단을 오르내리노라니 슬슬 지치기 시작합니다. 아무리 걷기 좋은 길이라도 예상보다 오르내림이 훨씬 심하니 지치는 게 당연하지요. 오늘 영덕지방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24도라서 초여름 같은 날씨입니다. 능선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은 가슴마저 상쾌하게 만들지만 바람이 없는 곳은 무더위를 느낄 정도입니다.

 

 

 

 

 

 

 

 

 

야생동물출몰주의를 알리는 경고판을 지나자 고불봉까지는 약 1km 남아 있습니다. 고불고불한 길을 돌아가는데 능선에 철제 시설물이 있습니다. 통신회사의 시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어서 용도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고불봉을 내려오면서 보니 산림안전을 홍보하는 입간판이더군요. 드디어 저 멀리 풍력발전단지가 보이기 시작하는데, 나중에 저기를 지나가야하니 참으로 갈 길이 아득하기만 합니다.

 

 

홍보입간판

 

 

 가야할 풍력발전단지

 

 

 

 

내리막에서 바라보니 가야할 고불봉이 삼각봉의 모습을 하고 있네요. 가는 길목에는 솔방울이 유난히 많은 키가 나지막한 소나무군락지가 나옵니다. 드디어 고불봉 정상(235m)입니다. 정상에 서니 서쪽으로는 영덕읍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동쪽으로는 영덕 앞바다는 간곳 없고 산줄기만 보일 뿐입니다.

                                                                                가야할 고불봉

 

 

 소나무 군락지

 

 

 고불봉 정상

 

 

 

 서쪽의 영덕읍내

 

 

 동쪽의 산군

 

 

 북쪽의 조망

 

 

 가야할 풍력발전단지

 

 

 

 

고불봉에서 하산을 시작합니다. 경사는 가파르지만 안전시설이 잘 정비되어 있어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가는 길목의 군데군데에 돌탑이 쌓여 있습니다. 비록 간단한 돌탑이지만 사람들이 정성을 들이지 않고는 쌓을 수 없는 작품들입니다. 계단을 내려 돌아가면 도로인데 우측으로 조금 가다가 다시 좌측의 산으로 오릅니다.

 

 정성들여 쌓은 돌탑

 

 

 내리막 계단

 

 

 해맞이 공원으로 이어지는 도로

 

 

 전망데크로 가는 계단

 

 

 

 

 

전망데크에 서니 방금 하산한 고불봉이 우뚝하게 보일뿐 특별한 볼거리는 없습니다. 침목계단을 지나 공사중인 곳을 뒤로하면 임도인데 여기서부터 지루한 임도와의 싸움이 시작됩니다. 처음에는 임도라서 길이 편편해 걷기 편하다고 생각했지만 비슷한 길이 계속 이어지니 정말 피곤하고 지루합니다. 그래도 한 가지 위안은 풍력발전단지가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는 사실입니다. 블루로드 쉼터(정자)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상당히 그럴듯해 보입니다.

 침목계단 내리막 길

 

 

 임도

 

 

 

 

 

 

 

 

 

 

 

 

임도가 워낙 길게 이어지다 보니 도로에 피어 있는 엉겅퀴만 봐도 매우 반갑습니다. 임도는 산허리를 돌고 또 돕니다. 이제 풍력발전단지가 매우 가까워졌지만 하늘이 희뿌여서 그런지 사진상으로 선명하게 잘 보이질 않습니다. 점점 더 가까이 접근하자 비로소 하늘에 맑아져 푸른빛이 감돌기 시작하고 사진도 선명해집니다.

 

 엉겅퀴

 

 

 희미하게 보이는 풍역발전기

 

 

 

 하늘이 맑아져 선명해진 풍력발전기

 

 

 

 

 

 

 

영덕풍력발전단지는 해안을 끼고 있어 사계절 바람이 많은 것에 착안해 미래의 대체에너지사업으로 조상한 것으로 모두 24기의 발전기가 운용되고 있습니다. 한쪽 날개의 길이가 무려 41m에 이르는 높이 약 80m의 발전기들이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는 매우 이채로운 풍경으로 인해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지만 이날도 몇몇 발전기는 운항을 멈추고 있어 어느 정도 전기생산 능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나무로 만든 출렁다리를 건너갑니다. 벚꽃전망대를 지나갔지만 벚꽃의 흔적은 찾을 수 없습니다. 시기적으로 너무 늦은 탓이지요. 다시 도로를 만나 좌측으로 내려가는데 이 길은 달맞이여행길이네요. 마침내 동해바다가 보이기 시작했지만 바다와 하늘이 잘 분간이 안 됩니다.

 

 뒤돌아본 출렁다리

 

 

 

 

 

 

 

 

도로변에 정크트릭아트 전시관이 있지만 이곳에 들릴 시간적인 여유는 없습니다. 조각공원 및 숲속 음악당을 지나갑니다. 정자가 있는 곳에는 "영덕월월이청청"이라는 이름의 춤을 형상화한 조각상이 세워져 있군요. 이 춤은 달빛이 청청한 명절에 젊은 부인들과 시집갈 처녀들이 춤추고 노래한 대표적인 여성놀이입니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서면 풍력발전기를 지나 창포말등대로 이어집니다. 이 등대는 영덕의 특산품이자 상징인 대게의 집게발을 형상화한 등대로 기존의 등대형상과는 차별화해 재미와 상징성을 가미한 조형등대입니다.

 정크트릭아트 전시관

 

 

 해맞이공원의 인파

 

 

영덕 월월이청청  

 

 

 창포말 등대

 

 

 

 

 

 

등대에서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영덕해맞이공원을 알리는 대형표석이 있는데 그 위쪽 쉼터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영덕해맞이공원은 1997년 산불로 버려진 땅을 국토공원화사업과 공공근로사업을 통해 환경친화적으로 되살려 2013년 완공한 공원입니다. 오늘 18km를 걷는데 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이번 코스는 해파랑길 걷기라기보다는 오히려 고불봉을 등산한 기분입니다. 난이도를 따진다면 상당히 어려운 코스라고 평가할 수 있겠네요.

 해맞이공원표석

 

 

 

 

 

 

 

 

《해파랑길 20코스 개요》

 

▲ 일자 : 2019년 5월 4일 (토)

▲ 코스 : 강구항 강구교-금진구름다리-고불봉-도로-전망데크-임도-블로로드 쉼터-풍력발전단지

            -출렁다리-창포말등대-영덕해맞이공원표석

▲ 거리 : 18km

▲ 시간 : 5시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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