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대소산 봉수대에서 본 동해의 망망대해

 

 

 고래불 해수욕장의 조형물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북쪽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총 길이 770km에 이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트레일 코스입니다. 모두 10개구간 50개 코스로 구성된 이 길을 걸으며 동해안의 멋진 풍광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해파랑길은 갈맷길․문탠로드(부산구간 4개 코스), 간절곶소망길․솔마루길(울산구간 5개 코스), 감포깍지길․주상절리길(경주구간 3개 코스), 감사나눔길(포항구간 6개 코스), 블루로드(영덕구간 4개 코스), 관동팔경길(울진구간 5개 코스), 수로부인길․해물금길(삼척.동해구간 7개 코스), 바우길․헌화로(강릉구간 6개 코스), 녹색경관길(양양.속초구간 5개 코스), 평화누리길․갈래길(고성구간 5개 코스)과 같은 원래 12개 시․군에서 조성한 좋은 길을 장대한 하나의 길로 이은 것입니다.

 

 

 

 

 

해파랑길 22코스는 영덕 축산항에서 대소산 봉수대와 괴시리전통마을 및 대진항을 거쳐 고래불해변에 이르는 16.3km의 길입니다. 영덕 블루로드 C코스(목은사색의 길)이기도 한 이 길은 바다와 산길을 동시에 걸을 수 있는데, 거의 원형대로 남아있는 대소산(278m) 봉수대, 조선시대 영남사대부들의 주택양식을 간직한 괴시리 전통마을, 경사가 완만해 수심이 얕은 대진항, 영덕의 대표 해수욕장인 고래불 해수욕장이 주요 볼거리입니다.

 

22코스의 들머리는 축산면 축산리 버스정류소(영해농협하나로마트 축산항점 맞은편)입니다. 축산항은 동해안에서도 이름난 아름다운 항구로 강구항과 함께 영덕의 대표적인 어항으로서 대게위판이 열리는 전국 5개 항 중 한 곳이기도 합니다. 강릉 정동진이 서울의 정동쪽인 것처럼 축산항은 세종시의 정동쪽이라서 신정동진으로 불린다고 하네요. 남씨발상지를 알리는 표석 옆의 계단을 오릅니다. 위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며 뒤돌아보니 지난번 해파랑길 21코스를 답사하면서 지났던 죽도산 조망대가 축산항의 랜드마크 구실을 하고 있습니다.

남씨발상지 표석

 

 뒤돌아본 죽도산 전망대

 

 

 

 

등산로 좌측에는 유허비각이 있는데 이는 중국 당나라 출신으로 영양 김씨의 시조가 된 김충을 기리는 비석입니다. 호젓한 산길을 오르니 월영대(月影臺)와 일광대(日光臺)가 연이어 나옵니다. 우리말로는 달맞이봉과 해맞이봉 같은데 오래된 표석 옆에 근래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표석이 나란히 세워져 있어 어리둥절합니다. 일광대를 지나면 길은 바로 밑으로 빠져 해안도로와 만납니다.

 유허비각

 

 

                                                                       영양김씨 시조관련 안내문

 

 

 월영대

 

 

일광대

 

 

 도로로 내려서는 길

 

 

 해안도로

 

 

 

 

 

도로를 따라 약 100여 미터 가면 좌측으로 정자 옆에 영덕 블루로드 안내판이 있는데 대소산 봉수대로 가려면 이곳에서 산으로 진입해야 합니다. 사실 블루로드를 알리는 파란색의 줄은 도로를 따라 이어져 있고 또 현지 이정표도 도로쪽으로 향하고 있어 헷갈리기 쉽지만 우리의 경유지가 대소산 봉수대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바로 답이 나오는 지점입니다.

 대소산 봉수대 진입로

 

 

                                                                                현지 이정표

 

 

 

 

 

조금 오르면 좌측으로 가야할 봉수대의 통신탑이 보입니다. 체육시설을 지나 계단을 오르니 드디어 대소산(278m, 봉화산) 봉수대입니다. 봉수대는 산봉우리에 봉화를 올릴 수 있는 통신시설로서 밤에는 횃불, 낮에는 연기를 올려 변방의 동태를 중앙으로 알렸습니다. 영덕 대소산 봉수대는 조선 초기의 것으로 이곳의 동태를 서울 남산까지 알리던 통신시설인데 봉수대의 규모가 매우 커 보입니다. 이곳 봉수대는 보존상태가 좋아 거의 원형 그대로 남아 있어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는 군요.

 봉수대 가는 길

 

 

 봉수대

 

 

 

 

 

 

 

 

대소산의 해발고도는 300m도 채 안되지만 해변의 산을 오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봉수대에 서니 정말 사방팔방으로 조망이 확 트여 오른 보람을 만끽합니다. 동쪽으로는 아까 출발했던 축산항이 매우 적게 내려다보이고 동해의 망망대해는 하늘과 맞닿아 있습니다. 남쪽으로는 해파랑길 20코스를 답사하면서 지나갔던 풍력발전단지의 발전기가 나무처럼 희미하게 늘어서 있습니다.

 축산항

 

 

 동해의 망망대해

 

 

 

 남쪽의 풍력발전단지

 

 

 

 

봉수대에서 다음 행선지인 목은 이색 기념관까지 가는 길목에는 망월봉(226m)과 망일봉(152m)의 두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현지를 답사하면서 이를 구분하지 못해 매우 헷갈렸던 기억이 납니다. 아까 축산항에서는 월영대와 일광대가 있었는데 이쪽에는 망월봉과 망일봉이 있으니 이곳 영덕 사람들은 항상 달과 해를 동시에 숭배(?)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봉수대를 내려와 매우 잘 조성된 산길을 걷습니다. 어느 등산 애호가가 걸어둔 망월봉 안내문을 뒤로하니 망월정이 있는데 이곳이 오히려 정상인듯 보여지네요.

 망월봉 이정표

 

 

 망월정

 

 

 

 

아늑한 길을 한참 동안 걷습니다. 통나무 계단을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가면 사진구름다리입니다. 주황색으로 분장한 아취형 다리를 기분 좋게 건넙니다. 소나무 사이로 이어지던 길은 잠시 초원 같은 계곡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오릅니다. 이제부터는 목은 이색 산책로로 이색 기념관 이정표를 따가 가면 됩니다.

 아늑한 숲속 트레킹 로드

 

 

 사진구름다리

 

 

 초원 같은 계곡길

 

 

 

 

 

 

 

지나가는 길목에 망일봉(152m)을 노래한 옛 선인의 시가 걸려 있어 이곳이 망일봉임을 알게 되었지만 봉우리 같은 느낌은 거의 없습니다. 관어대 갈림길을 지나자 괴시리 전통마을 50m, 목은 이색산책로 190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산악회의 선두대장은 이색산책로 쪽으로 길을 안내 해 놓았지만 그럴 경우 괴시리 전통마을을 그냥 지나칠 것 같아 전통마을로 방향을 돌립니다. 그런데 이쪽에서 전통마을로 바로 내려서는 길은 보이질 않더군요. 위에서 내려다보며 괴시리 전통마을 사진을 찍고는 다시 이색 기념관 방면으로 갑니다.

 망일봉을 노래한 옛 선인의 시

 

 

 갈림길 이정표

 

 

 내려다 본 괴시리 전통마을

 

 

 

 

목은 이색(1328-1396)은 고려 말의 문신·학자로 삼은(三隱)의 한 사람입니다. 그는 정방 폐지, 3년상의 제도화, 김구용·정몽주 등과 강론, 성리학 발전에 공헌했으며 위화도 회군 후 창(昌)을 즉위시켜 이성계를 억제하려 한 인물입니다. 목은 기념관이 있는 곳은 이 고장 출신인 이색 선생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유적지입니다.

 

 

 

 

 

 

 

목은 기념관을 내려오면 괴시리 전통마을입니다. 이 마을은 고려 말의 대학자 목은 이색의 생가이자 조선시대 전통가옥들로 고색창연한 영양 남씨의 집성촌입니다. 아까 축산항에서 남씨 발상지를 알리는 표석을 보았는데 이곳이 바로 남씨 집성촌이로군요. 이곳은 조선 후기 영남지역 사대부들의 주택양식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문화와 예절이 훌륭하게 전승되고 있어 조상의 생활상과 멋을 엿볼 수 있는 전통 민속마을입니다. 200년 된 고가옥이 30여 채나 있는 이 마을을 제대로 둘러보려면 적어도 약 30분간의 시간은 필요하겠지만 해파랑길 22코스를 걸으면서 지나쳐야 하기에 주마간산(走馬看山)식으로 마을풍경을 보고 떠나려니 매우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제 산길은 끝나고 해안으로 갈 차례입니다. 도로변 논에는 모내기가 되어있고 그간 가물었음에도 논에 물이 차 있습니다. 내륙 쪽으로는 이름 모를 산줄기가 늘어서 있군요. 마을 표석이 있는 괴시2리 삼거리에서 우측의 바닷가로 갑니다. 관어대가 있는 상대산(183m) 기슭에는 기와집들이 보이네요. 바닷가로 나오니 대진항입니다. 대진항은 매우 작은 포구인데 쉼터인 대진정 앞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동물모형이 눈길을 끕니다.

 

 내륙 쪽 풍경

 

 

 관어대가 있는 상대산

 

 

 대진항

 

 

 이름을 알 수 없는 동물 조형물

 

 

 

 

 

 

 

바닷가 축대 위에는 의병장 김도현(1852-1924)을 기리는 비각과 그의 생애를 적은 화보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는 을미사변 후 경북 북동부에서 의병을 모집해 각종 전투에 참가한 인물입니다. 이어서 대진해수욕장인데 이곳은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며 모래의 질이 좋습니다. 또한 송천천의 하류지점으로 냇물과 바다의 교차점이므로 어족이 풍부하여 민물낚시와 바다낚시를 즐기려는 낚시인들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대진해수욕장

 

 

 

 

 

 

고래불대교를 건너갑니다. 덕천해수욕장 송림숲 이정표를 보고 도로에서 우측의 숲으로 들어가니 고래불 국민야영장입니다. 좌측 숲에는 텐트장이 있고 우측에는 캐라반 사이트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나가면서 눈에 보이는 화장실을 찾았더니 출입문에는 디지털기기가 설치되어 있어 이 야영장을 이용하는 사람들만 비밀번호를 알아 사용할 수 있는 사설화장실입니다. 관리인인 듯한 사람에게 물어보니 멀리 있는 공중화장실까지 가야 한답니다. 참으로 화장실 인심 정말 고약하군요.

 고래불대교

 

 

 

 

 

 카라반 지역

 

 

 

 

국민야영장 끝에 있는 누각은 봉송정(奉松亭)인데, 이곳에 오르니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와 끈끈하게 흐른 땀을 시원하게 해 줍니다. 도로를 따라 걷는 길이 매우 피곤하군요. 도로맞은편에는 경북도교육청 해양수련원이, 바다쪽에는 경북도 수산자원연구소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해안산책로로 들어가 청소년야영장을 지나 도로로 다시 나옵니다. 고래불해수욕장은 덕천지구, 영리지구, 병곡지구로 나뉘는데요 전체 길이만 8km에 달한다고 합니다. 고래불2교를 건너면 고래불해수욕장(병곡지구)입니다. 대형 고래의 조형물이 있는 주차장에서 오늘의 트레킹을 마무리합니다. 여기서 바닷가로 나가면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사각의 틀이 두 곳이나 있는데 하나는 영덕의 명물 창포말등대를 형상화해 놓은 것입니다. 벌써부터 아이들을 데리고 나온 시민들이 다수 보이네요.

실유카 뒤로보이는 상대산

 

 

 고래조형물

 

 

 

 

 

 

 

 

이곳에는 고래불해수욕장과 고래불야영장 및 고래불대교처럼 고래불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름이 많습니다. 그런데 고래불은 지명입니다. 이 말은 아까 소개한 목은 이색 선생이 해수욕장 앞에서 고래가 하얀 분수를 내뿜으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고래불(불은 뻘의 옛말)이라고 부른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오늘 16.6km를 걷는데 5시간 남짓 걸렸습니다. 산길과 해안길을 반반씩 걸었네요. 그런데 산길은 고즈넉했지만 지루했고 해안길은 거의 도로로 조성된 길이어서 상당히 피곤했습니다. 다만 대소산 봉수대에 올라 보는 조망은 참으로 황홀했고, 괴시리 전통마을과 이색 기념관(유적지)을 답사하면서 목은 이색 선생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수 있었던 것은 역사공부를 함께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해파랑길 22코스 개요》

 

▲ 일자 : 2019년 6월 1일 (토)

▲ 코스 : 축산항(축산리 버스정류소)-월영대.일광대-대소산 봉수대-망월봉-사진구름다리-망일봉-이색 기념관

            -괴시리 전통마을-대진항-대진해수욕장-고래불야영장-봉송정-고래불 해수욕장

▲ 거리 : 16.6km

▲ 시간 : 5시간 10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 글이 마음에 들면 아래 공감하트(♥)를 눌러 주세요!

(로그인이 없어도 가능합니다)

728x90
반응형
Posted by pennpen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