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 이토록 멋진 도시였나? 해파랑길 1코스

 

 

 

 이기대 구름다리에서 바라본 광안대교

 

 

 민락지구 수변공원에서 본 광안대교 북단의 모습

 

 

 

 

해안절경과 도심 마천루를 보며 걷는 부산 해파랑길 1코스

 

 

 

 

해파랑길은 동해의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 삼아 함께 걷는다는 뜻으로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북쪽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까지 총 길이 770km에 이르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긴 트레일 코스입니다. 모두 10개구간 50개 코스로 구성된 이 길을 걸으며 동해안의 멋진 풍광과 낭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해파랑길은 갈맷길․문탠로드(부산구간 4개 코스), 간절곶소망길․솔마루길(울산구간 5개 코스), 감포깍지길․주상절리길(경주구간 3개 코스), 감사나눔길(포항구간 6개 코스), 블루로드(영덕구간 4개 코스), 관동팔경길(울진구간 5개 코스), 수로부인길․해물금길(삼척.동해구간 7개 코스), 바우길․헌화로(강릉구간 6개 코스), 녹색경관길(양양.속초구간 5개 코스), 평화누리길․갈래길(고성구간 5개 코스)과 같은 원래 12개 시․군에서 조성한 좋은 길을 장대한 하나의 길로 이은 것입니다.

 

 

 

 

 

 

 

해파랑길 1코스는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출발해 광안리해변과 해운대를 지나 미포에 이르는 17.8km의 길입니다. 이 코스는 해식절벽과 동해안의 자연경관은 물론 화려하고 번화한 광안리 및 해운대 관광을 겸할 수 있는데요. 주요 관광포인트를 보면 부산의 바다를 상징하는 오륙도, 해식절벽으로 유명한 이기대 자연공원의 해안산책로, 야간 경관조명이 일품인 광안대교, 동백으로 섬 전체를 붉게 물들이는 동백섬, APEC정상회의가 열렸던 누리마루 하우스 등입니다.

 

1코스의 들머리는 오륙도 해맞이공원입니다. 부산시 남구 용호동 소재 오륙도(명승 제24호)는 섬을 바라보는 보는 위치와 조수의 차이에 따라 섬이 다섯 개로 보이기도 하고 여섯 개로 보이기도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곳에는 실제로 6개의 섬(방패섬, 솔섬, 등대섬, 굴섬, 송곳섬, 수리섬)이 있는데, 등대섬을 제외하면 모두 무인도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아무리 살펴보아도 오륙도는 단지 두 개의 섬으로만 보일 뿐입니다. 남북으로 늘어서 있는 섬의 특성상 현 위치에서는 여러 개의 섬이 보이질 않아 무척 아쉽군요. 방패섬과 솔섬이 하나로 보이고, 수리섬과 송곳섬, 굴섬, 등대섬이 한 덩어리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두 개의 섬으로만 보이는 오륙도

 

 

 오륙도 배치도

 

 

 

 

 

 

 

오륙도를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에서 뒤돌아 위쪽으로 오르면 오륙도 스카이워크가 있습니다. 이 시설은 높이가 37m로 해안절벽인 승두말에 설치되었으며 9m가량 바다 쪽으로 돌출된 U자형의 유리 전망대입니다. 말안장처럼 생긴 승두말은 동해와 남해의 경계지점입니다. 이곳에 서면 멀리 북동쪽으로 부산도심의 마천루가 아련하게 보입니다.

 올려다 본 오륙도 스카이워크

 

 

 스카이워크로 오르면서 뒤돌아본 오륙도

 

 

 스카이워크

 

 

 아련하게 보이는 북동쪽의 마천루

 

 

 

 

오륙도 스카이워크 표석을 뒤로하고 해맞이공원을 오릅니다. 철쭉은 절정기는 이미 지났지만 그래도 남아 있는 화사한 철쭉은 주변 풍광과 매우 잘 어울립니다. 나무데크를 걸어 오르면 이기대 자연마당입니다. 도시자연공원답게 참 조성을 잘 해 놓았군요.

 SK뷰아파트

 

 

 

 화사한 철쭉

 

 

 이기대 자연마당

 

 

 

 

이제부터는 호젓한 길을 걷는데, 시야가 확 트인 곳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이 일품입니다. 절벽 위로 조성된 산책길은 안전시설이 참 잘 되어 있어 전혀 위험하지 않습니다. 농바위 이정표를 보고는 이게 무슨 바위인지 무척 궁금했는데 농바위 전망대의 안내문을 보니 농은 우리가 장롱이라고 하는 농을 말합니다. 따라서 농바위는 포개진 바위 아래 장롱의 문양 같은 사각형 모양의 바위입니다. 

 농바위 전망대

 

 

 농바위(줌으로 확대)

 

 

 

 

 

 

 

농바위 전망대를 뒤로하면 부산의 동백섬과 그 인근 마천루들이 환상적인 도심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멋진 해변에 조성된 길을 걸으며 황홀하게 펼쳐지는 주변풍광을 보노라면 여기가 바로 무릉도원이라는 착각에 빠질 지경입니다.

 동백섬 인근의 마천루들

 

 

 해변의 데크길

 

 

 뒤돌아본 해안풍경

 

 

 

 

이제 치마바위 방면으로 갑니다. 치마바위는 이기대 절경이라고 하지만 바다 쪽에서 바라봐야 그 진면목을 볼 수 있어 해안 산책로에서는 그림의 떡입니다. 동생말 방면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숲속 산책로에는 목장의 울타리 같은 목책이 세워져 숲과 잘 어울리네요. 이 길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 코스인지는 이곳을 찾은 사람들의 숫자를 보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숲속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을 자주 만났거든요. 이곳은 이른바 솔밭쉼터입니

다.

 치마바위 안내도

 

 

 숲속 목책길

 

 

 숲속의 오찬

 

 

 

 

숲길을 계속 갈 수 있지만 필자는 바로 해안가로 내려섭니다. 드디어 좌측으로 광안대교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장산과 동백섬 그리고 달맞이공원사이 마린시티의 마천루들도 아까보다는 한결 아까이 보입니다. 바닷가를 걸으면서 바라보는 부산 도심의 해안풍경은 정말 원더풀(wonderful)입니다. 이곳은 부산국가지질공원이어서 그런지 바다 쪽 암석의 모습이 정말 볼만 합니다. 

 장산과 동백섬 그리고 달맞이공원 사이의 마천루들

 

 

 

 

현재 걷고 있는 이 길은 이기대 해안산책로 겸 지질탐방로입니다. 이기대(二妓臺)는 두 기생의 무덤이 있어 지어진 이름인데, 그 유래를 보면 임진왜란 때 왜장은 이곳 수영성을 함락시키고 경치좋은 곳에서 승전잔치를 열었는데, 두 기생이 왜장에게 술을 먹인 후 술에 취한 왜장과 함께 바다에 뛰어 들어 죽었다는 이야기가 전해보고 있습니다. 경남 진주의 논개와 유사한 이야기로군요.

 

 

 

 

 

 

이곳 지질공원에는 마치 공룡발자국 같은 둥근 모양의 웅덩이들이 있는데 이는 바위의 빈틈에 들어간 자갈이나 모래가 파도에 의해 회전하면서 조금씩 바위를 깍아내어 만들어진 해양 돌개구멍입니다. 이웃에는 베이징과 동경 등 국제도시와의 거리를 표기한 이정표도 있군요.

 

 

 

 

 

 

해안가로 내려서서 몽돌해안을 걷습니다. 바닷가에는 동굴을 체험하는 곳도 보입니다. 맞은 편 풍경을 설명한 안내문은 길손에게 청량제 같은 구실을 합니다. 이어지는 길은 구름다리인데, 구름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광안대교의 풍경은 더욱 멋진 것 같습니다.

 

 뒤돌아본 지나온 해안

 

 

 계속 이어지는 구름다리

 

 

 

 

 구름다리에서 바라본 광안대교

 

 

 

 

드디어 용호부두와 광안대교가 바로 보이는 동생말입니다. 용호부두 저편에는 하늘을 찌를 듯한 주상복합아파트가 이 근처의 랜드마크 구실을 하고 있군요. 이제부터는 목적지인 미포해변까지 딱딱한 도로를 계속 걸어야 합니다. 용호부두 쪽 골프연습장을 지나 동산교를 건넙니다. 도로를 따라 가노라니 부경대학교 소속 배 한척이 정박되어 있는데 부경대는 부산수산대와 부산 공업대가 통합된 국립대학이어서 선박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취형의 분포교를 건너 광안해변방면으로 진입합니다. 방금 지나온 주상복합건물의 규모도 어마어마하군요.

 용호부두 뒤로 보이는 주상복합아파트

 

 

 아취형 분포교

 

 

 규모가 대단한 주상복합

 

 

 

 

 

현재 걷는 이 길은 해파랑길 1코스이면서 동시에 부산 갈맷길 2-2구간입니다. 이제는 광안대교를 반대방향에서 보면서 걷습니다. 남천동 방파제 너머로 보이는 광안대교가 매우 웅장하군요. 지나가는 길목의 붉은 색 큰 화분은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작가 장 피에르 레노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붉은 색이 매우 강렬하군요.

 

 

 프랑스 작가의 화분

 

 

 

 

 

광안리 해양스포츠센터를 지나면 광안리해변입니다. 5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성급한 사람들은 벌써 해수욕복 차림으로 선탠을 즐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광안리해변 테마거리에는 바다와 선박을 주제로 한 여러 작품들이 놓여 있군요.

광안리해변

 

 

 

 

 

 

 

 

 

해변의 코너를 돌아가는데 사진으로 전시된 광안대교의 모습을 보고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사실 광안대교는 인천대교(21,380m)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긴 다리(7,420m)로 서해대교(7,310m)h다 110m가 더 깁니다. 현수교 길이만 900m, 트러스교는 720m, 접속교 5,800m로 총연장 7,420m이며, 폭 18-25m, 왕복 8차선 교량입니다. 광안대교의 개통으로 해운대관광특구와 수영의 만성적인 교통체증이 해소되었으며 최첨단 조명시스템구축으로 야경이 매우 아름다운 교량이 되었습니다.

공중에서 본  광안대교

 

 

 

 

민락지구 수변공원을 지나갑니다. 총천연색으로 만든 해녀상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녀 같습니다. 해변의 차일 밑에는 많은 시민들이 나와 따스한 봄날을 만끽하면서 휴일의 한 때를 보내고 있습니다. 광안대교 북단으로 갈수록 고층건물이 더 많이 보입니다. 광안대교 맞은 편 마린시티의 마천루는 그 날렵한 디자인이 단연 돋보이는 건축물입니다.

해녀상

 

 

 

 광안대교 북단의 고층건물

 

 

 마린시티의 날렵한 건축물

 

 

 

 

이제는 수영2호교(구 민락교)를 건널 차례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그만 교량 밑을 직진해 계속가게 됩니다. 교량 밑을 통과하자마자 좌측으로 돌아 횡단보도를 건넌 다음 계단을 올라 수영2호교로 진입해야 합니다. 이곳에는 길을 알리는 아무런 안내문이 없어 정말 조심해야 할 지점입니다.

 건너야 할 수영2호교

 

 

 수영2호교를 걷는 모습

 

 

 해운대 엑소디움(좌)과 마린시티(우)

 

 

 

 

 

다리를 건너면 해운대 해수욕장까지의 거리는 2km에 불과하지만 해파랑길은 마린시티를 경유해 동백섬을 돌아가야 하기에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해운대 엑소디움을 지나 우측의 요트정박장으로 갑니다. 길목에는 해운대 현대 아이파크 등 고층건축물이 위압적으로 버티고 서있습니다. 아이파크 앞 해안도로는 이른바 해운대영화의 거리입니다. 한국에서 촬영되었던 영화들을 재조명해 볼 수 있는 뜻 깊은 거리로군요. 

해운대 아이파크(우)

 

 

 

 

 

 

 

 

 

 

 

마린시티를 지나면 이제는 동백섬입니다. 웨스틴 조선호텔 맞은편에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어공주상이 세워져 있는데 태평양 섬나라인 플라스틱 아일랜드의 공주라는 이 인어는 우리나라 플라스틱 소비량을 줄이려는 캠페인의 하나로군요. 여기서 한참을 걸어가면 누리마루하우스입니다. 2005년 제13차 APEC 정상회담장소였던 이곳은 역대 회의장 가운데 가장 풍광이 뛰어나다는 찬사를 받았다고 하네요.

 플라스틱 왕국의 인어공주상

 

 

 

 

 

 

이웃은 누리마루 전망대입니다. 이곳에 서면 지나온 광안대교 특히 오륙도가 마치 점처럼 작게 보입니다. 정말 먼 길을 걸어왔군요. 해운대쪽으로 눈을 돌리면 건설 중인 해운대 엘시티의 모습이 하늘을 찌를 듯합니다.

 누리마루 전망대

 

 

 광안대교

 

 

 점처럼 보이는 오륙도

 

 

 해운대 해수욕장과 마천루

 

 

 

 

조망대의 등대 밑에는 海雲臺(해운대)라는 석각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신라말 문장의 대가인 고운 최치원 선생이 새긴 글씨라고 하네요. 고운은 가야산으로 입산할 때 이곳에 들러 아름다운 자연풍광에 반해 자신의 아호인 해운과 대를 합쳐 해운대라고 적었다고 합니다.

 문장의 대가 신라 최치원이 새겼다는 해운대 석각  

 

 

 

 

 

이제 해안 산책로를 따라 해운대로 갑니다. 길목의 구름다리를 건너면 바닷가에 인어공주상이 있네요. 바닷가 암석에 올려진 작은 인형은 마치 덴마크(코펜하겐)의 인어공주상과 유사한 듯 보입니다. 현지 해설을 보니 황옥공주 인어상이라고 하는데, 황옥공주라면 가락국 김수로왕의 왕비로 알려진 인물이지요.

 

 

 황옥공주 인어상

 

 

 

 

 

해운대 해수욕장은 그 길이가 1.5㎞, 폭은 30∼50ｍ에 이르는 국내 최대 해수욕장으로 수용능력이 12만 명에 달하며 평균수심은 1ｍ로 수온이 평균 22도정도로 적절해 해수욕장으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해수욕장에는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 및 손인호의 “해운대 엘레지” 노래비가 세워져 있군요. 사람들은 꼬마 드러머가 연주하는 신나는 멜로디에 박수갈채를 보냅니다. 백사장에는 오는 24일부터 4일간 열리는 모래조각 전시회를 앞두고 작품 설치준비가 한창이네요.

 

 

 

 

 모래조각 작품 설치준비 중인 모습

 

 

 

 

 

해운대 바닷가를 끝까지 걸어가면 1코스가 끝나는 미포해변입니다. 오늘 18.4km거리를 약 5시간 동안 걸었습니다.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동생말 용호부두까지는 이기대 해안산책로라서 정말 걷기 좋았지만 이후에는 도로만 걸었기에 매우 다리가 무거웠습니다. 그렇지만 부산의 명소를 두루 살펴보면서 부산이 이토록 아름답고 멋진 도시인줄 비로소 깨닫게 되었습니다. 길을 걸으며 부산의 진면목을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이 길은 바로 해파랑길 1코스로 전체 해파랑길 50코스 가운데 가장 조망이 좋다는 산책길입니다.

                                                                                 미포해변 표석

 

 

 

 

《해파랑길 1코스 개요》

 

▲ 일자 : 2019년 5월 12일 (토)

▲ 코스 : 오륙도 해맞이공원(스카이워크)-농바위 전망대-해양 돌개구멍-해상 구름다리-동생말-용호해변

            -광안리 해변-수영2호교(구 민락교)-마린시티-영화의 거리-동백섬(누리마루)-황옥공주 인어상-해운대해변-미포

▲ 거리 : 18.4 km

▲ 시간 : 4시간 5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