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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해시 삼화동과 삼척시 하장면 및 미로면에 걸쳐 있는 두타산(1,353m)은 박달령을 사이에 두고 청옥산(1,404m)과 마주 보고 있으며 백두대간을 형성하는 명산으로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두타산은 부처가 누워있는 형상이라 지어진 이름으로서, 산 이름인 두타(頭陀)는 불교용어로 속세의 번뇌를 버리고 불도(佛道)수행을 닦는다는 뜻입니다. 두타산은 가을단풍이 매우 유명하며 제왕운기를 저술한 이승휴의 유허지인 천은사, 삼국시대에 축조되었다는 두타산성, 무릉반석과 폭포가 있는 무릉계곡 등 빼어난 산세와 문화유적으로 등산객들이 즐겨 찾고 있는 명산입니다.

 

베틀봉(786m)은 두타산의 북쪽 무릉계곡의 좌측에 위치하고 있는데, 두타산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기암괴석군이 많은 곳이지만 산세가 워낙 험준해 그간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던 곳을 동해시와 동부지방산림청이 공동으로 등산로를 정비해 “베틀바위 산성길”이라는 이름으로 금년 8월부터 사상 처음으로 개방해 이제는 보통사람들도 안전하게 험준한 암릉구간의 비경을 만끽할 수 있는 인기등산코스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베틀바위 전망대에 서면 환상적인 베틀바위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는데, 하늘을 찌르는 듯한 암봉은 마치 중국의 세계적인 관광지 장가계의 모습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산행들머리는 무릉계곡 주차장입니다. 무릉계곡은 두타산(1,357m)과 청옥산(1,256m) 및 고적대(1,354m)에서 발원한 계류들이 흐르는 골짜기로서 호암소부터 용추폭포까지 약4㎞의 계곡으로, 산수의 풍치가 절경을 이루어 소금강이라고도 불리며 일찍이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곳입니다. 무릉계곡이라는 이름은 신선이 사는 곳처럼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일명 무릉도원이라고도 합니다. 무릉계곡 입구를 지나 호암소가 있는 제3주차장에서 하차합니다.

 무릉계곡을 알리는 건축물

 

                                                                  관리사무소 인근 무릉계곡 안내문

 

 

 

 

 

계곡안쪽으로 들어서니 1박2일에 등장했던 인기가수 겸 배우 이승기의 쌍폭포를 알리는 안내문이 크게 세워져 있습니다. 도로 양쪽으로 늘어선 상가 겸 주차장을 지나 매표소(무릉계곡 입장료)를 통과해 교량을 건너면 바로 앞에 베틀바위 산성길 안내도가 보입니다. 산성길은 5개구간이 있는 데 우리는 A구간(베틀바위 전망대 가는 길), B구간(미륵바위와 두타산성), E구간(기존 비상 대피로)을 거쳐 D구간(학소대, 삼화사)으로 하산할 계획입니다.

 이승기가 추천하는 쌍폭포

 

 

 도로변 상가

 

 

 신선교

 

 

 

 

 

 

 

 

 

베틀바위 1.5km 이정표를 보고 산속으로 접어듭니다. 우리선조들이 참나무가 많은 이곳에 숯가마를 만들어 참나무숯을 구워 팔았다는 숯가마터를 지난 후부터 경사가 가팔라지기 시작합니다. 처음으로 전망이 좋은 곳에 도착해 뒤돌아보니 잠시 전 출발했던 상가가 내려다보이네요. 베틀봉을 소개하는 안내지도를 보면 베틀바위 전망대로 가는 길목에는 4곳의 전망대가 있다고 했지만 현지에 안내문이 없어 이게 몇 번째 전망대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솔직히 몇 번째 전망대인지 굳이 알아야 할 이유도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베틀바위 전망대에 도착하면 그냥 모든 것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숯가마터

 

 

 

 

 

점점 고도를 높이면 더 높은 곳에서 무릉계곡과 두타산 능선의 웅장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맞은 편 산비탈의 암벽에서 흘러내리는 물은 우기에는 폭포로 변해 장관을 연출한다는군요. 베틀바위 500m 이정표에서 올라가는 길과 내려오는 길이 있는데 올라가는 길을 따르는 게 좋습니다. 길은 점점 가팔라지네요. 아직까지 아찔한 계단이 나오지 않았음에도 급경사 오르막을 힘들여 올라야하니 베틀바위의 장관을 보려면 어느 정도의 산행경험은 있어야 가능할 것입니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면 점점 멋진 바위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무릉계곡

 

 

 두타산 능선

 

 

 능선 맞은편에 보이는 암벽의 폭포

 

 

 

 가파른 암벽(베틀바위)

 

 

 

 

 

회양목 군락지를 지나자 위쪽에 전망대 데크가 보였는데 바로 이어서 공포의 계단이 버티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계단의 높이가 너무 높아 평소의 습관대로 오를 수가 없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워낙 급경사에 계단을 만들다보니 부득이하게 계단의 폭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계단의 폭을 낮게 하면 발을 딛는 곳이 좁아야하기에 오히려 안전상 위험할 것입니다. 계단을 오르면서 이토록 험준한 곳까지 어찌 건설자재를 가져와 공사를 하였는지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위쪽으로 보이는 베틀바위 전망대

 

 

                                                                         공포의 오르막 계단

 

 

 

 

 

 

계단을 올라서니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인 베틀바위 전망대입니다. 현지에 베틀바위에 관련 안내문이 세워져 있군요. 해발 550m에 자리잡은 베틀바위는 그 모습이 베틀처럼 생겨 붙여진 이름으로 그간 산악인들 사이에서 베틀릿지 비경, 천하비경 장가계, 소금강이라고 불렸던 곳입니다. 안내문을 보니 옛날 하늘나라 선녀가 벌을 받아 인간세상으로 내려왔다가 비단 세필을 짜고 다시 하늘나라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깃든 곳이랍니다.

 

 

 

 

 

 

 

 

 

자! 이제 베틀바위의 참모습을 한번 볼까요? 뾰족뾰족한 바위가 숲을 이루어 하늘로 솟은 풍경을 보노라면 정말 전국 어느 산에서도 보지 못할 비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망테크 입구에서 바라보는 베틀바위의 모습도 매우 환상적입니다. 이곳까지 오를 때는 상당히 힘들었지만 역시 고진감래(苦盡甘來)는 진리입니다. 고생 끝에는 언제나 낙이 오기 마련이니까요. 전망데크에 있는 두 개의 바위도 마치 연인 같습니다. 맞은편으로 보이는 두타산의 장엄한 산세도 볼만 하지만 베틀바위의 인상이 워낙 강렬해 그냥 평범하게 보일 따름입니다.

 

 

 

 

 

 전망데크 입구에서 본 베틀바위

 

 

 

 

 연인 같은 바위

 

중국 장가계 십리화랑 산수화 풍경(2008. 10월 촬영)

 

 

 

 

떨어지지 않은 발길을 돌려 미륵바위로 갑니다. 다시 가파른 계단을 오르니 바로 눈앞에 미륵바위가 보입니다. 미륵바위는 생긴 모습이 사람의 얼굴형상을 닮아 입과 코 그리고 턱이 분명합니다. 이 바위는 보는 각도에 따라 미륵불, 선비 또는 부엉이의 모습을 닮았다고 하는군요. 옛날 선인들도 이런 험준한 곳을 답사했다니 정말 놀랍습니다. 미륵바위 옆으로 가면 무릉계곡과 두타산능선이 잘 보이는 조망대입니다.

 미륵바위 가는 길

 

 

 

 

                                                                        사람얼굴형상의 미륵바위

 

 

 미륵바위에서 바라본 무릉계곡

 

 미륵바위서 본 두타산 능선

 

 

 

 

 

이제 미륵봉을 뒤로하고 두타산성 방면으로 갑니다. 이정표에서 등산로 아니라는 곳을 따라가면 베틀봉(786m)정상인데 이곳을 다녀온 사람들이 말에 의하면 자그마한 돌멩이에 쓴 베틀봉 표석과 어느 산악회가 걸어 둔 안내문이 전부이며, 조망은 전혀 할 수 없으면서도 오르는 길이 매우 가팔라 큰 고생을 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꼭 베틀봉을 밟아야할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괜히 사서 생고생을 하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베틀봉 정상가는 길(등산로 아님방면) 

 

 

 

 

 

우리는 여기서 베틀봉답사를 단념하고 두타산성 방면으로 갑니다. 산허리를 돌아가는 길이 이외로 잘 조성되어 있더군요.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몇 구비를 돌아가노라니 능선이정표입니다. 베틀바위에서는 거리가 700m인 지점이지요. 여기서는 수도골 1.5km 이정표를 따릅니다. 이제부터 길은 내리막 일변도입니다. 길목에는 또 다른 숯가마터가 보이네요. 두타산정상 갈림길부터는 두타산성 이정표를 따라갑니다.

 능선 이정표

 

 

 다시 만난 숯가마터

 

 

 두타산 정상 갈림길 이정표

 

 

 

 

 

조금 가노라니 산성12폭포와 거북바위 이정표가 나옵니다. 산성12폭포는 물이 말라 물줄기가 흐른 흔적만 살짝 보일 따름이고, 거북바위는 아래쪽으로 내려다보이는 곳의 바위 꼭대기에 작은 거북이 한 마리가 붙어 있는 형상이어서 눈에 잘 뜨이지 않습니다. 아무튼 암릉에서 바라보는 산세는 매우 웅장합니다.

 

 산성12폭포의 흔적

 

 

 거북바위

 

 

 

 

 

 

 

조금 더 아래쪽으로 내려서니 두타산성입니다. 삼국시대인 102년(신라 파사왕 23년)에 처음 쌓았다고 전해지는 두타산성은 1414년(조선 태종 14년) 삼척부사 김맹윤이 높이 1.5m, 둘레 2.5km의 산성을 다시 쌓았다고 하며,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 때 왜군이 이곳에 쳐들어와서 많은 사람들이 이 산성으로 피난하였습니다. 이 고장 사람들은 의병을 조직해 일군과 맞서 싸우다 장렬히 전사했다는군요. 현재 산성의 흔적이 남아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등산객의 입장에서는 역사적인 산성보다도 이곳에서 바라보는 빼어난 주변풍광에 매료됩니다. 뒤쪽으로는 병풍을 두른 듯 암벽이 도열해 있는 가운데 앞쪽으로는 기암괴석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뒤로 두타산이 웅장한 산세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곳에서 백곰바위를 발견한 것은 큰 수확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산행후기에서 곰바위 사진을 보기는 하였지만 그 바위가 이곳에 있을 줄은 정말 몰랐는데 주변을 돌아보다가 백곰바위 안내문을 발견한 게 천만다행입니다. 실물을 보니 화강암 바위 하나가 곰 한 마리의 뒷모습과 판박이로군요.

 뒤돌아본 산성길

 

 

 기암괴석과 소나무

 

 

 맑아지는 하늘

 

 

 

 

 백곰바위의 뒷모습

 

 

 

 

 

두타산성에서 가파른 길을 한참 동안 내려오니 무릉계곡인데 계곡 안쪽으로는 용추폭포와 쌍폭포가 있지만 답사를 생력하고 관리사무소 방면으로 발길을 재촉합니다. 다리를 건너며 바라본 계곡은 암반 위에 암석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입니다.

 

 

 

 

 

나가는 길목의 좌측에는 학소대가 있는데, 상류의 동굴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지나가면서 이룬 폭포가 학소폭포이며, 폭포의 바위에 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다고 하여 학소대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당국에서는 위쪽 암반위에 두 마리의 학 조형물을 설치해 둔 모습입니다.

 학소대와 학소폭포

 

두 마리의 학 조형물

 

 

 

 

 

학소대를 지나면 천년고찰 삼화사입니다. 삼화사는 642년(신라 선덕여왕 11년)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한 후 두타산에 이르러 절을 지은 것이 삼화사의 창건이라 하며,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러 864년(경문왕 4년) 범일국사가 절을 다시 짓고 삼공암(三公庵)이라 하였으며 고려 태조 때 삼화사로 개칭한 천년고찰입니다. 삼층석탑이 있는 경내에는 무슨 행사를 위해 중장비를 동원하여 무대설치가 한창이더군요.

 무대설치공사중인 삼화사

 

 

 

 

삼화사 일주문을 지나 교량을 건너면 무릉반석입니다. 넓은 무릉반석은 무려 1,500평 규모로 반석 위에는 이곳을 찾은 시인묵객들이 음각해 놓은 여러 글씨체가 있습니다. 이 중 압권은 무릉선원(武陵仙源), 중대천석(中臺泉石), 두타동천(頭陀洞天)이라는 글씨로 무릉선원은 도교사상을, 중대천석은 유교사상을, 두타동천은 불교사상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길목에는 이 글씨의 모형석각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단원 김홍도도 이곳에서 그림을 그렸군요.

 삼화사 일주문

 

 

 무릉반석

 

 

 무릉반석 글씨의 모형석각

 

 

 단원 김홍도의 무릉계

 

 

 

 

 

무릉반석 옆에는 금란정이 있는데요. 금란정은 화강석 위에 목조 원기둥을 세운 정면 3칸, 측면 2칸의 아담한 규모의 정자입니다. 이는 일제강점기 삼척지방의 유생들이 향교의 폐강에 항의해 정자를 건립하고자 하였지만 뜻을 이루지 못한 것을 후학들이 뜻을 모아 해방이후(1947년) 건립한 정자로 현재의 정자는 1958년 이곳으로 이전한 것입니다.

금란정

 

 

 

 

 

 

베틀바위 산성길 입구와 매표소, 그리고 호랑이의 전설 깃든 호암소를 지나자 제1주차장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베틀바위 전망대를 거쳐 두타산성을 돌아오는 8km 거리에 약 4시간이 걸렸습니다. 답사한 코스 중 가장 하이라이트인 베틀바위 전망대만 왕복한다면 거리와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마지막 급경사에는 안전시설이 설치되어 있지만 오르내림이 워낙 가팔라서 노약자는 자신의 체력을 잘 감안해서 선택해야할 것입니다. 지금 이 후기를 작성하는 순간에도 베틀바위 전망대에서의 멋진 풍경이 눈에 선합니다. 베틀바위(베틀봉) 코스는 산꾼이라면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할 명소입니다.

 호암소

 

 

 

 

《베틀봉 산행개요》

 

▲ 일자 : 2020년 10월 9일 (금)

▲ 코스 : 무릉계곡 주차장-매표소-베틀바위 산성길 입구-베틀바위 전망대-미륵바위-능선갈림길

             -두타산성-무릉계곡-학소대-삼화사-금란정-매표소-무릉계곡주차장

▲ 거리 : 7.7km

▲ 시간 : 4시간 5분

▲ 안내 : 서울청마산악회

이 지도에서 베틀봉이라고 표기된 것은 베틀바위군이며

미륵봉이라고 표기된 곳이 실제로 베틀바위 능선의 최고봉인 베틀봉인 것으로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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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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