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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시 소재 오랍드리 산소길은 삼척시가지 외곽지역을 한바퀴 도는 둘레길입니다. 오랍드리는 삼척지방의 방언으로 “집주변”을 뜻이어서 오랍드리길은 “집주변길”입니다. 이 길은 총 5개 코스로 거리는 20km인데요. 1코스는 봉수대길(3.5km), 2코스는 봉황산길(3.5km), 3코스는 강변길(4km), 4코스는 삿갓봉길(5km), 5코스는 해변길(4km)입니다. 오늘은 3코스 강변길과 5코스 해변길을 제외하고 삿갓봉길-봉수대길-봉황산길을 연결해 걸을 예정입니다. 이 구간에는 네 개의 나지막한 산(갈야산, 북정산, 광진산, 봉황산)이 있습니다. 물론 봉황산 길에 육향산이 있지만 해발고도가 20m에 불과하므로 산이라고 말하기에는 낯이 간지러워 제외했습니다.
오랍드리 산소길 4코스인 삿갓봉길의 들머리는 삼척시 원당동 소재 서부초등학교입니다. 오십천변에 자리잡은 서부초등학교 옆에는 한양아파트가 있네요. 서부초등학교 정문에서 좌측으로 조금 가다가 우측으로 들어서면서 고향순부부를 지난 후 동해고속도로가 보이는데 굴다리를 통과하기 직전 다시 우측으로 방향을 돌리면 삼척인터체인지를 알리는 출구간판이 보이는데 여기서 직진해 산으로 오르면 제대로 길을 찾은 것입니다.
계단을 올라 서쪽을 바라보면 저 멀리 어딘가에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두타산과 청옥산의 능선도 있을 테지요. 운동시설이 있는 정자를 지나면 오랍드리 산소길 4코스 삿갓봉길을 알리는 안내문이 군데군데 나타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는군요. 소나무숲을 지나 나무계단을 오르면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갈야산 삿갓봉(178m)입니다. 정상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동해고속도로와 이름 모를 산들이 잘 조망됩니다. 카카오지도에는 갈야산인데 현지 안내문은 전부 삿갓봉으로 표기되어 있군요.
오랍드리 산소길 5개 코스를 모두 종주하려면 삿갓봉에서 조금 내려와 갈림길에서 북쪽으로 가야하지만 우리는 북정산을 가기위해 강원대 삼척캠퍼스 방면으로 갑니다. 언덕 위에 세워진 세영리첼아파트가 멀리서도 잘 보이네요. 세영리첼 앞에서 우측으로 가다가 넓은 길을 따라 다시 좌측으로 들어가면 강원대학교 삼척캠퍼스입니다. 정문 앞 캠퍼스 안내도를 보면 건축물이 무려 26개동인데, 이는 삼척대학교를 강원대로 통합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캠퍼스 안내도 뒤쪽에 있는 산책로로 진입해 북정산(102km)을 지나가노라면 명품소나무숲길을 만나게 되는 데요. 삼척시의 북쪽에 있는 강릉을 솔향강릉으로 부르는 것을 보았는데 강릉과 인접한 삼척에도 소나무숲이 굉장히 아름다움을 알 수 있습니다. 소나무 군락지에 취해 발걸음이 매우 가볍더군요. 능선을 따라 가다가 우측으로 내려서면 무리를 지은 기와지붕이 보이는데 바로 삼척향교입니다.
삼척시 교동 소재 삼척향교는 조선 태조 7년(1398)에 창건된 조선시대의 교육기관입니다. 향교는 훌륭한 유학자를 제사하고 지방민의 유학교육과 교화를 위하여 나라에서 지은 교육기관인데 현재 이곳에는 명륜당·동재·서재·대성전·동무·서무 등 여러 건물들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로부터 토지·책·노비 등을 지급 받아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나 갑오개혁(1894) 이후에는 교육적 기능은 사라지고, 봄·가을 2차례에 걸쳐 제사만 지내고 있습니다.
삼척향교를 빠져나와 좌측으로 가서 교동사거리의 철로굴다리를 통과해 좌측의 도로를 따라 가면 1번 국도가 지나는 동해대로를 만나는데 여기서 육교를 건너면 바로 삼척체육관과 삼척종합운동장입니다. 음수대에는 오랍드리 산소길 종합안내도와 1코스(봉수대길) 안내도가 붙어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봉수대로 가는 길도 연속적으로 소나무숲길이 이어집니다. 철조망이 있는 곳에는 산성처럼 석축을 쌓아놓았더군요. 비치조각공원 갈림길(운동시설)을 지나 3기의 돌탑을 뒤로하고 분홍색 구름다리를 건너 침목계단을 오르면 커다란 돌무더기가 있는 광진산 봉수대입니다. 국난극복유적지라는 표석을 보면 이 봉수대는 조선 성종 12년(1481)부터 인조 4년(1626)까지 외민족의 침입을 감시하던 통신기지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소나무숲길을 따라가면 정자와 통신철탑이 있는 광진산(137m) 정상입니다. 정상 조망데크에서는 동해의 망망대해만이 이쪽이 동해바다임을 알려줄 뿐입니다. 남쪽으로 계속 가다가 도로를 만나 우측으로 내려서면 유성아파트 단지인데 참좋은 교회 앞 육교(정상삼거리)를 건너 직진하면 오랍드리 산소길 2코스(봉황산길) 출발지인 봉황산 삼림욕장 입구입니다.
오름길의 임도를 천천히 걸으면서 봉황산 삼림욕장을 지나 통신중계철탑을 바라보며 나무계단을 오르면 5층석탑과 2층 정자가 있는 봉황산(147m) 조망대입니다. 이곳의 조망은 지금까지 걸어온 명품소나뭇숲길에 이어 오늘 트레킹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동쪽으로는 아름다운 삼척항이 한눈에 바라보이고, 북쪽으로는 삼척 도심의 공공기관과 아파트 군락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제 하산할 차례입니다. 가파른 통나무계단과 시멘트 길을 내려섭니다. 마을 담벼락의 소박한 벽화도, 담장 위의 장독대를 감싼 붉은 열매의 남천도 매우 상큼한 정경입니다. 삼척항을 알리는 조형물 옆 자그마한 숲은 바로 육향산(20m)인데요. 이곳에는 육향정을 비롯해 관찰사 선정비, 삼척포진성 유적지, 대한평수토참비, 척주동해비 등이 있는 삼척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지 중의 하나입니다. 특히 척주동해비는 조선 현종 2년(1661) 삼척부사 허목이 세운 동해비로 이 비를 세운 후 바다가 조용해져 수해를 방지했다는 신비의 비석입니다.
정라동 행정복지센터 맞은편 만남의 광장에 등산버스가 기다리고 있군요. 오늘 11.5km를 걷는데 3시간 2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비록 5개의 전체코스 중 3개코스만 답사했지만 산길의 여러 곳에서 명품 소나무숲을 만나 산소를 마음껏 마셨으며, 특히 봉황산 정자에 올라 삼척항과 삼척시가지의 멋진 조망을 확인한 것은 오래도록 간직될 것입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인근 삼척항을 다녀왔는데 약 2년 전 동해안 해파랑길 32코스를 답사하면서 걸었던 길이어서 감회가 무척 새로웠습니다.
《삼척 오랍드리 산소길 1.2.4코스 개요》
▲ 일자 : 2022년 1월 29일 (토)
▲ 코스 : 서부초등학교-갈야산(삿갓봉)-세영리첼아파트-강원대 삼척캠퍼스-북정산-삼척향교-삼척종합운동장-광진산(봉수대)-교동삼거리-봉황산 삼림욕장-봉황산 정자-육향산-정라동행정복지센터(만남의 광장)
▲ 거리 : 11.5km
▲ 시간 : 3간 20분
▲ 안내 : 기분좋은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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