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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 남종면과 퇴촌면에 위치한 해협산(532m)과 정암산(403m)은 양수리에 위치한 나지막한 산이지만, 북한강과 남한강이 합쳐지는 곳에 위치하여 경치가 좋고, 서울에서 가까워 당일산행 및 나들이에 아주 적합한 산이기도 하며, 두 산을 이어서 산행하는 것도 좋습니다.(자료 : 한국의 산하).

근교산행을 주로 하는 안내산악회(회비 3,000원)를 따라 이 두 산을 연결하여 종주하기로 합니다. 서울지하철 2호선 강변역 1번 출구에 도착하니 등산객들이 구름처럼 모여 있습니다. 물론 약 40여 명 정도이니 구름 같다는 표현은 과장된 것이지만 글쓴이가 참여한 이후 지금까지 20명을 초과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신호등을 건너 맞은 편에서 퇴촌행 버스(13-2번)에 오르니 버스 한 대가 만원이 되었습니다. 강변역에서 약 1시간을 달려 광주시 퇴촌 4거리에 도착합니다. 오리교 옆에는 멋진 한옥과 서구식 건물이 있는데 아마도 음식점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퇴촌사거리 버스정류소와  강변역-퇴촌간 운행버스(13-2번)
 
등산 준비중인 회원들

음식점 같은 멋진 건물


도로변에는 해협산 등산안내도가 있는데 붙인 종이가 구겨져 볼품이 없습니다. 등산로로 접어드니 바로 숲 속입니다. 강원도지방에는 폭설이 내렸지만 서울근교에는 눈이 내리지 않아 등산로는 낙엽만이 쓸쓸하게 굴러다닙니다.
 
구겨진 등산 안내도


정사각형의 철판으로 만든 이정표는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특이한 모양이지만 같은 방향으로만 부착돼 있어 길을 안내하는 이정표로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특이하지만 비실용적인 이정표


산행을 시작한지 30분도 안되어 정자가 있는 국사봉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고려멸망 후 낙향한 벼슬아치들이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수도인 개성을 바라보며 마음을 달랬던 곳이라서 국사봉(國思峰)이라고 불러졌다고 합니다. 

국사봉 안내문


국사봉을 내려오니 국사봉 1.0km, 해협산 4.7km 이정표가 있습니다. 이정표는 등산객들에게 가는 방향과 가야할 거리를 안내하는 참으로 좋은 등산길잡이입니다. 따라서 이 정보는 상당히 정확해야 합니다. 국사봉을 방금 내려왔는데 1.0km를 왔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0.1km를 1.0km로 잘못 표기한 것 같습니다. 그 후로 나타나는 이정표도 그 거리를 신뢰할 수 없습니다. 이정표를 제작한 사람도, 실제로 세운 사람도, 또 당초 이를 기획하고 감독하는 사람도 타성에 젖어 점검과 확인을 하지 않은 탓입니다.

거리표시가 잘 못된 이정표 


국사봉을 지나 해협산을 가는 동안에도 등산로는 더 없이 부드럽습니다. 겨울산행이라 준비한 아이젠도 전혀 쓸모가 없습니다.

소나무 쉼터에 도착하니 비로소 남동쪽으로 조망이 살짝 터집니다.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산이 가스로 인하여 구분하기 어렵지만 아마도 관음봉 또는 양자산일 것입니다.

소나무 쉼터의 조망


드디어 해협산정상(532m)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좁은 정상에는 다른 산악회에서 온 사람들이 자리를 깔고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정상표석까지 점령했습니다. 참으로 몰상식한 사람들입니다. 개인적으로 왔으면 몰라서 그랬다고 할 수 있지만 단체산행은 가이드가 있을 텐데 이런 현장을 보면 기분이 언짢습니다. 우리 팀들이 사진을 찍으려고 조금만 자리를 옮겨 달라고 하자 미안해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일부는 지금도 산에서 어린애처럼 사진을 찍느냐고 빈정거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해협산 안내도
 

사진을 찍느냐의 여부를 떠나서 좁은 정상을 먼저 온 사람들이 오랫동안 점령하고 있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위입니다. 사실 해협산 정상은 잡목으로 둘러싸여 아무런 조망을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반듯한 정상표석이 놓여 있어 이 표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싶은 사람도 많습니다. 취미가 자신과 같지 않다고 하여 남을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상이나 조망대에서 먼저 온 사람들은 나중에 온 사람을 위해 "신속하게 기념사진을 찍거나 조망을 감상하고 즉시 방을 빼 주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런 곳에 좌판을 벌리고 퍼지고 앉아서 식사를 하는 행위는 삼가야 합니다. 글쓴이도 주변이 정리된 후 정상표석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아무 할 일 없이 무려 5분을 기다렸습니다.
 
해협산 표석   


해협산 북쪽능선을 내려가자 사각의 이정목이 있습니다. 정암삼으로 가기 위해서는 좌측으로 가도록 안내되어 있어 선두그룹이 이 쪽으로 가다가 되돌아옵니다.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어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이 이정표는 등산객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골탕먹이는 것입니다.

우측 수청리방면으로 내려갑니다. 이곳의 등산로는 길이 매우 좋습니다. 안부를 지나 몇 개의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넘습니다. 정상처럼 보여도 가보면 그 뒤에 또 다른 봉우리가 있습니다. 능선 우측으로는 남한강의 물줄기가 보이지만 잡목으로 인해 사진을 찍을 수가 없습니다.

드디어 정암산 정상(403m)입니다. 아담한 정상표석이 반겨주지만 잡목 사이로 남한강 위를 달리는 경춘가도만 살짝 보일 뿐 다른 조망은 할 수가 없습니다. 소나무 사이로 방금 지나온 해협산도 그 형체만 아련하게 보일 뿐입니다.

정암산 표석

남한강의 경춘가도 

지나온 해협산
 

동쪽으로 이어진 하산 길도 매우 부드럽습니다. 이곳의 이정표는 상당히 산뜻하여 식별이 용이하게 참 잘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하산하면서도 양수리(두물머리)와 팔당호의 풍경을 한번도 볼 수 없으니 실망이 큽니다. 묘지를 지나니 대규모 비닐하우스 단지입니다. 지금은 농한기라 하우스 안은 텅 비어 있네요.

산뜻한 이정표
 
묘지와 비닐하우스


도로에 도착하여 우측으로 갑니다. 마을회관을 지나 귀여1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귀여리는 육칠십 년 전까지만 해도 동대문 밖 제일의 마을이라고 했는데, 6.25 동란과 팔당댐 건설로 마을의 규모가 축소되었다고 합니다.

귀여리 마을표석


장독대


오늘은 비교적 포근한 날씨에 등산로도 부드러워 겨울산행 답지 않은 등산을 했습니다. 그러나 산길을 약 12km 이상 걷는 동안 한번도 조망이 터지지 않았고, 해협산의 경우 이정표의 거리와 방향이 맞지 않아 낙담한 하루였습니다. 이 두 산은 겨울보다는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에 찾는 것이 좋으리라고 생각됩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8년 12월 28일 (일)
△ 등산 코스 : 퇴촌사거리-오리교-국사봉-해협산-북쪽능선-정암산-동쪽능선-무덤
                    -귀여1리버스정류장

△ 소요 시간 : 5시간
△ 등산 안내 : 백두산악회(관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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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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