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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석산 구름다리와 정상에서 바라본 당항만 조망

 

적석산은 경남 마산시 진전면과 고성군 구만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입니다. 적석산은 서북쪽의 깃대봉에서 남쪽방향으로 흘러내린 산릉이 다시 동쪽으로 방향을 바꾸면서 거대한 암봉을 치받고 솟아난 산입니다. 마치 돌을 쌓아올린 듯 보인다하여 붙인 산 이름이지만 그냥 적산(積山)으로 부르기도 합니다.(자료 : 마산시 홈페이지).

안내산악회에서 깃대봉과 적석산을 산행한다는 계획을 보고는 처음에는 별로 마음이 내키지 않았습니다. 두 산 모두 지명도가 없는 데다가 서울에서 너무 먼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자료를 검색하다가 적석산의 산정에 구름다리가 있음을 알고는 구미가 당겼습니다.

전국의 산 중 구름다리가 있는 대표적인 산은 영암 월출산과 대둔산입니다. 봉화 청량산도 지난해 튼튼한 하늘다리를 건설했습니다. 하동 성제봉과 진해 웅산(시루봉)에도 구름다리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청량산의 하늘다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답사했는데, 하나같이 산세가 웅장하고 조망이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산행은 고성군 봉암리의 발산에서 시작합니다. 바로 2번 국도변 "21세기를 열어 가는 꿈의 항만도시, 마산"을 알리는 대형 입간판이 있는 곳이 산행들머리입니다. 입구에는 수발사와 효열공(孝烈公) 고종후(高從厚) 장군의 묘소를 알리는 표석과 신도비가 서 있습니다. 고종후 장군은 임진왜란 당시 복수의병장으로 400여명의 의병을 인솔하여 진주성 전투에서 분전하였으나 성(城)이 함락되자 김천일, 최경희 장군과 함께 남강에 투신하여 장렬하게 최후를 마친 충신입니다. 

마산을 소개하는 입간판

                            효열공 고종후 선생 묘소 입구 


매우 가파르게 조성된 차도를 따라 오르다가 산길로 접어듭니다. 몇 기의 묘소가 있는 곳을 지나자 석물로 단장된 묘지가 있는데 과거 판서를 지낸 분입니다. 아무리 지체 높은 지위에 올랐다고는 하지만 너무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판서의 묘지


깃대봉 능선에 올라 조망바위에 서니 북쪽으로 펼쳐지는 산세가 매우 웅장합니다. 흡사 지리산의 남쪽 삼신봉에 올라 지리산의 주능선을 바라보고 있다고 착각할 정도인데, 이들 산세는 함안의 여항산과 서북산 줄기입니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쪽 산세

북쪽의 여항산 능선


능선을 계속 가노라니 산악회대장이 만수산(445m)을 다녀오라고 말합니다. 사실 만수산은 10만 도로지도에도 표기되어 있지 않고, 산세도 밋밋할 뿐만 아니라 이정표도 없고 가는 길도 매우 희미하여 별로 가볼 만한 가치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는 그냥 깃대봉으로 향했습니다.

만수산 능선(우)


그런데 나중에 다녀온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니 등산로는 삼거리 입구만 희미했을 뿐 안쪽은 매우 좋은 길이었으며, 정상에는 반듯한 정상표석이 서 있어 반가웠다는 것입니다. 순간적인 판단실수로 지척에 있는 좋은 산을 한 개 답사하지 못함이 못내 아쉽습니다.

그대로 길을 가서 암봉에 올랐지만 아무런 이정표가 없습니다. 능선을 오르내리노라니 저 멀리 가야할 적석산의 구름다리가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습니다. 다시금 암봉에 올라 조금 더가니 깃대봉(521m) 표석이 있습니다. 가야할 적석산을 제외하고는 조망이 잘 안됩니다.

가야할 적석산 구름다리

일암리 방면 조망

깃대봉


여기서 어느 방향으로 갈지 고민이 됩니다. 등산로는 직진과 좌측의 두 곳으로 연결되는 데, 등산객들이 달아 놓은 리본의 숫자도 비슷합니다. 그러나 좌측으로 빠지면 하산 길이므로 적석산을 가려면 직진해야합니다.

산길은 좋지만 가파른 깃대봉을 내려서니 임도를 만납니다. 여기서 좌측의 임도를 따르거나 직진해도 됩니다. 글쓴이는 임도를 따라 가다가 우측의 산 속으로 들어섭니다. 한참을 가노라니 마산시에서 산뜻하게 세운 이정표가 반겨줍니다. 정상 1.2km, 일암저수지 1.2km입니다.
 

삼거리 이정표


적석산은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산인지 등산로는 거의 신작로 수준이고, 오랜 가뭄 탓에 길바닥에선 먼지가 풀풀 일어납니다. 드디어 목조계단이 설치된 암봉에 다다릅니다. 안전철책이 설치된 곳을 따라 가니 소위 개구멍바위입니다. 안전시설을 잘 설치해 두어서 통과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그래도 조심해야 할 구간입니다.

                             개구멍 바위 가는 길

개구멍바위에서 바라본 모습

개구멍바위에서


위로 올라 뒤돌아보니 개구멍바위로 올라오는 등산객의 모습이 흡사 땅 속의 두더지가 땅위로 머리를 내밀고 있는 형국입니다. 개구멍바위라는 이름보다는 통천문이 어울릴 듯 합니다.

개구멍 바위를 오르는 등산객들


드디어 구름다리를 통과합니다. 이 구름다리(현수교)는 지난 2005년 마산시에서 2억 6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조성한 것입니다. 비록 적석산이 고성군과 마산시의 경계에 위치한 산이지만 그래도 재정자립도가 높은 마산시에서 등산객을 위해 구름다리를 놓은 그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지역이기주의를 극복한 좋은 사례입니다.



구름다리


이 현수교가 설치되기 전에는 두 개의 암봉을 연결하여 오르내리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합니다. 현수교의 길이는 52.5m, 너비는 1.2m인데, 하필 우리가 통과하는 시점에 심한 바람이 불어 모자가 날아갈 지경이며, 튼튼한 다리도 약간은 출렁거립니다.


구름다리


현수교를 건너니 드디어 적석산 정상(497m)입니다. 넓은 반석으로 이루어진 정상에 서니 그야말로 사방팔방으로 펼쳐지는 조망이 그침이 없습니다. 특히 동남쪽으로 넘실거리는 산의 능선과 당항만을 비롯해 고성과 마산의 앞 바다는 여기가 진정 선경(仙境)임을 일깨워 줍니다.

적석산 정상


당초 구름다리를 보고 싶어 산을 찾았지만 이곳 적적산에서 바라보는 황홀경은 구름다리가 없더라도 이 산을 남해의 해안가에 즐비한 어느 명산과 견주어 볼 때 절대로 뒤지지 않으며, 오히려 이들 명산 중 으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차가운 날씨 탓에 시계(視界)가 맑은 것도 한몫 했습니다. 산에 올랐다가 산세에 취해 하산하고 싶지 않은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데, 오늘은 정말 이곳에서 하산하지 말고 그냥 신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적석산에서 바라본 당항만 방면


떨어지지 않은 발길을 돌려 정상을 내려서니 안부(잘록이)입니다. 산악회에서는 여기서 좌측의 주차장 방면으로 하산하도록 길을 안내하고 있으나 글쓴이는 다른 두 명과 함께 직진하여 맞은 편 암봉으로 올라갑니다. 지나온 적석산을 뒤돌아보니 그 모양이 흡사 마이산의 암마이봉을 보는 듯 합니다.

뒤돌아 본 적석산

암벽과 남해


358봉을 지나 산불감시초소를 거쳐 성구사로 하산하는 길은 그야말로 양탄자를 깔아 놓은 듯 부드러운 길입니다. 성구사(誠久祠)는 처음 그 이름만 듣고는 사찰인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변씨삼현(卞氏三賢)의 충절을 기리는 사당입니다.

성구사


고려말 충신 변빈 선생은 두문동 72현의 한 분이며, 임진왜란 당시 변연수-변립 장군 부자(父子)는 이순신장군 휘하에 들어가 옥포와 당포해전에서 큰 전과를 올린 후 순국한 충신입니다. 현재 보수공사 중이어서 안으로 들어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등산버스가 위치한 안쪽 일암저수지 아래 주차장까지 이동합니다.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습니다. 엄청나게 큰 느티나무가 일암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듯 합니다.


깃대봉을 경유한 적석산 산행. 처음 구름다리를 보고 산을 찾았지만 산정의 암릉과 주변으로 펼쳐지는 황홀한 산 그리메는 적석산을 명산의 반열에 올려도 전혀 손색이 없다고 감히 주장합니다. 그기에 구름다리까지 있으니 이는 금상첨화(錦上添花)요 화룡점정(畵龍點睛)인 것입니다. 개별적으로 방문했을 경우 이웃 양촌리의 양촌온천은 피로를 풀기에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등산 개요≫

△ 등산 일자 : 2009년 1월 14일 (수)
△ 등산 코스 : 발산 고종후 장군 신도비-묘지-만수산 갈림길-깃대봉-임도-구름다리-적석산-암부
                   -358봉-산불감사초소-성구사-주차장

△ 소요 시간 : 3시간 50분
△ 등산 안내 : 산악랜드  


 

☞ 가는 길 : 남해고속국도 진성 IC를 빠져 나와 2번국도를 타고 마산방면으로 가면 발산 저수지와
                 휴게소입니다. 직선화된 국도대신 옛길을 이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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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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