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629m)은 수도서울의 분지를 청계산과 함께 남쪽에서 감싸고 있는 산입니다. 해발고도는 그리 높지 않으나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암산으로 등산로 곳곳에 바위능선이 드리워져 있어 아기자기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수도권시민의 대표적인 쉼터입니다.
관악산은 어느 큰산 못지 않게 등산로가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육봉능선과 팔봉능선은 가장 난이도가 높은 등산로입니다. 특히 육봉능선은 겨울이나 해빙기에는 매우 조심해야할 구간입니다.
글쓴이는 관악산의 대부분의 코스를 답사했지만 육봉능선은 선뜻 자신이 서지 않아 지금까지 미루어오다가 이번에 용기를 내었습니다.
그런데 제4봉을 오르는 사람들을 보자 그만 가슴이 철렁합니다. 칼날 같이 생긴 바위를 다람쥐처럼 기어서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3봉에서 바라본 4봉(중간 홈이 우회로인데 이 사진을 찍을 때는 알지 못했어요)
"아니, 아직도 앞으로 살아서 해야할 일이 많은데 이 능선을 어떻게
통과한단 말인가!"
한숨을 짓다가 왼쪽의 바위 밑을 보니 그 아래로 우회하는 길이 있습니다. 천만 다행입니다. 이 길을 통과하지 못해 되돌아간다면 지금까지 오른 길도 만만치 않았는데 무척 걱정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칼바위를 타는 것보다 내려서는 길이 더 험해요
우회하여 올라 그 칼바위 능선을 되돌아보니 능선에서 밑으로 내려서는 일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등산객들은 2∼3명 또는 4∼5명씩 짝을 지어 계속하여 이 길을 이용합니다.
그 곳에 로프라도 한 개 걸려 있다면 모를까 아무런 안전시설물이 없는 데도 불구하고 모험을 즐기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겨우 몸을 돌려 세우고
조심 조심 하고 있네요
가끔씩 전문가인 듯한 일행이 약간 서투른 사람을 도와주지만 글쓴이처럼 자신이 없는 사람은 쳐다보기만 해도 조마조마합니다. 흡사 곡예사가 줄타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산행길은 길은 고행길/사서 고생을 해요!
체력이 허락하는 한 모험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순간적인 실수를 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한 등산로는 이용을 자제해 주면 좋겠습니다.
때마침 들려오는 요란한 소방헬기 소리는 산악안전사고가 발생했음을 알려주는 것 같아 마음이 우울합니다. (2007. 11. 4).
6봉 정상에서 바라본 모습
팔봉으로 향하다가 뒤돌아본 육봉능선/여전히 4봉에는 등산객이 거미처럼 붙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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