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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집 가까이에 있는 구두닦이 집을 들렀습니다.
주인(A씨)은 나름대로 일감을 가지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어 인사를 건넸습니다.

"지금 구두를 닦을 수 있습니까?"
"그럼요. 닦아 드리지요."

A씨는 나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좁은 사각의 박스 안 벽면에는
구두수선에 필요한 여러 가지 물품들이 어지럽게 놓여 있습니다.
또 한쪽에는 열쇠도 많이 걸려 있습니다.

"열쇠까지 만드니 돈벌이가 쏠쏠하겠습니다."
"아닙니다. 요즘 열쇠는 장사가 되지 않습니다. 열쇠를 새로 만들려고 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그냥 배운 기술이라서 벌여놓고 있지요."

열쇠수리와 제작은 이외로 영업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는 또 질문을 합니다.

"그러면 구두만 닦아서 먹고 살만 합니까?"
"힘들지만 해야지요. 요즈음은 사람들이 구두를 잘 닦지 않아요."
그러고 보면 최근 사람이 많은 곳에 가더라도 빤짝빤짝하게 구두를 닦은 경우는 거의 보기가 어렵습니다.
또 요즈음은 그냥 솔로 먼지만 털어서 신을 수 있는 구두가 출시되므로 더욱 일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약 10년이 지나면 구두를 닦는 직업은 없어질 것입니다."
A씨는 한숨을 쉬며 말합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구두에 광택을 내는 일감은 줄어들지 모르겠지만,
구두를 수선하는 일  특히 여성용 구두의 수선작업은 감소할 것 같지가 않습니다.
굽 높은 구두의 유행은 지칠 줄 모르고 계속될 것이며, 고장도 이에 비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열쇠수리 장사가 잘 안되면 그 대신 우산수선은 왜 하지 않으세요?"
글쓴이는 평소 우산살이 부러져 이를 고치려 해도 고치는 사람이 없는 점이 불편하여 물어 봅니다.

"우산 수리는 더욱 힘들고 돈이 안됩니다.
신발수선은 5∼10분만에 가능하지만 부러진 우산살을 한 개 교체하는 데
30분 이상 시간이 소요됩니다. 돈 3천원 정도 벌려고 30분을 소비하는 것은 문제이지요.

그리고 요즈음은 우산 값이 워낙 싸져서
사람들이 우산살이 부러져도 고칠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버립니다.
또 한 개 5천원이면 구입하는데 3천원을 주고 고치면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즈음은 우산살을 한 쪽은 강철, 한쪽은 플라스틱으로 만들므로
플라스틱이 부러지면 고칠 수도 없습니다."

나는 가볍게 질문했는데 A씨는 장황하게 어려움을 토로합니다.
그냥 부러진 우산의 살을 고쳐주면 돈을 잘 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듣고 보니 나름대로 이유가 있음을 느낍니다.

경제가 점점 어려워지니 구두를 닦는 사람도 고충이 많음을 실감합니다.
방금 광을 낸 빤짝빤짝 빛나는 구두를 신으니 기분이 좋습니다.
오랜만에 구두를 닦았으니 당분간 비가 오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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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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