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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를 먹으니 미안하다는 할머니


출근시간 수도권 전철은 언제나 만원입니다. 글쓴이는 날씨가 좋으면 승용차를, 약속이 있거나 비가 오는 날은 가급적 전철을 이용합니다. 우천 시는 누구나 승용차를 가지고 나오기 때문에 평소보다 1.5배 이상 시간이 지체되기 때문입니다.

아침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날, 신도림 역에서 국철 1호선을 타고 금정역으로 가는 중입니다. 할머니 몇 분이 차에 오릅니다. 당연히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이때 노약자 석에 앉아 있던 여성 한 명(노약자석 대상자는 아닌 듯함)이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합니다. 할머니는 미안해하면서 자리에 앉습니다.

흔히 노약자 석은 자신들의 당연한 권리인양 무조건 앉으려 하는 노인과는 다릅니다. 나중에 빈자리가 생기자 아까 일어섰던 여성이 다시 앉습니다. 할머니는 나이가 들어 나들이 가는 게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자리 양보를 받는 게 불편한 모양입니다. 이 여성은 노약자석은 당연히 노인이 앉을 수 있다고 위로하자 그래도 먼저 앉은 사람이 앉아가야 하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심성이 참 착한 할머니입니다.

이 여성은 할머니에게 연세를 물어봅니다. 할머니는 나이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1934년 생이랍니다. 무려 만 75세로군요. 그래도 정정하게 전철을 이용하면서 나들이를 할 수 있는 건강한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 자리양보는 당연한 것으로 보는 노인

아침 출근 시간 열차가 구로역에 도착합니다. 할머니 둘이 전동차에 오릅니다. 그 중 한 분이 노약자석을 보더니

"아이구, 자리가 없네!"

라고 말합니다. 그 목소리만 들어도 연세가 든 것임을 금방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다른 노인은 친구의 말을 받습니다.

"이 시각에 자리가 나기를 어찌 바래? 그냥 서서 가야지!"

라고 푸념합니다.


그때 노약자석에 앉아있던 남성이 일어서며 자리를 양보합니다. 두 노인중 한 분이 말합니다.

"언니, 여기에 앉아!"

언니라는 할머니가 바로 자리에 앉습니다.


이렇게 해서 일단락 된 것으로 생각했는데, 방금 자리를 양보한 남성이 자리에 앉은 할머니에게 한 마디 합니다.

"이럴 때는 '고맙다'라고 말하고 앉는 겁니다. 나도 3급 장애인이고 국가유공자이지만 할머니께서 연세가 많으셔서 양보한 것입니다. 자리에 앉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지요."

그렇습니다. 평소에도 건강한 사람들은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노약자는 고맙다는 인사를 할 때 우리사회는 동방예의지국으로서의 미덕을 발휘할 것입니다. 이는 비록 노약자석 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자리를 양보해도 당연한 것처럼 아무 말이 없는 경우는 양보한 입장에서도 매우 섭섭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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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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