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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할아버지의 아름다운 양보

40여 년 만에 찾아온 가을황사로 걱정을 많이 했는데 큰 피해 없이 무사히 지나가게 되어 매우 다행이다. 여느 때보다 약 10분 빨리 지하철을 탔더니 한결 여유가 있어 보인다. 노약자석에 빈자리가 하나있어 글쓴이가 앉았다. 물론 난 노약자석 해당자는 아니다. 그렇지만 주변에 노약자가 없을 경우 자리를 비워 두느니 앉아 가기도 한다. 당연히 출입문 쪽을 주시하고 있다가 노약자가 들어오면 얼른 자리를 양보한다.

신도림역에서 탑승한 후 겨우 한 정거장을 지나 구로역에 도착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탔다. 나는 바로 일어나 자리를 양보했다. 이 분은 위 머리가 상당히 많이 빠져서 아무리 적어도 나이가 칠십은 되어 보였다.

그런데 몇 정거장을 지나고 나자 매우 나이 많은 할머니 한 분이 들어왔다. 이 때 참으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바로 자리를 양보 받은 그 할아버지가 즉시 일어나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한 것이다. 할아버지는 피로한 듯 눈을 감고 있는 다른 두 사람의 노약자석 이용자보다도 더욱 나이가 많아 보였는데 그는 솔선수범으로 자신보다 더 약자인 할머니를 도운 것이었다.

내가 그 할아버지에게 자리를 제공한 것은 당연한 의무이지만, 할아버지가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이를 아름다운 양보라고 부른다.




(2) 노약자석에서 벌어진 두 노인의 싸움

사람은 각자 개성이 다르고 다양한 환경에서 생활하다보니 생각도 달라지고 사물을 보는 눈도, 심지어 외모도 모두 다르다. 어느 날 얼굴에 주름살이 제법 있는 노인 한 분(A씨)이 전동차 안으로 들어왔다. 노약자석 6자리에는 빈자리가 없어 A씨는 한쪽에 서서 가고 있다. 그런데 A씨는 자기의 앞에 앉은 얼굴이 제법 빵빵한 사람(B씨)을 힐금힐금 보며 요즘 젊은 사람들이 뻔뻔스럽게 노약자석에 앉아 간다고 불평을 늘어놓는다.

그냥 별 신경을 쓰지 않고 앉아 있던 B씨는 하도 A씨가 툴툴거리자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따지고 든다. 이렇게 서로 입씨름을 벌이던 두 사람은 급기야 누가 나이가 많은 지 신분증을 꺼내 확인하기로 한다. 서 있던 A씨는 자신 만만하게 신분증을 꺼내 B씨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금년에 내가 68세요".

A씨의 신분증을 본 B씨는 자신의 신분증을 A씨에게 보여주면 소리쳤다.

"아니, 나보다 나이가 세 살이나 적은 사람이!"

머쓱해진 A씨는 옆 칸으로 가버렸고 B씨는 분을 삭이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68세의 노인이 71세의 노인에게 어리다며 자리를 양보하라고 압력을 넣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요즘은 나이를 먹어도 체력관리를 잘하면 신체상의 나이는 한참 젊어질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노인들도 외모만 보고는 그 나이를 짐작하기 매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겉으로만 보고 사람을 함부로 평가하지 말아야겠다는 교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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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ennpe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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